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미국의 아이들에게 호랑이 기운을 주는 '콘푸로스트'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야쿠르트 아줌마'가 있다. 약 50년의 역사를 가진 '야쿠르트 아줌마'는 단순한 방문판매 경로로 인식되기보다는, 신선함과 건강을 대표하는 고유명사로 자리잡았다. 오랫동안 동네의 친숙한 배달원으로 자리 잡아 온 야쿠르트 아줌마도 시대의 첨단을 걷고 있다.

(이미지=한국야쿠르트 공식블로그)
(이미지=한국야쿠르트 공식블로그)

야쿠르트 아줌마의 역사는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야쿠르트는 기혼여성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 여성 판매원을 모집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짙은 상아색 상의와 챙모자, 가방도 이때 탄생한 것이다. 1970년대에 야쿠르트 아줌마는 짧은 근무시간과 안정적인 수입, 친화적인 근무환경 덕택에 많은 미시족들에게 선망의 직업이었다.

그리고 지난 2014년부터는 야쿠르트 아줌마의 '특별한 가방'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많은 양의 요구르트를 배달해야 하는 야쿠르트 아줌마의 재고량과 복잡한 동선을 가방 하나가 소화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한국야쿠르트는 2014년에 전동카트를 시범 도입했다. 일부 야쿠르트 아줌마의 가방과 손수레가 전동카트로 대체됐다. 야쿠르트 아줌마가 직접 힘을 들여 미는 방식이 아니고, 선 채로 조종을 하면 방향에 맞춰 나아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편리하다.

잦은 장비 강화와 기능 추가 등의 개선 작업 끝에, 2014년 하반기에는 이동형 냉장카트인 코코가 개발된다.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방문판매 경로 자체가 특색 있고 희소성이 강한 만큼, 코코의 개발은 세계 각국에서도 주목 받았다. 코코는 그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 각지에 9200여 대 보급됐다. 대당 가격은 약 800만 원으로, 내년 2월까지 1만 대가 지급될 경우 투자 총액은 900억 원이 넘는다.

(사진=SKT)
(사진=SKT)

가방과 손수레가 이동형 냉장카트로 탈바꿈한 후 많은 애로사항이 보완됐다. 제품 보관과 운반, 이동 등이 용이해져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근무 여건이 개선됐다. 소비자들도 정확한 시간에 신선한 제품을 섭취할 수 있어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국야쿠르트가 코코 도입 2년 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야쿠르트 아줌마는 코코 도입으로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로 '제품 관리가 쉬워졌다는 점', '24시간 가동되는 냉장고가 전동카트에 내장돼 있기 때문에 직접 제품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체력소모가 경감된 점' 등을 꼽았다. 

야쿠르트 아줌마는 더 이상 요구르트만 판매하지 않는다. 시대가 첨단으로 변화하면서 야쿠르트 아줌마도 흐름에 맞춰 변화를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코'와 '신갈통합물류센터'를 구축한 한국야쿠르트는 현재 신선과 건강을 지향하는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커피를 마시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직장인들의 심리를 반영해 한국야쿠르트는 가장 먼저 콜드브루를 선뵀다. 방문판매 경로를 활용해 유통기한을 로스팅 후 10일로 단축해 신선제품임을 강조했다. 콜드브루는 지난 2016년부터 연간 300억 원의 매출을 냈다.

웹과 앱 등에서 요구르트 배달 가능 지역 선택 후, 배달 음식들을 선택할 수 있다. (이미지=한국야쿠르트 공식홈페이지)
웹과 앱 등에서 요구르트 배달 가능 지역 선택 후, 배달 음식들을 선택할 수 있다. (한국야쿠르트 공식홈페이지 갈무리)

또 한국야쿠르트는 직장인들이 아침식사를 거르고 출근하는 점에 주목했다. 콜드브루와 합이 맞는 음식을 고민하다가, 치즈를 판매키로 결정하고 프랑스의 벨사(社)와 손을 잡았다. 이에 따라 야쿠르트 아줌마는 '끼리 치즈'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특히 증권 기업이 많이 모여 있는 여의도 등지에서 수요가 크게 늘었다. 

현재 야쿠르트 아줌마는 잇츠온 브랜드를 통해 밀키트(소비자가 쉽게 요리할 수 있는 식재료로 구성한 제품), 샐러드, 아침대용 간편식, 반찬 등도 배달한다. 늘어난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군이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요즘 젊은 직장인들은 주로 '야쿠르트 아줌마 찾기 앱'을 통해 야쿠르트 아줌마가 직장이나 집 근처 어느 장소에 오는지 파악하고 찾아간다"고 말했다.

최근 이동형 냉동카트인 코코는 또 다른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SKT, 위닉스와 손 잡고 코코 500대에 공기질 측정감지기를 설치해 미세먼지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동 카트의 높이는 약 1m로, 어린 아이들이 호흡하는 높이와 비슷하다. 사람들이 숨 쉬는 높이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하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사람에게 해로운 정도의 공기질 상태를 정확하게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쿠르트는 해당 감지기를 장착한 전동 카트를 1만 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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