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태림 기자] 불법스팸 전송기법이 점차 지능화되고 있다. 정부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기술을 도입해 불법스팸 차단에 나선다. 현재 기술로는 스팸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봉기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스팸대응팀장은 “머신러닝으로 새로운 유형의 스팸을 학습하고, 스팸 신고내역 등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으로 스팸 분류기법을 개발해 진화하는 불법스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안에 시스템을 구축한 뒤 연말부터 시범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수사를 통해 적발한 다량의 휴대전화를 이용한 스팸 전송 환경 (사진=KISA)
수사를 통해 적발한 다량의 휴대전화를 이용한 스팸 전송 환경 (사진=KISA)

저렴한 비용·통신업자 묵인으로 스팸 발송 증가

스팸은 이용자에게 일방적으로 발송되는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의미한다. 하지만 모두 불법은 아니다. 예컨대 영리 목적이 없는 선거홍보문자나 사전에 수신 동의를 했는데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 등은 스팸에 해당하지 않는다.

황성원 KISA 118사이버민원센터장은 “6·13 지방선거 기간 선거홍보문자 45만건이 스팸으로 신고됐지만, 선거 관련 문자는 비영리 목적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스팸에 해당하지 않아 수신거부에 대한 안내 문자만 발송했다”고 밝혔다.

스팸 발송이 증가하는 이유는 음성, 문자 등 발송 비용이 갈수록 저렴해지고 있어서다. 대형 통신사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걸친 하위 사업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 일부 통신사업자들이 매출을 의식해 스팸 발송을 묵인하고 있다는 점 등의 원인으로 스팸이 늘고 있다는 게 KISA 측의 분석이다.

진화하는 불법스팸 전송기법…빅데이터·AI·머신러닝으로 해결

KISA 조사 결과에 따르면 휴대전화 스팸 신고건수는 2015년을 기점으로 큰 폭 증가했다. 2015년 1천828만건에서 2016년 2천626만건으로 늘었고, 2017년에는 3천51만건을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스팸 신고건수는 1천323만건으로 나타났다.

KISA 관계자는 “2014년 전후로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고, 각종 변종 스팸이 등장하면서 휴대전화 스팸 신고건수도 큰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안드로이드폰에 탑재된 ‘간편신고’ 기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KISA는 간편신고 기능을 애플 아이폰에서도 제공할 수 있도록 애플 측과도 계속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휴대전화 스팸 간편신고 현황 (자료=KISA)
휴대전화 스팸 간편신고 현황 (자료=KISA)

스팸 신고가 접수되면 KISA가 스팸 여부를 확인한 뒤 통신사에 차단을 요청하는 구조다. 이렇다 보니 스팸 수신량은 2013년 이후 점차 감소하는 모양새다. KISA 조사 결과에 따르면 휴대전화 스팸 수신량 건수(1인당 1일 기준)는 2015년 하반기 0.15건에서 2017년 하반기 0.09건으로 줄었다.

문제는 불법스팸 전송기법이 점차 지능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신고되는 휴대전화 스팸 중 약 30% 가량이 이미지 형식으로 나타났다. 이미지 형식 스팸은 글자 없이 이미지만을 첨부한 메시지로, 대부분 불법 도박 및 성인 관련 스팸 메시지가 이미지 형식이다.

KISA는 이미지 형식 스팸이 증가한 이유로 이동통신사와 연계해 문자형 스팸 모니터링을 강화한 점을 꼽았다. 현재 기술로는 이미지를 조금만 변경해도 다른 이미지로 인식한다. 즉 필터링과 감시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스팸의 형태가 변종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ISA는 이미지 형식 스팸을 자동으로 필터링하는 ‘이미지형 스팸 메시지 자동 필터링 시스템’을 올 연말 중 도입해 차단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봉기환 팀장은 “빅데이터, AI, 머신러닝 등 기술을 활용해 이미지를 교묘하게 변경해 배포하는 스팸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전화 스팸 수신량 조사 결과(1인당 1일 기준) (자료=KISA)
휴대전화 스팸 수신량 조사 결과(1인당 1일 기준) (자료=K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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