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지난해 인간계 바둑을 평정하면서 인공지능(AI)의 존재감을 전세계에 알린 구글 딥마인드팀이 19일 저명한 과학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자사의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 제로'를 공개해 화제다. 알파고 제로는 AI가 인간 도움 없이 강화학습을 통해 스스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과학계 및 산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주고 있다.

이와 함께 AI,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이 상용화되는 본격적인 4차산업혁명시대가 다가오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 등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기술이 발전하는만큼 인간의 개입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계가 더 신속, 정확하게 효율적인 업무를 할 수 있으며 비용까지 저렴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인간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AI로 인해 인간이 잃자리를 잃게 된다는 말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두가지로 나뉜다. ‘아직 멀었다’와 ‘실제로 느껴지고 있다’는 것.

아직 멀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런 날이 오려면 아직 멀었다”거나 “그래도 사람이 해야지 어떻게 기계가 해”라는 입장이다. 인간이 하는 일을 기계가 대체할 날이 먼 훗날이라고 생각하거나 기계가 개입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국내외 기술개발 현황을 살펴보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비록 아직 AI, IoT 등의 기술 수준은 초기 단계이나 점차 인간을 대체할 소지가 다분히 있어 보인다.

최근 기자가 만난 인터넷 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향후 노후 대책으로 택시운전기사를 생각했다고 한다. 물론 장난스럽게 한 말이지만 “앞으로 자율주행차가 개발되기 때문에 힘들 것 같다”는 말을 던졌다. 또 다른 지인은 “나는 운전을 못하니까 자율주행차량이 나오면 그때 차를 살 것”이라는 말까지 한다.

하지만 이 말을 듣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현재 IT기업을 비롯해 완성차업체, 통신사에서 완전자율주행개발을 목표로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 글로벌에서는 국내보다 더욱 일찌감치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를 받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따라서 완전자율주행이 현실화된다면 택시 및 버스 종사자들의 생계를 위협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미 기계와 시스템에 일자리 대체...인공지능(AI)은 '큰 파도' 

기자는 'AI가 일자리를 감소할까?'라는 질문에 ‘현재 피부로 느껴지고 있으며 그 날이 머지 않았다’라고 대답하고 싶다. 자율주행, 무인화시대까지는 아니지만 현재 우리 실생활에서 이미 기계가 대체하고 있는 부분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간단하게 AI, IoT 등 화려한 신기술이 적용되지 않았더라도 지하철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약 10년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지하철 내 매표소 직원들을 볼 수가 없다. 사람들은 표를 끊지 않고 체크카드, 신용카드, 교통카드 등으로 지하철을 탄다.

또 가까운 예로 맥도날드 매장만 가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맥도날드는 키오스크를 설치, 이제 더 이상 주문을 사람에게 하지 않아도 기계를 통해 주문, 계산까지 할 수 있다. 이용하는 손님들 입장에서는 이제 더 이상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기위해 종업원에게 몇 마디 말을 건네지 않아도 된다. 맥도날드 외에도 키오스크 설치는 극장, 병원에도 설치되어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은행도 마찬가지다. 우선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는 대표적인 비대면 서비스다. 두 은행은 모두 점포가 없으며 입금, 출금, 대출 등 대부분의 은행업무는 모두 모바일에서 처리할 수 있다.

또 은행에 로봇도 투입됐다. 최근 우리은행은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로봇 페퍼를 도입했다. 페퍼는 창구 안내, 금융상품 추천, 이벤트 안내 등 은행 업무를 직접 수행한다. 아직은 간단한 상품을 안내하는 수준이지만 향후 개인용 대출 심사 등 고도화된 업무에도 페퍼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처럼 우리 실생활 전면에 신기술이 속속 침투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CEO는 최근 공식석사에서 “로봇이 인간보다 모든 것을 더 잘하게 될 것이며 AI가 일자리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2030년까지 20억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이와 다른 시각의 전망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19년까지 AI가 창출하는 일자리보다 없애는 일자리가 더 많지만, 2020년에는 AI로 인해 일자리 230만개가 창출, 180개가 소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AI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새롭게 생기는 일자리가 많다는 것.

이처럼 AI와 일자리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가운데, 다가오는 미래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다. 정부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차 산업혁명시대가 본격화되면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예측, 중장기적인 일자리 변화 예측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처럼 많은 전문가들이 AI와 일자리에 대한 연구를 진행, 정부에서도 이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과연 AI가 인간의 어느 역할까지 대신할 수 있을지, 대신해야 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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