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 토스 등 플랫폼 금융사들이 보험대리점(GA) 시장에서 저마다 다른 전략을 펴고 있다. [이미지: 셔터스톡]
카카오페이의 법인보험대리점 자회사인 인바이유가 최근 출원한 상표. [이미지: 특허청]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막강한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고 있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토스 등 금융 플랫폼사들이 보험대리점(GA) 시장을 정조준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인 인바이유는 최근 'KP보험파트너'라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NF보험서비스처럼 카카오페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바이유 대신 사명의 약자인 KP를 딴 'KP보험파트너'로 상호를 변경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카카오페이 측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여러 가능성을 보고 선점한 것 같다"고 했다.

카카오페이는 2019년 7월 인슈어테크(보험+기술) 기업인 인바이유를 인수한 뒤로 여러 보험사와 제휴해 보험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로선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등 인바이유의 제휴 보험사 12곳을 중심으로 상품을 판매 중이지만, 상품 다각화를 위해 향후 협력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디지털 손해보험사의 출범도 하반기로 임박했다. 지난 2019년 7월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한 카카오페이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최종 인가를 받게 될 경우 원수사(보험사)와 보험대리점간 시너지도 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보험 판매 플랫폼 제공 역할뿐 아니라 사용자 수요에 신속 대응할 수 있는 보험 상품 생산자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해왔다"며 "보험서비스의 경우에도 카카오페이증권과 비슷한 형태로 카카오페이 앱과 카카오톡 앱을 활용하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토스도 일찍이 2018년 말 보험대리점인 '토스인슈어런스'를 금융위원회에 등록했다. 조병익 대표가 부임한 이듬해 11월을 즈음해 토스인슈어런스는 신입 보험분석매니저를 대거 뽑는 등 채용에 힘을 주기 시작했고, 현재 기준 토스인슈어런스 전담 인력은 130여명에 이른다.

텔레마케팅(TM) 조직을 중심으로 보험 영업을 펴온 토스인슈어런스는 최근 모집채널을 다각화하고 있다. 기존 토스 앱에서 사이버마케팅(CM) 채널을 통해 운영해온 자동차보험·운전자보험 등 '미니보험'이 9일부터 토스인슈어런스에서 판매된다. 현재 기준 제휴사는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흥국생명 등 총 13곳이다.

토스인슈어런스 관계자는 "현재 대형 보험사는 대부분 계약을 맺은 상태"라며 "특히 간편보험의 경우 보험사들도 최근 온라인 전용 보험 상품을 많이 내놓고 있는 추세여서 관련 협력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6월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NF보험서비스'라는 상호로 법인 등록을 마쳤다. 하지만 카카오페이·토스와 달리 아직 금융위(손보·생보협회 위탁)에 보험대리점으로 등록하지는 않은 상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르면 이달 안에 소상공인 관련 서비스를 선뵌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중소상공인에게 필수로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을 안내해주는 무료 교육 서비스 '사장님 의무보험 가이드'를 출시한 데서 좀 더 나아간 후속 서비스란 설명이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보험상품 판매 관련해서는 방향성이나 시점 등 계획이 구체화된 게 없어서 언급하기 곤란하다"며 "대신 이르면 소상공인 연계 보험 서비스를 이르면 3월, 늦어도 4월 중에는 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고 했다.

다만 소상공인 대상 추천·교육 서비스가 보험대리점 라이선스를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콘텐츠가 아닌 만큼, 보험상품 판매를 언제부터 본격화할지는 미지수다. NF보험서비스는 향후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요 주주인 미래에셋생명을 비롯한 여러 보험사들과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해 보험 상품들을 판매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빅테크가 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장벽을 낮추는데 적극적으로 기인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빅테크와 대형 핀테크사의 보험대리점 진출은 'GA의 대형화' 흐름을 대폭 앞당기고 있다. 보험사들로서도 플랫폼의 막강한 고객 충성도를 고려하면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추천 서비스, 쉽고 간단한 가입 절차 안내 등으로 소비자들의 보험 인식이 높아질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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