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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미국 의회가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화웨이 등 중국 업체의 5G 기술을 사용하는 국가에 자국 군대와 주요 군사 장비를 배치하는 것을 '재고'(reconsider)해야 한다는 내용을 새 조항에 넣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 법이 통과되면 한국의 경우엔 안보와 경제 사이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상황에 놓일 거란 관측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 미국 의회가 마련한 2021회계연도 NDAA 안에 국방부가 화웨이와 ZTE 등 중국 업체들의 5G 기술이 사용되는 나라에 군대와 장비를 보내는 것을 재고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항이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미국 의회가 조만간 내년 NDAA 안을 통과시킬 예정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일부 통신사가 화웨이의 5G 장비를 쓰는 한국이 대표적으로 이 조항의 영향을 받는 나라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부대와 장비 등 전력을 해외에 배치할 때 해당 국가의 5G 네트워크가 인원, 장비, 작전에 끼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특히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와 ZTE의 위험을 직접 지목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이 법의 적용을 받은 미군 부대 단위는 1000명 가량인 대대부터다. 적용 대상 장비는 '주요 무기 체계'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 업체들의 5G 장비가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동맹과 우방국들에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 같은 중국 업체를 배제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11월 중국 회사들을 배제한 '클린 네트워크' 구상 참여국이 50개를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영국은 당초 입장을 번복하고 화웨이를 자국의 5G 구축 사업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전직 미국 정보 분석가인 랜드연구소의 수 김은 SCMP에 "이 법이 통과되면 한국과 같은 미국의 동맹국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수 있다"며 "한국은 미국과의 안보 관계와 중국과의 무역 동반자 관계 사이에서 끼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록 당장 미국 정부가 군사 장비를 (추가로) 한국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만일 한국이 5G 네트워크에 화웨이를 포함한다면 중국이 감시하거나 민감한 통신에 끼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에는 결국 안보냐 경제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 이동통신사 중에서는 LG유플러스가 기지국 등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장비를 부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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