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지난 2분기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스피커 ‘구글홈’이 한국에 상륙했다. 이동통신사와 포털사가 국내 시장을 선점한 상태에서, 구글홈이 얼마나 확장성 있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을 지가 관건이다.  

IT전문매체 엔가젯은 21일(현지 시간) 2018년 2분기에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잘 팔리는 스마트 스피커가 ‘구글홈 미니’라고 보도했다. 구글홈 미니는 지난 2분기 230만대가 팔리며, 2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아마존의 에코 도트가 220만대로 그 뒤를 이었으며, 아마존 에코, 알리바바 티메일 지니, 그리고 구글 홈이 5위였다. 스마트스피커 시장 탑(top) 5 중 2개가 구글에서 나온 것이다.  

구글홈과 구글홈 미니(이미지=구글)
구글홈과 구글홈 미니(이미지=구글)

그런 구글홈이 한국에도 진출했다. 지난 18일부터 정식 판매가 시작된 구글 홈과 구글 홈 미니는 각각 14만5000원, 5만9900원(부가세 포함)이다. 구글 스토어, 하이마트, 옥션, 신세계, 일렉트로마트, 이마트, 지마켓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구글 홈은 전 세계 225개 이상의 홈 자동화 파트너 기기들과 호환되어 5000개 이상의 제품을 집 안에서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는 핸즈프리 스마트홈 경험을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LG전자의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경동나비엔 보일러, 코웨이 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구글 계정을 연동하고 보이스 매치를 설정하는 경우 구글 어시스턴트로부터 하루 일정, 선택한 매체의 뉴스 브리핑 등 개인화된 정보를 받아볼 수 있으며, 또한 ‘내 기기 찾기’ 기능을 통해 전화 등 스마트 기기의 위치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축적된 방대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이동통신사와 포털사들이 기술 고도화는 물론 결합상품까지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 캔들(이미지=SK텔레콤)
누구 캔들(이미지=SK텔레콤)

먼저 SK텔레콤은 ‘누구’(NUGU)의 확장성을 강조했다. 2016년 9월 출시된 이래 이동형 ‘누구 미니’와 조명기능을 결합한 ‘누구 캔들’ 등 다양한 기기 라인업은 물론, 자사 서비스와의 접목도 이어나가고 있다. ▲음악 감상(멜론) ▲홈IoT(스마트홈) ▲스케줄 등 생활 편의형 서비스로 시작한 ‘누구’는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통해 ▲커머스(11번가) ▲IPTV(B tv) ▲교통정보(T맵) ▲관리비 확인 등 30여 가지의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월간 실사용자(MAU)도 400만에 달한다.

유료 방송을 꽉 잡고 있는 KT는 스마트스피커 ‘기가지니’를 2017년 1월 출시, TV와의 연동을 강점으로 사용자를 확보했다. 야놀자∙금영그룹∙동광그룹 등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사들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적용 분야를 넓히고 있다. 인공지능 아파트는 물론, 호텔(기가지니 호텔)과 자동차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며 연말까지 가입자 150만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네이버는 AI플랫폼 클로바를 탑재해 2017년 8월 웨이브(15만원), 10월에는 프렌즈 시리즈(12만9000원)를 출시했다. 네이버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물어봤을 때의 답변의 정확성 높고, 정보 검색 기능에 강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오픈API를 제공하는 클로바 플랫폼이 LG전자 등에 적용되면서 활용 폭 또한 넓다. 외형 자체도 프렌즈, 미니언즈(13만4000원), 도라에몽(10만2000원) 등 귀엽고 친근감을 주는 캐릭터 디자인을 접목해 인기를 끌고 있다.

미니언즈 프렌즈와 카카오미니C(이미지=네이버, 카카오)
미니언즈 프렌즈와 카카오미니C(이미지=네이버, 카카오)

마지막으로 카카오는 가장 늦은 2017년 11월에 카카오미니(4만9000원), 지난 10일에는 이동형 ‘카카오미티C’(11만9000원)를 출시했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과 4300만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무기로, 카카오미니는 6개월 만에 준비된 20만대의 물량이 완판됐다. 친구나 단톡방에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고, 택시호출, 배달 음식 주문, 교통/길찾기 정보 등 카카오의 생활 밀착형 서비스 연동된다. 카카오는 주간 디바이스 사용률은 80%에 달하며 전체 기기의 주간 사용 시간은 5400만분에 이른다고 밝혔다. 

한 업계 전문가는 “국내에는 모바일이나 IPTV 결합 상품으로 AI스피커가 무료로 많이 보급되고 있어서 일반 소비자들이 AI스피커를 살만큼 매력 있는 기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구글홈이 전세계적으로 파급력이 있긴 하지만 기존 업체들과 유사한 서비스만 나오면 경쟁력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도 “구글 홈이 국내에서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한국어 이해 능력은 물론, 제휴처 확보를 통한 서비스 확대, 국내 소비자들이 이미 익숙한 쇼핑·음식 주문·IPTV 등 수십 개 제휴 서비스를 제공해 국내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은 지난 수년간 음성 관련 기술에 투자해왔다”며 “구글의 머신러닝 기술과 검색, 자연어 처리에서의 전문성이 결합돼 AI 스피커 분야에서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터넷으로 구매가 가능한데도 팝업스토어에서 긴 줄이 이어졌다”며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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