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카카오가 '커머스' 사업을 분사하면서 코리아센터와의 합병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만간 카카오의 커머스 사업이 독자 출범하고 해외 진출까지 노리면서, 해외 배송대행 서비스 몰테일을 운영하는 코리아센터와의 시너지가 주목됐다. 그러나 두 회사간 수 싸움이 계속되며 일각에서는 '각자도생'에 힘이 쏠리는 가운데, 공을 건네받은 코리아센터는 올해 말 혹은 늦어도 내년 초에는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는 커머스 사업부문을 분사해 독립 법인 '카카오커머스(가칭)'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분사 작업이 진행 중이며, 12월 1일 마무리돼 본격 출범할 예정이다. 카카오커머스는 분사 이후 카카오톡 선물하기, 카카오톡 스토어, 카카오스타일, 카카오장보기, 카카오파머, 다음 쇼핑 등 카카오의 커머스 서비스를 비롯해 이후 확대될 신규 커머스 서비스 사업을 맡게 된다. 

카카오톡 내에서의 범위를 넘어서 본격적인 커머스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을 밝힌 카카오는 "이용자들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고, 사업자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으로의 성장을 도모할 예정"이라고도 말했다. 해외 배송대행 서비스 몰테일을 운영하는 코리아센터와의 합병에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던 이유다.

코리아센터는 2000년 전자상거래 통합 솔루션인 메이크샵 서비스를 시작으로 임대형쇼핑몰ASP 및 온라인 쇼핑몰 창업과 교육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 

2009년에는 해외 배송대행 서비스 몰테일도 오픈했다. 몰테일은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내 해외쇼핑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수입신고, 통관 등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해외배송대행 서비스다. 현재 미국 3개주(뉴저지, 델라웨어, 캘리포니아/가디나), 일본(도쿄), 중국(상해), 독일(프랑크프루트), 한국(서울) 직영 물류센터를 보유해 운영하고, 개인사서함(주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점을 주목해 합병 제의를 먼저 한 것도 카카오였다. 지난 8월 말 카카오커머스가 독자 법인이 아니었을 당시, "커머스 간의 합병으로 시너지를 내자"며 카카오가 코리아센터에 먼저 합병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코리아센터의 몰테일은 해외직구 사업으로 소비자 접점이 많고 배송이나 커머스에서 중요한 사업 경험이 많다"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카카오 또한 자체적으로 커머스 사업을 하면서 노하우를 쌓아 왔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협력을 하게 될지는 미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분사는 12월 마무리되지만 현재 커머스 사업은 물론 코리아센터와의 인수합병 논의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은택 카카오커머스 대표 내정자와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
홍은택 카카오커머스 대표 내정자와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분사하기로 정한 카카오커머스의 분사 법인의 자산은 5000억원 규모고, 코리아센터도 이와 비슷하다"며 "합병이라는게 누가 더 유리한 고지 차지하냐 수 싸움이다. 계속해서 이야기가 늘어지고 결판나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코리아센터는 전자상거래에서 굵직한 길을 걸어오고,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도 안정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는데, 일방적으로 합병하는 수순을 택할 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현재 코리아센터는 기업공개(IPO)도 함께 준비 중인 상황이다. 지난 상반기 상장을 준비했던 코리아센터는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닷컴' 등을 운영하는 써머스플랫폼을 인수하느라 상장을 늦춘 바 있다.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는 "카카오와의 합병 논의가 지지부진할 경우 상장을 먼저 하겠다"는 입장이며, 절차대로라면 내년 5월에는 코스닥 상장이 완료될 예정이다.

코리아센터 관계자는 "인수합병은 직원들의 미래도 달린 일이라 신중하게 고려 중"이라며 "카카오 쪽에서 공을 넘겼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할 지 정해야 할텐데 올해가 끝나기 전, 혹은 내년 초에는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기업간의 인수합병이 특수한 사업만 골라서 할 수는 없다"고도 전했다. 현재 코리아센터는 전자상거래 외 팟캐스트 등의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인 팟빵도 서비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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