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율 주행 시작합니다” 버스 기사가 외쳤다. 운전대 쪽을 바라보니 버스 기사가 손을 들어올렸다. 핸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KT가 이날 선보인 자율주행 버스는 위기 상황 때 사람이 개입하는 레벨 3 단계로 국토교통부의 임시 승인이 연내에 이뤄질 경우 레벨 4 단계 버스까지 시연이 가능하다. 레벨 4 자율주행차는 핸들이 아예 나오지 않는다. 버스는 승용차와는 달리 핸들 · 브레이크 등 차량 주요 부품에 전자식 제어 기능이 구현돼 있지 않고, 센서 부착 위치가 높아 차량 주변의 사물을 인지하기가 어렵다.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역 근처 실제 도로에서 45인승 5G 자율주행버스를 타보니 ‘자율주행 시대가 멀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8일 오전 11시 30분. 5G 자율주행 버스가 도착했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상암 MBC, YTN 등 DMC 홍보관 등 주요 DMC 일대를 순환하는 버스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다시 이 역으로 돌아오는데 약 15분~20분의 시간이 걸린다. 버스 구간 전체가 자율주행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고, 앞서 설명한 것처럼 “자율 주행 시작합니다”라는 구호가 들릴 때 버스 기사가 운전대에서 손을 놓는다. 이때부터 버스가 자율 주행으로 운행이 되는 것이다. 네트워크는 이미 상용화된 5G로 전국망 대역인 3.5㎓를 사용한다. 앞서 설명한 대로 버스는 승용차보다 차체가 길고 무거워 개발이 어렵다. 이 때문에 자율주행버스는 벤츠, SCANIA 등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몇 개의 자동차 제조사에서만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KT의 자율주행 버스는 단독 자율주행 뿐 만 아니라, 여러 대의 차량이 군집 주행하는 Platooning 등의 추가적인 기능을 구현하고 있으며, 라이다·레이더·카메라 등 기존 센서 외에 KT의 무선망을 활용한 수cm 정확도의 정밀 위치 측정 시스템도 적용됐다. 또한 기존 자율주행차에 비해 주변 차량과의 직접적인 통신을 위한 상황 판단 강화, 신호등 인지 거리의 비약적인 확대, 사각 지대에 존재하는 위험 등에 대한 예측 강화를 통해 안정성을 대폭 개선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
 
KT는 2018년 국토교통부로부터 45인승 대형버스의 자율주행운행 허가를 국내 최초로 취득했다. 이를 통해 KT의 대형 자율주행버스는 자동차 전용도로와 도심 일반도로를 모두 운행할 수 있게 됐다. KT의 대형 자율주행버스는 차체 길이가 12m, 차량 폭이 2.5m에 달하는 45인승 차량이다. 일반도로의 최소 차선 폭인 3m를 유지하면서 대형 버스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좌우로 한 뼘(25cm) 내에서의 정교한 제어가 필요하다. KT는 소형버스에 더욱 커진 대형버스의 완벽한 운행 제어를 위해 5G와 LTE의 네트워크 기반 V2X(Vehicle-to-everything) 자율주행 방식을 도입했다.
 
자율주행이 시작되면 운전 기사가 핸들에서 손을 놓는다 (사진=백연식 기자)
자율주행이 시작되면 운전 기사가 핸들에서 손을 놓는다 (사진=백연식 기자)

이 방식을 사용하면 라이다, 카메라 등 기존 센서들 외에 KT 무선망을 활용한 수cm 정확도의 정밀 위치측정 기술과 V2X 차량 통신 인프라를 통한 상황 판단 능력, 신호등 인지 거리, 사각 지대 위험 예측 기능을 통해 운행 안전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KT 자율주행 버스는 이를 통해 시속 70km/h 이상의 고속 자율주행 뿐 아니라, 곡선 및 좌/우회전 주행, 보행자 탐지, 신호등 연동까지 안정적으로 수행해 복잡한 도심지 자율주행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앞으로 KT는 대형자율버스의 시험 운행을 통해 고속도로 및 도심지에서의 자율 주행을 위한 다양한 운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군집 주행(Platooning)과 같은 V2X 기반 협력 자율주행 서비스와 C-ITS 인프라 기술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자율주행 실증단지인 판교제로시티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의 통신과 관제를 담당할 예정이다.

KT는 평창 5G 시범 서비스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5G 네트워크를 구축해 자율주행 플랫폼의 기반을 다졌다. 전파 도달거리가 넓은 3.5㎓ 대역으로 전국 커버리지를 구축하고, 도심지역에서는 속도가 빠른 28㎓ 대역을 추가로 활용할 예정이다. 5G가 아직 구축되지 않은 곳은 기존 LTE 망을 사용해 끊김 없는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로 인해 달리는 자동차에서는 시시각각 네트워크 접속환경이 변하게 되므로, 모든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5G의 ‘빔 트래킹’ 기술과 ‘5G-LTE 연동’ 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토털 네트워크 커버리지를 완성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만난 정준학 KT 자율주행사업팀장은 “KT는 자율주행에 5G를 연결함으로써 지금보다 자율주행 성능이 훨씬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증명한 바 있다”며 “앞으로 KT는 5G 기술 기반의 오픈형 자율주행 플랫폼을 완성하여 관련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다가올 자율주행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KT 상암 자율주행버스 (사진=백연식 기자)
KT 상암 자율주행버스 (사진=백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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