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기번호. [사진: 한국은행]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5만원권의 신권 발행 후 소용이 다하기까지 수명이 14년6개월 정도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보다 약 1년 늘어난 수치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지폐의 유통수명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5만원권의 유통수명이 14년6개월로 추정됐다. 1만원권은 10년10개월, 5000원권과 1000원권은 각각 5년으로 조사됐다. 1000원권과 5000원권 등 저액권은 주로 물품·서비스 구매, 거스름돈 등 황용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유통수명이 적었다. 

화폐 유통수명은 한은 창구에서 신권 발행 후 유통되다가 손상 등의 이유로 사용하기 어려워져 다시 한은으로 돌아올 때까지 걸린 기간을 뜻한다. 한은은 은행권 표본의 기번호(고유번호) 정보를 이용해 유통기간을 추산한다.

지난해 조사 결과 각 은행권의 수명은 모두 2019년보다 늘었다. 5만원권이 12개월, 1만원권이 3개월, 5000원권이 11개월, 1000원권이 7개월 연장됐다. 한은은 비(非)현금 지급수단 사용 확대,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거래 확산, 안전 자산 비축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추정했다.

나라마다 수명 추정 방식이 달라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우리나라 은행권 수명은 상대적으로 긴 편이다. 

최고액권끼리 비교하면 5만원권 수명은 비교 대상 8개국 가운데 영국(50파운드·492개월), 호주(100달러·330개월), 미국(100달러·275개월), 스위스(1000프랑240개월)에 이어 5번째로 길었다. 가치 저장 수단으로 주로 쓰이는 주요국과는 달리 상거래와 경조금, 용돈 등 개인 간 거래에서 널리 사용됨에 따라 5만원권의 수명이 더 짧은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