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규제 완화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면서 클라우드와는 거리가 있다고 여겨졌던 금융권에서도 클라우드 열기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클라우드를 쓰는 금융회사들이 늘고 있고, 이전보다 중요 업무에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사례가 확산하는 추세다. 특히 수천억원 대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나오고 있어 클라우드 시장의 신 격전지로 금융권이 부상하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 7월 금융감독원이 은행 22곳, 증권사 21곳을 포함해 금융회사 110곳을 상대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금융권 클라우드 도입은 확대일로다. 2017년 12월에만 해도 23개사 47개 시스템에 클라우드가 적용됐는데, 2020년 6월에는 42개사 145개 시스템으로 늘었다.

아직 주류로 부상했다보기는 어렵지만 매년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금융회사들이 증가하고 있고, 적용 범위도 다양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현재 금융권 클라우드 도입 트렌드는 프라이빗과 퍼블릭 클라우드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대세다. 클라우드를 쓰는 금융회사들 중 44.8%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44.1%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23%가 앞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50.5%는 퍼블릭을 이용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퍼블릭 클라우드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클라우드 사용 증가는 변화하는 금융권 IT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10년에 한번씩 IT시스템을 바꾸는, 이른바 빅뱅 방식의 인프라 운영 전략은 이미 옛말이 됐다.

삼성SDS 클라우드 실행팀 양수연 상무는 최근 온라인으로 개최된 REAL2020 컨퍼런스에서 "금융권 시스템은 대규모 인력과 비용이 소요되는 빅뱅 방식에서 비즈니스 변화와 고객 요구사항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애자일, 마이크로서비스, 데브옵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와 네이버 같은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들과 경쟁하고 다양한 금융 상품과 유통 채널을 보다 유연하게 개발하기 위한 일환으로 클라우드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8개 금융 회사 중 75.7%인 71개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다. 58.3%가 디지털 전담 조직을 꾸렸고 평균적 56.4명을 배치했다.

최근에는 금융권에서 굵직굵직한 클라우드 프로젝트들도 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재로선 2064억원 규모로 추진되는 우체국 차세대 금융 시스템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체국은 고객 접점이 되는 채널시스템에서부터, 금융 인프라 핵심인 계정계시스템(예금·보험 등 금융거래를 처리하는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한다. 특히 계정계와 정보계 등 모든 금융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우정사업본부는 9월 중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10월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021년 대규모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인프라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선 사업 규모가 3000억원 수준에 이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에 따라 금융권을 잡기 위한 클라우드 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국내외 클라우드 업체들이 대거 금융권을 놓고 집결하는 모양새다.

삼성SDS는 각국에 구축한 17개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금융권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 계열 금융회사들은 물론 새마을 금고, 한화생명, ABL 생명 등을 상대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퍼블릭과 프라이빗을 아우르는 통합 관리 및 거버넌스 지원, 보안과 관련한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KT도 지난해 금융권을 겨냥해 ‘퍼블릭 금융 클라우드’를 구축했다.  금융 전용 클라우드는 금융감독원의 보안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서 동시에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에서 금융사의 중요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고 KT는 강조하고 있다.

NBP 역시 금융 클라우드 전용존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플랫폼인 뉴로클라우드를 앞세워 금융권 공략에 적극적이다. 한화생명과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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