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7일부터 이동통신 3사를 통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 사전 예약을 받습니다. 갤럭시노트8의 국내 출고가는 전날인 6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모두의 관심은 가격입니다.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가격을 공표하진 않았지만 업계와 주요 외신들의 예상가는 100만원 이상으로, 역대 갤럭시노트 시리즈 중 최고가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109만4500원이란 구체적인 숫자도 나왔습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 가격이 최종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습니다.
당초 갤럭시노트8은 전작 갤럭시노트7(98만8900원)과 같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노트8을 첫 공개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노트8의 가격이 100만원이 되면 심리적 부담이 크다”며 “앞의 숫자가 1이 되는 것은 안 보려고 한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약 일주일만인 지난달 31일 “우리나라의 경우 (1을) 안 보기가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고 번복했습니다. 고동진 사장이 일선 사업부의 속사정을 모른채 벌어진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
애초에 갤럭시노트8은 90만원대가 불가능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109만4500원은 당초 예상된 90만원대 후반과 괴리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높은 출고가의 요인으로는 엣지형 풀스크린 플렉서블 OLED, 손떨림 방지 기능이 탑재된 듀얼 카메라, 6GB 램, 향상된 S펜 등이 손꼽힙니다.
실제로 미국 디스플레이 전문 기업 디스플레이메이트는 갤럭시노트8 화질평가 결과, 갤럭시노트 시리즈 중 역대 가장 높은 밝기와 해상도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갤럭시노트8 가격이 100만원 이상일 것이란 소식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휴대폰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와 클리앙 등에서는 “사장의 입이 너무 가볍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떠 본 것 아니냐”, “LG V30 사야겠다” 등의 게시물과 댓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IT 전문 매체 샘모바일이 지난달 30일 독자 2623명을 대상으로 ‘갤럭시노트8 가격에 만족하는가’라고 설문조사한 결과 2018명(77%)이 ‘너무 비싸다’라고 응답했습니다.
어차피 단말은 할부 구매...과거 100만원 넘긴 사례도 있어
그럼에도 갤럭시노트8은 무난한 흥행이 예상되는 몇 가지 요소들이 있습니다. 국내 휴대폰 유통시장에서는 대다수의 소비자는 단말기를 2년 할부로 구매합니다. 2년 할부 기준 단말기 10만원 차이는 월 4000원입니다. 갤럭시노트8이 90만원대이던지 100만원대이던지 단말기 가격 차이는 월 요금 납부액으로 보면 큰 차이가 없습니다.
또한 삼성전자가 2012년 출시한 갤럭시노트2(108만9000원)와 2013년 선보인 갤럭시노트3(106만7000원)도 이미 100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출시된 바 있어 이번 갤럭시노트8에서 가격이 과도하게 높은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7월 갤럭시노트FE 출시 당시에도 예상가 70만원을 두고 비싸다는 의견을 제기한 바 있으나 막상 제품이 출시되자 일부 이동통신사의 홈페이지와 대리점 등에서 일시 품절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갤럭시노트FE가 출시된 7월 7일 번호이동 건수는 2만190건이었고, 8일에는 2만3972건에 달해, 시장 과열 기준 하루 2만4000건에 근접했습니다. 현재는 40만대 물량이 거의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갤럭시노트8은 전작 갤럭시노트7이 단종되면서 2015년 8월 갤럭시노트5 이후 2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갤럭시노트 시리즈라는 점에서 대기 수요도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화면과 S펜이 장점인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모델 중 대표적인 스테디셀러입니다.
여기에 정부의 선택약정 요금할인율 인상(20%→25%), 9월 30일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일몰 등 정책 변화에 따른 이득도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연 갤럭시노트8의 가격이 예상대로 109만4500원에 책정될지, 소비자들의 심리적 부담감을 주는 100만원 이상의 갤럭시노트8의 판매 수준은 어느 정도 일지 이제 지켜볼 일만 남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