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인 '소녀전선'과 '붕괴3rd'가 인기를 모으면서 미소녀가 등장하는 모바일 게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구글플레이 게임부문 매출 순위에서 붕괴3는 3위, 소녀전선은 7위에 올라 있다. 두 게임 다 중국서 제작된 미소녀가 등장하는 게임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미소녀가 등장하는 콘텐츠는 특정 마니아 층에서만 소비가 된다는 통념을 깬 것이라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소녀전선과 붕괴3rd와 같은 미소녀가 등장하는 게임이 동시에 앱 마켓에서 매출 10위권에 오른 현상은 특이한 현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소녀 게임이 출시 직후 단기간 인기를 끌었던 적은 있지만 소녀전선은 출시된 후 3달 동안 꾸준히 매출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이제는 미소녀 게임이 특정 마니아층이 아닌 일반 대중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을 줄 수 있는 콘텐츠라는 판단이 나오고 있다.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평가도 호평이 많다. 붕괴3rd를 플레이하는 한 유저는 구글플레이에 ‘회피스킬로 슬로우모션을 구현한다는 것에 매우 놀랐고 목표달성을 할 때마다 주는 보상도 만족스럽다’ ‘3D액션게임으로 전체적으로 퀄리티가 상당히 높다’등의 평을 남겼다.

물론 두 게임 모두 다 게임의 본질인 ‘재미’가 있다는 점에서 장르를 떠나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요소를 지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고 다른 일반 모바일 게임에 비해 과금요소가 적다는 점도 두 게임의 인기 요인이다. 붕괴3rd의 경우 일반적인 RPG게임에서 볼 수 있는 자동전투 모드가 없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예쁜 캐릭터들이 등장해 게임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한 번 쯤은 관심을 모을 수 있을 정도의 캐릭터 완성도가 있다는 점이 인기의 핵심으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미소녀가 등장하는 게임이 인기를 끌었던 적은 과거 데스티니 차일드, 브라운 더스트 등이 있었는데 미소녀 게임이 동시에 앱마켓 게임부문 매출 10위권에 등장한 적은 없었다”며 “지금 미소녀 게임이 동시에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서 소수라고 생각됐던 미소녀 마니아층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소녀전선은 구글플레이 기준 다운로드 100만 이상, 붕괴3rd는 10만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데스티니 차일드로 인기를 모았던 넥스트플로어 관계자는 “데스티니 차일드도 미소녀들이 등장했던 게임인데 당시 출시 후 매출 1위에 올랐을 때 국내 미소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며 “인기의 원동력으로는 기본적으로 잘 그려진 그림에 재밌는 스토리가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5일기준 구글플레이 게임부문 매출 순위

미소녀 게임 왜 하는가

전문가들은 미소녀 게임이 인기를 끈 현상은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 왔던 현상이고 국내서도 점점 마니아층이 늘고 있어 새로운 현상은 아니라고 짚었다. 2012년에 출시된 모바일 게임 확산성 밀리언아서와 2014년에 출시된 큐라레 등이 출시 당시 인기를 모은 적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소녀게임은 기본적으로 캐릭터들을 수집하는 데서 재미와 만족감을 느낀다”며 “미소녀게임 마니아층은 주로 미소녀게임 출시가 활발한 일본에서 큰 소비자 집단으로 존재했는데 이제 국내서도 특정 분야에 집중적인 관심을 가진 오타쿠 문화가 퍼지면서 일정 수준의 소비력을 지닌 집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도 “과거 PC온라인 게임에서 미소녀 게임을 즐겼던 소비자층이 있었던 만큼 모바일 게임시장이 확대되면서 그 소비자층이 넘어왔을 수도 있는 만큼 미소녀게임 인기 자체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어 “남성이든 여성이든 게임 안에서 미소녀나 미소년 캐릭터를 수집해 본인이 컨트롤 할 수 있다면 유저들에게 큰 만족감을 줄 수 있고, 게임이지만 캐릭터들과 교감을 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에 자기만족 측면에서 높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붕괴3rd 이미지 (사진=구글플레이)
소녀전선 이미지 (사진=구글플레이)

 

미소녀 게임 지속 등장 가능성 높아

업계는 미소녀 모바일 게임이 당분간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트렌드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출시된지 1주일 만에 구글플레이 매출3위에 오른 붕괴3rd, 출시된지 3개월이 지나도 여전히 매출 순위 탑10 안에 있는 소녀전선의 선전을 심상치 않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인기를 얻고 있는 예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게임들이 중국이나 일본으로부터 수입된 게임들이 다수지만 국내 게임사도 데스티니 차일드와 같은 게임으로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 낸 적이 있기 때문에 미소녀 게임 개발에 강점을 보이는 게임사들 중심으로 미소녀 게임 제작 붐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소녀 게임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과거 블루홀의 PC온라인 게임인 ‘테라’의 경우 주인공인 ‘엘린’캐릭터가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또 현지에서 엘린을 활용한 2차 창작물까지 등장해 잘 만들어진 미소녀 캐릭터의 힘은 증명된 바 있다. 게임성이 갖춰진 게임 내에 등장하는 미소녀 캐릭터를 잘만 활용하면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장르를 불문해 미소녀가 등장하는 게임의 장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