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 [사진: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109년 기업 IBM이 30년 가까이 주력 사업 노릇을 했던 IT서비스 대부분을 떼어내별도 회사로 분사시키고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사업에 올인하겠다는 파격적인 카드를 뽑아들었다.

IBM은 8일(현지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기업들 IT인프라를 관리해주는 IT서비스 사업 부문을 분사해 별도 회사로 출범시키고 클라우드 기반 비즈니스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IBM이 분사할 IT서비스 사업 부문은 회사 전체 매출에서 4분의 1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확산 속에 매출은 계속 감소세를 보여왔다. 클라우드를 키우고 있는 IBM으로선 이번 발표를 통해 과거를 버리고 미래에 과감하게 베팅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셈이다. 투자자들 반응은 긍정적이다. IBM이 IT서비스 사업 분사를 발표하자 회사 주가는 6% 가량 뛰어올랐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CEO는 "IBM은 미래를 다시 정의하고 있다. 앞으로 전진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서 IBM은 고객 숫자와 대규모 거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IBM이 분사하는 IT인프라 관리 서비스 부분은 지난해 190억달러 규모 매출을 기록했다. 직원수는 9만명 규모에 달한다. 지난해 IBM 전체 매출은 771억5000만달러, 직원수는 35만 2600명 수준이었다.

100년 넘게 생존해온 IBM은 그동안 위기 때마다 과감한 변신 전략을 구사했다. IBM은 PC를 처음으로 시장에 내놨지만 델테크놀로지스 등에 밀리면서 2005년 레노버에 PC사업부를 매각했고 수익성이 없는 반도체 사업 운영도 2014년 글로벌 파운드리에 15억달러에 넘기고 철수했다.

규모만 놓고 보면 이번 발표는 PC나 반도체 사업 매각과는 급이 다르다는 평가다. 이번 발표는 미국에서 가장 상장성을 갖고 있고 오래된 기업으로 통하는 IBM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IBM이 이번에 분사하는 IT인프라 관리 서비스는 90년대 망하기 일보 직전이라는 말까지 들었던 IBM을 다시 IT업계 리더 위치로 끌어올려준 공신이었다. 당시 루 거스너 CEO는 IBM을 메인프레임으로 대표되는 컴퓨터 하드웨어에서 수익성이 좋은 IT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면서 위기에서 탈출하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하지만 달도 차면 기울었다. 한때 IBM에 알짜 사업으로 통했던 IT서비스도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도입을 늘리면서 사양 산업군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IT서비스는 IBM에게도 골칫거리엿다. 지난해 IBM 전체 IT서비스 매출은 6.1% 감소했다. 매출 규모는 여전히 크지만 성장세는 이미 꺾였다.

IBM은 이번 구조 개편을 통해 앞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에 집중한다. IBM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상대적으로 늦게 뛰어들었고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한참 뒤져 있다. 뉴클레우스 리서치의 다니엘 엘먼 애널리스트는 "IBM 고객들이 클라우드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레거시 사업과의 결별은, 현명한 베팅"이라고 말했다.

IBM은 클라우드 시장 지분 확대를 위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전면에 내걸고 있다. 대형 기업들은 자체 데이터센터와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들에 걸쳐 소프트웨어를 운영하는 흐름이 확산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베팅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업체인 레드햇을 인수한 것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 일환이었다.

IBM에서 분사되는 조직은 아직 회사명은 정해지지 않았다. IBM은 분사는 2021년말까지 완료될 것이고, 신규 법인은 IBM을 포함해 모든 클라우드 회사들과 협력하게 될 것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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