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은 5월 말부터 진행된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0에서 온라인으로 피싱스톱을 홍보한 바 있다. [사진: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0 사이트]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 이제 모든 스마트폰이 안드로이드 파이로 업데이트되고 출시되는 마당에 사용을 못하면 내놓을 필요가 없는 앱이다.

# 인터넷 뉴스에는 대문짝만하게 홍보해놓고 정작 깔아보니 안드로이드9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고 한다. 출시가 문제가 아니라 앱도 급변한 시대에 맞게 개발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 정말 답답하네요. 사용도 되지 않는 앱을 홍보는 그렇게 많이 하는지.

# 갤럭시S9, 갤럭시노트9 이상은 사용이 안 된다고? 정책상 못 쓴다면 뭐 하러 홍보합니까?

IBK기업은행이 보이스피싱을 막겠다며 지난해 선보인 'IBK피싱스톱' 앱에 대해 사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IBK피싱스톱으로 보이스피싱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2019년 이후 판매된 최신 스마트폰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IBK기업은행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보이스피싱을 실시간으로 차단하는 앱 IBK피싱스톱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IBK기업은행이 금융감독원, 한국정보화진흥원과 함께 개발한 IBK피싱스톱은 통화 도중 보이스피싱 사기 확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경고 음성과 진동으로 알려준다. IBK기업은행은 2019년 3월부터 고객과 직원을 대상으로 앱을 시범 운영한 바 있다.

IBK기업은행은 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한 노력의 대표적인 사례로 IBK피싱스톱을 홍보해왔고, 올해 5월 28일 개막한 온라인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0에서도 IBK피싱스톱을 소개했다.

하지만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IBK피싱스톱 앱 리뷰에는 불만의 목소리가 올라오고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9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에는 IBK피싱스톱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안드로이드9 기반 스마트폰에서 IBK피싱스톱 앱을 작동시키면 이용할 수 없다는 공지를 보여주고 앱이 작동을 멈춘다.

갤럭시S9 사용자의 경우 IBK기업은행이 제작한 피싱스톱이 작동하지 않는다. [사진: IBK피싱스톱 사용자]

안드로이드9은 구글이 2018년 8월 정식으로 출시한 안드로이드 OS 버전으로 ‘안드로이드 파이’라고도 불린다. 안드로이드9은 2018년 하반기부터 출시한 스마트폰에 탑재되기 시작했고 2019년 출시된 많은 스마트폰에 적용됐다. 또 이전에 출시된 스마트폰에도 업그레이드를 통해 탑재됐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제품군의 경우 기본으로 안드로이드9이 탑재됐으며 이전 제품인 갤럭시S8, 갤럭시S9 등에서도 업데이트가 적용됐다.

즉, 최신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IBK피싱스톱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때문에 앱을 설치했다가 삭제하는 사례도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녹취기능이 기반이 돼야 하는데 구글이 안드로이드9에서 녹취기능이 안 되도록 한 기술적인 문제로 사용이 어렵다”며 “구글과 협의를 하고 있지만 애로사항이 있다”고 해명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9 기술정책과 IBK기업은행이 IBK피싱스톱에 적용한 기술이 충돌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 문제는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과 IT업계에서는 IBK기업은행이 최신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지적한다. 

안드로이드9은 2018년 상반기 출시 소식이 알려졌고 그해 8월 공식 출시됐다. 이에 따라 2019년 출시되는 스마트폰에는 안드로이드9이 적용될 가능성이 컸다.

IBK기업은행은 안드로이드9이 출시된 후 IBK피싱스톱을 개발해 2019년 3월 시범서비스를 시작했고 이어 8월 공식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럼에도 안드로이드9에서 사용할 수 없는 앱이 개발된 것이다.

IT업계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할 때는 현재 사용되는 OS 버전뿐만 아니라 곧 출시될 OS 버전도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앱 서비스의 수명이 줄어들고 최악의 경우에는 다시 앱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IT업계와 금융권에서는 금융회사들이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지만 급변하는 IT환경에 대한 대응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보고 있다. IBK피싱스톱의 사례가 비단 IBK기업은행 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은행, 금융회사에서도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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