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비 서비스 화면.
퀴비 서비스 화면.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지난 4월 할리우드 거물인 제프리 카젠버그 주도 아래 5~10분짜리, 이른바 숏폼(short-form) 콘텐츠를 앞세워 화려하게 데뷔했던 OTT 서비스 퀴비가 몇개월도 안돼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17억 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했지만 코로나19 상황으로 당초 목표로한 유료 가입자수에 한참 못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매각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퀴비는 현재 회사 방향을 놓고 매각을 포함한 몇몇 전략적인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퀴비는 매각 외에도 추가 자금 유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와의 합병을 거쳐 기업 공개(IPO) 나서는 방안들에 대해서도 자문사들과 검토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 같은 행보는 퀴비를 둘러싼 상황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WSJ에 따르면 코로나 19가 한창일 때 오픈한 퀴비는 가입자 목표 수치를 맞추는데 애를 먹고 있다.

 퀴비는 이동 중인 시청자들을 겨냥한 콘텐츠를 전진배치했지만 코로나 19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기대 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퀴비가 주특기로 내건 숏폼 영상은 기존 OTT 외에 유튜브 및 광고 기반 영상 서비스들과의 경쟁에도 직면해 있다. 특허 소송에도 휩싸였고 광조주들도 예상보다 낮은 시청자수 때문에 퀴비에 대해 실망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퀴비가 당장 자금난에 처해 있는 것은 아니다. 몇개월은 충분히 버틸 자금을 갖고 있다고 WSJ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퀴비는 지난 3월 7억5000만달러 투자를 유치하면서 누적 투자 규모를 17억5000만달러로 늘렸다. 하지만 지출도 만만치 않았다. 퀴비는 올해 3분기까지 서비스 마케팅과 신규 콘텐츠 제작에 10억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WSJ은 코로나 19가 확산되기전 이미 퀴비가 2020년 5억5000만달러 규모 영업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퀴비는 테크 및 미디어 기업들로부터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나설 것으로 보인다. 퀴비 투자사들에는 월트 디즈니, 컴캐스트 NBC유니버셜, AT&T 워너미디어 등 메이저 미디어 회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들 회사들도 이미 자체 영상 OTT 서비스를 선보인 상황이다.

퀴비는 또 이들 업체 외에 아마존이나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과 연결되는 것에도 관심이 있을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퀴비는 2018년 할리우드 유명 영화 제작자인 제프리 카젠버그에 의해 설립됐다. 회사 설립 이후 카젠버그는 이베이와 HP CEO 출신의 멕 휘트먼을 대표로 영입했다. 그리고 몇개월 후 메이저 영화 스튜디오와 금융 투자자들의 지원을 받아 10억달러 규모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해 관심을 끌었다.

키워드

#퀴비 #OTT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