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북미 법인 엔씨웨스트가 콘솔•PC 플랫폼 신작 ‘퓨저(FUSER)’를 11월 10일(현지 시각) 북미와 유럽에 출시했다.[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북미 법인 엔씨웨스트가 콘솔•PC 플랫폼 신작 ‘퓨저(FUSER)’를 11월 10일(현지 시각) 북미와 유럽에 출시했다.[사진:엔씨소프트]

[디지털투데이 전지수 기자] PC와 모바일 그리고 콘솔을 넘나들며 끊김없이 게임을 할 수 있는 이른바 크로스 플랫폼 전략이 게임업계의 중량급 화두로 부상했다.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이 크로스 플랫폼에 대한 본격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크로스 플랫폼은 동일한 게임을 계정 하나로 여러 기기에서 플레이할 수 있게 서비스하는 방식을 뜻한다. 넓게 보면 모바일, 콘솔, PC 등 여러 플랫폼을 대상으로 동시에 게임을 출시하는 멀티 플랫폼 전략에 포함되지만 하나의 게임을 단순히 여러 플랫폼으로 내놓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및 기기간 교류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모바일(안드로이드·iOS)과 PC, 콘솔 이용자가 모두 한 서버에서 함께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국내 게임업계 빅3인 3N(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은 크로스 플랫폼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오는 2022년 이후 출시되는 신작들 대부분은 크로스플랫폼을 고려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도 "리니지2M을 통해 PC와의 크로스 플레이가 활성화된 가운데 콘솔 플랫폼으로도 크로스 플레이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미래에 출시할 모든 게임을 대상으로 크로스 플레이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첫 크로스 플랫폼 게임으로 차기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내년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콘솔과 PC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할 예정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개발하는 니트로 스튜디오 박훈 대표는 “콘솔 신작 개발과 도전은 글로벌 게임시장 진출과 해외 개발 경쟁력 강화, 플랫폼 다변화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게임업계가 크로스 플랫폼을 주목하는 것은 글로벌 시장 공략 전략과도 관련돼 있다. 콘솔 비중이 높은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 일환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1782억달러(약 199조6000억원) 규모다. 이중 콘솔 비중은 27.5%로 모바일(35.8%)에 이어 2위다. 북미, 유럽과 일본 시장은 특히 콘솔이 강세다.

서구권에서 콘솔 인기가 높은 것은 동양과 문화적인 차이에 기인한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PC방이 많이 보급된 한국과 달리, 서구권은 TV에 게임기를 연결해 가족이 게임을 같이 즐기는 문화가 자리잡았다는 얘기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PC나 모바일을 출시해 출시 국가를 늘려가는 것보다 처음부터 콘솔 대상으로 게임을 출시하면 한 번에 훨씬 더 많은 유저층을 포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 콘솔 기기를 기점으로 크로스 플랫폼를 향한 업계 행보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지난 10일 마이크로소프트는 7년여 만에 새 콘솔 ‘엑스박스 시리즈X’와 ‘엑스박스 시리즈S’ 판매를 시작했다. 2일에는 소니 신형 콘솔 ‘플레이스테이션 5’ 판매가 시작됐다. 업계 추정치에 따르면 국내 콘솔 시장은 2018년 5285억원, 지난해에는 6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닌텐도가 지난해 9월 내놓은 닌텐도 스위치 라이트는 2분기에만 200만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콘솔 세대 교체에 맞춰 넷마블은 최근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Time Wonderer)’를 콘솔용으로 선보였고, 엔씨소프트는 리듬 게임 퓨저(FUSER)를 내놨다. 프로젝트TL(더 리니지)'란 이름으로 개발 중인 차기작의 경우 8, 9월 대규모 사내 테스트를 거쳤고 2021년 국내 PC버전으로 먼저 출시된 후 콘솔로 플랫폼을 확장할 계획이다. 

주력 IP ‘검은사막’으로 일찌감치 콘솔 시장을 개척한 펄어비스는 내년 말 선보일 신작 붉은사막을 앞세워 콘솔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낸다. 개발 초기 PC 우선으로 출시됐던 검은사막과 달리 붉은사막에선 콘솔 퍼스트 전략을 투입한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플레이스테이션 4와 엑스박스원에서 크로스플레이가 가능한 검은 사막도 서비스 개편을 거쳐 차세대 콘솔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X 플레이도 지원할 예정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단일 게임을 여러 플랫폼에 런칭할 수 있으니 유저 풀 확장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가 가장 클 것이라고 본다”며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하니 콘솔 중심 게임문화를 가진 해외 공략도 한층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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