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4차혁명시대, 이 말이 피부에 와닿는 요즘이다. 이젠 당장 1년 후를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굴뚝산업으로 불리는 제조업도 예외는 아니다. 4차산업혁명의 결과물인 첨단 기술을 만나면서 공장의 굴뚝 연기를 걷어내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굴뚝산업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살펴본다.<편집자주>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아버님 댁에 보일러 한 대 놔드려야'했던 때가 있었다. 추운 겨울에 연탄을 갈고 있는 부모를 보고도 못 본체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요즘에는 거의 모든 가정에 보일러가 보급됐다. 이제는 내 휴대전화로 '아버님이 보일러를 켰는지, 행여 난방비를 아끼려고 이불로 견디고 있지는 않은지' 수시로 확인하는 시대이다. 굴뚝이미지가 짙었던 보일러 산업에도 4차산업혁명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보일러, 국내서 1982년 처음 수입... '본격 활황기는 90년대'

보일러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사용된 때는 1982년이다. 공영토건이 프랑스 샤포트에모리사의 제품인 셀틱을 수입했다. 초기 가스보일러는 셀틱과 듀발 등 2개 기종만 보급됐다. 하지만 1984년 10월, 롯데기공의 가스보일러가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정밀검사에 합격하면서 국내에서도 보일러가 생산되기 시작했다.​

도입기 가스보일러의 경우 선택권이 소비자가 아닌 시공 업체에 있었다. 즉 보일러의 안전성과 내구성보다는 중간 이윤이 많이 남는 제품을 선호했다. 따라서 덩달아 높아진 보일러 가격이 소비자들의 반감을 샀고, 수입·판매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경동보일러 CF-연탄갈기편' 화면 갈무리
'경동보일러 CF-연탄갈기편' 화면 갈무리

​국내 가스보일러의 본격 활황기는 기름보일러 전문업체 다수가 가스보일러 생산에 ​뛰어든 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소비자와 판매자는 보일러의 안전과 편리에 역점을 두기 시작했고, 이에 맞춰 기술혁신이 가속화됐다. 이후 가스보일러 시장은 그 수요가 지난 1999년 기준 90만대에 달하며 완전한 성숙기로 들어섰다.

최근 들어 보일러는 굴뚝의 족쇄를 완전히 벗었다. 사물인터넷(IoT)과 만나 첨단 가전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껏 소비자들은 가스보일러 구매 시 기능보다 가격을 먼저 생각했다. 장식용 효과도 크지 않은 데다, 이사할 때 보일러를 챙겨 가지고 갈 수 없어 굳이 비싼 제품을 구매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디자인과 성능, 환경친화 사양 여부 등도 제품 선택의 기준이 됐다. 사람들의 집의 규모는 저마다 다르고, 필요로 하는 보일러 부가기능도 가지각색이다. 보일러에 다양한 제어장치와 부가 앱 서비스가 더해지며, 사용자 맞춤형 난방 시대가 도래했다.

"아빠가 뭐 하시는데?" "콘덴싱 만들어요~" 

경동나비엔의 상징인 '콘덴싱 보일러'의 텔레비전 광고가 세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콘덴싱 보일러를 만드는 아빠와 지구를 지키는 영웅을 같은 선상에 둠으로써 사람들에게 미세먼지 저감, 공기 정화, 온실가스 감축 등의 친환경 효과를 갖는 '콘덴싱 방식'을 각인했다. 

콘덴싱이란 보일러의 외부로 방출되는 열을 모아 다시 난방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일반 보일러 대비 10~15%의 난방비 절감 효과가 있다. 미세먼지 유발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약 79% 감소시키고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576kg 줄인다. 

콘덴싱 (이미지=경동나비엔 홈페이지)
콘덴싱 보일러. (사진=경동나비엔 홈페이지)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열효율 증가에 유리한 경동나비엔식 콘덴싱 보일러를 특화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다. 나비엔의 스테인리스 열교환기는 침식에 강하며 자동 난방 제어 기술로 매번 쾌적한 난방을 조성할 수 있다. 앞으로도 환경오염 방지와 에너지 효율 증가에 기여하는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경동나비엔은 똑똑한 보일러 제작에도 열심이다. 지난 9월부터 구글과 네이버와 각각 협력해 인공지능(AI) 기반 원격제어보일러를 선뵀다. 경동나비엔 제품에 구글 홈과 구글 홈 미니, 네이버 클로바 서비스를 적용했다. 이로써 소비자들은 난방이나 온수 온도 조절 등 보일러 기능을 음성으로 편리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경동나비엔의 콘덴싱 가스보일러 NCB760의 경우, IoT 기술을 접목해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월별과 일별 가스 소비량을 확인할 수 있어 가스비 절감에 한몫한다. 또 나비엔 스마트톡 앱을 통해 부모님의 보일러가 가동되지 않으면 자녀의 스마트폰으로 알림을 받는 효기능도 생겼다. 부모님의 집이 춥지는 않은지, 따뜻한 물은 잘 나오는지 앱으로 모든 확인이 가능하다.

경동나비엔의 콘덴싱 가스보일러 NCB760 (이미지=경동나비엔 홈페이지)
경동나비엔 콘덴싱 가스보일러 NCB760. (사진=경동나비엔 홈페이지)

'인공지능 컨트롤 기술'·'보일러 세트 구매 권장'으로 편리성과 안전성 도모

지난달 21일 귀뚜라미는 질소산화물(NOx, 녹스)의 배출량을 줄인 '거꾸로 인 에코 가스보일러'를 출시했다. '귀뚜라미 인 에코 가스보일러'는 2015년부터 콘덴싱 보일러에 국한한 저(低)녹스 기술을 일반보일러에도 적용하며 대기오염 개선 노력을 분명히 해왔다. 저전력∙친환경 기술 중심의 기존 보일러 시장에서 귀뚜라미는 '인공지능 컨트롤 기술'과 '보일러 세트 구매 권장'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귀뚜라미는 자사 보일러 제품에 IoT 원격제어 시스템을 적용했다. 1대의 실내온도조절기로 4명까지 제어 가능토록 설계해, 가족 구성원이 집 안팎에서 보일러 제어를 할 수 있다. 실내오염감지 기능, 온도와 습도 확인 기능, 음성 안내 기능 등도 탑재됐다. 또 KT와 협업을 통해 보일러에 AI 스피커를 연동했다. 소비자가 스피커에 대고 "자기야, 큰방 난방 상태는"의 명령어를 말하면 스피커는 "현재 온도는 23도입니다"고 답한다.

(이미지=귀뚜라미 홈페이지)
(사진=귀뚜라미 홈페이지)

귀뚜라미는 또 '보일러 세트 상품' 구매를 새로운 구매 흐름으로 내세웠다. 세트 상품 가운데, 가스누출탐지기는 가스 누출 시 보일러 가동을 정지시키고 실내온도조절기를 통해 누출을 알려준다. 또 지진감지기는 지진 발생 시 보일러 가동을 중단한다. 귀뚜라미는 컨트롤러 내장형 가스누출탐지기와 지진감지기, 각방제어기, 분배기 등을 장착한 보일러 세트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안전하고 경제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각방제어 시스템을 통해 각방에서 원하는 온도만큼 필요한 열량만 공급하는 비례제어가 가능하다. 또 통합 제어를 통해 난방비도 절감하고 쾌적한 실내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보일러를 한 세트로 구매하면 생활 편리성 뿐만 아니라 전체 비용 절감과 사고 방지에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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