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LG전자는 오는 14일 사전예약판매를 시작하는 V30의 출고가를 어제(10일) 공개했습니다. 64GB 기준으로 94만9300원입니다. 똑같은 용량의 갤럭시노트8의 출고가 109만4500원 보다 14만5200원 낮은 가격입니다.

사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와 7에 비해 LG전자 V10과 V20이 약 10만원 정도 낮게 출고된 바 있어, V30은 90만원 후반대가 유력할 것이라고 업계는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LG전자는 V30을 예상보다도 약 5만원 정도 더 싸게 내놔 가격에 승부수를 둔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 갤럭시노트8의 경우는 가격이 비싸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출고가 99만원인 갤럭시S8플러스와 비교해 봤을 때 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갤럭시S8플러스에 S펜만 더하면 갤럭시노트8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습니다.

듀얼 카메라와 2GB 더 많아진 램, 0.1인치 더 커진 디스플레이 등을 제외하면 갤럭시노트8과 갤럭시S8플러스는 사실상 차이가 없습니다. 배터리는 갤럭시노트8이 갤럭시S8플러스 보다 200mAh 더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갤럭시노트8은 S펜을 비롯한 듀얼 카메라 등 일부 기능이 향상됐기 때문에 갤럭시S8보다 10만원이 더 비싼게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듀얼 카메라의 단가가 크게 비싸지 않은데다 갤럭시S8과 같은 부품이 많이 사용됐고, 디자인이 비슷해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지 않아 원가가 많이 절감될 수 있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입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언팩이 열렸던 처음에 갤럭시노트8의 출고가가 100만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 것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그렇다면 갤럭시노트8의 가격은 왜 올라갔을까요? 애플이 오는 12일(현지시각) 공개할 아이폰8 때문이라는 분석이 업계의 중론입니다. 애플의 아이폰9은 출고가가 역대 최고액인 999달러(한화 약 113만원)가 될 것으로 외신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갤럭시노트8이 최신 프리미엄 폰이기 때문에 아이폰8과 경쟁하려면 가격 프리미엄에서도 밀려선 안된다는 내부 전략이 작용한 듯합니다.

갤럭시노트8이 애플 아이폰8에 비해 가격(출고가)이 저렴하다는 것은 스스로 프리미엄 폰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국내 시장의 경우 지원금이나 리베이트를 통해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8의 실제 구매가를 낮출 것으로 충분히 예상됩니다.

반면, LG전자는 V30의 출고가를 업계의 예상인 90만원 후반대가 아닌 90만원 초중반인 94만9300원으로 정했습니다. G6(출고가 89만9800원)의 경우는 갤럭시S8(출고가 93만5000원)에 비해 몇 만원 정도 차이 나지만, V30은 갤럭시노트8에 비해 15만원 가까이 차이납니다.

LG전자는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건 것으로 해석됩니다. 2015년 2분기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LG전자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사업부로선 V30의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애플과의 승부에서 가격을 거의 동일하게 맞춘 삼성전자와 가격차이를 확실하게 둔 LG전자. 하반기 패블릿 대전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