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국내 주요 O2O 스타트업들은 올 한해를 어떻게 보냈을까?

올해 주요 O2O 스타트업들은 사업확장, 투자소식, 기술개발 등으로 덩치를 키우고 내실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 또한 투자를 받거나 대기업과 제휴를 맺는 등 좋은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물론 좋은 일만 있던 것은 아니다. 대기업과의 상생 논란, 보안 문제 등 크고 작은 일로 업계의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꾸준한 성장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중에서도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 야놀자는 올 한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은 올해 매출액 약 1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요기요, 배달통을 운영하고 있는 알지피코리아, 여기어때를 서비스하는 위드이노베이션,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의 성장세도 눈여겨볼만 하다.

올 해의 O2O 스타트업을 설명하려면 규제도 빼놓을 수 없다. 규제에 부딪혀 사업의 덩치를 키우는데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의 안타까운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 투자 등을 포함한 O2O 스타트업들의 올 한해 주요 이슈를 정리해봤다. 

다사다난 숙박 O2O...네이버와 손잡아

올해 초에는 숙박 O2O에게 치명적인 사건이 각 사에서 발생했다. 여기어때를 서비스하는 위드이노베이션에서는 사용자들의 개인정보가 해킹되는 사건이 발생, 야놀자에서는 프랜차이즈 지점의 성매매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또 연말에는 두 회사의 싸움으로 번졌다. 무단 크롤링 사건, 댓글부대 동원 등 진실공방을 가리는 고소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처럼 올 해 숙박 O2O 업계는 크고 작은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최근 숙박 O2O들은 네이버와 손을 잡기도 했다. 야놀자, 여기어때, 여기야, 룸익스는 네이버에 숙박시설 데이터베이스(DB)를 제공하고 네이버페이로 결제를 할 수 있는 제휴 협의를 마쳤다. 네이버가 가진 풍부한 DB와 시장경쟁력을 활용해 시장파이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음식배달 O2O...‘사업확장’, ‘기술투자’

음식배달 O2O 업계에서 올해 가장 돋보였던 것은 ‘사업확장’이다. 기존에 배달이 안되던 음식점 음식까지 배달에 나서면서 사업확장을 한 것.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9월 신선식품을 배송하던 배민프레시를 반찬 배송으로 사업 방향을 조정, 브랜드명을 '배민찬'으로 바꿨으며 10월에는 배민라이더스 서비스 지역을 서울로 확장했다.

기술강화에도 나섰다. 지난 3월 챗봇, 자연어인식 등 AI 프로젝트 배민 데이빗을 착수, 이를 위해 1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후 우아한형제들은 3월부터 내부 기술자와 외부 기술자를 영입하고 TF를 구성해 배민 데이빗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프로젝트 내용은 IT 대기업과 자사의 서비스를 연동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배달의민족 서비스는 이달 중으로 네이버 클로바와 연동되어 네이버의 AI 스피커에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요기요, 배달통을 서비스하는 알지피코리아도 지난 9월 맛집 배달 서비스 푸드플라이 운영사 플라이앤컴퍼니의 지분을 100% 인수했다. 인수 후 알지피코리아는 요기요 내 ‘요기요 프리미엄’ 카테고리에 푸드플라이 배달 음식점을 추가했다. 향후 몇 년 간 배달통, 요기요처럼 푸드플라이의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현재 푸드플라이는 서울 전역에서 서비스중이며 총 1700개 음식점과 제휴를 맺었다.

부동산 O2O...'사업 확장', '네이버 부동산 베끼기 논란'도

올 한해 부동산 O2O는 오피스텔, 원룸, 투룸 매물정보 제공에 이어 아파트로 영역을 넓혔다.

가장 먼저 직방은 지난 6월 아파트 단지 정보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동여지도 팀을 통해 수집한 아파트 단지 정보와 인근 유치원, 체육시설, 마트 등의 생활권에 대한 정보를 제공, 블로처럼 친근한 설명이 특징이다. 다방도 지난 7월부터 아파트 단지 정보 서비스를 제공했다. 오피스텔, 200세대 아파트 등의 정보를 제공중이다. 또한 시세, 주변 편의시설, 학군, 교통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지난 6월 네이버 부동산과 직방은 부동산 정보 서비스를 두고 '아이디어 베끼기' 등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네이버 부동산은 올해 초부터 PC와 모바일의 단지 둘러보기 메뉴를 통해 아파트 단지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단지 입구, 주차장, 어린이집 등 주요 시설 사진과 설명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을 두고 직방은 네이버 부동산이 자사의 아이디어를 베꼈다고 주장하면서 화제가 됐다.

당시 직방을 포함한 O2O 업계에서는 서비스 차별화를 위한 스타트업의 시도를 대기업이 모방했다고 주장, 네이버는 범용적으로 활용되는 콘텐츠라고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규제 부딪힌 스타트업...풀러스, 푸드테크 

올 한해 O2O 스타트업의 애를 태운 것은 바로 ‘규제’다. 사업초기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기반을 잡고 덩치를 키우려고 하니 규제에 부딪히게 된 것. 대표적인 사례가 카풀앱 풀러스다.

풀러스는 지난 11월 출퇴근 시간 선택제 서비스를 시행했으나 몇일 뒤 서울시에서 풀러스의 시간선택제 서비스가 위법소지가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양측에서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81조’의 해석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서울시, 국토부에서는 오는 21일, 22일에 진행되는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해커톤 결과에 따라 가닥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푸드테크 스타트업에서도 규제완화를 위해 팔을 걷었다. 지난 7월 약 70개사를 품고 출범한 한국푸드테크협회는 현재 관련 규제를 완화화기 위해 노력중이다. 식품안전위생법의 온라인 중개거래, 축산물 위생관리, 음식배달원의 직업군 보장의 규제 완화에 대해 정부와 논의중이다.

올해 얼어붙었던 투자 유치...내년에는 '기대'

올 한해 스타트업 투자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얼어붙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올해 초 전문가들이 전망했던 것처럼 O2O 스타트업의 옥석이 가려졌고, 그 가운데 눈에 띄는 굵직한 기업들만 투자를 받은 것.

야놀자는 지난 6월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로부터 총 6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도 지난 10월 네이버로부터 약 35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식신도 지난 11월 HB인베스트먼트로부터 40억원대 안팎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안병익 식신 대표는 “올 한해 O2O 기업들은 싹을 틔우기도 전에 옥석부터 가려졌다”면서 “전반적인 스타트업 생태계에 투자가 이뤄져야 좋은 기업들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스타트업에 대한 활발한 투자가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달 향후 3년간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를 조성해 벤처창업, 기술혁신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이 설치, 운영하는 모태펀드와 성장사다리펀드의 자본금을 3조원 더 늘려 3년동안 국내 혁신모험펀드 공급을 10조원 규모로 확충하기로 한 것. 이에 업계에서도 내년부터 활발한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 스타트업 생태계가 더욱 탄탄해지길 바라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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