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우리나라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수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알뜰폰 가입자 비중을 보면 데이터 이용에 강점이 있는 LTE 보다는 3G 가입자가 10명 중 8명 꼴로 훨씬 많다. 알뜰폰 시작 초기에 저렴한 요금제로 마케팅을 한 결과다. 알뜰폰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3G 보다 LTE망 가입자를 늘려야 한다. 한 조사에서는 LTE 이용자가 3G 이용자 보다 데이터를 10배 더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에 논란이 됐던 LTE-3G 망도매대가가 달랐지만 이제는 같아 졌다. LTE 다운로드 속도는 120.09Mbps로 3G(5.59Mbps) 보다 20배 이상 빠르다.

이통3사의 망을 임대해서 사용하는 알뜰폰의 경우 아직도 3G 가입자가 8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예전에는 이통3사가 2G나 3G 망 임대료를 더 저렴하게 알뜰폰에게 제공했기 때문에 틈새 시장을 노려 2G나 3G 가입자 유치에 더 나섰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미래부가 알뜰폰 시장 성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3G와 LTE의 망 임대료(종량제 기준)는 같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알뜰폰 가입자들이 3G를 더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그동안 3G 가입자에게 치중했던 것과 그로 인해 저렴한 폰이라는 인식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 가입자 연령대 또한 중장년부터 노년층이 많아 데이터 사용량이 떨어진다. 그만큼 수익성도 낮아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기 쉽지 않은 구조다.

15일 알뜰통신사업자협회에 따르면 2016년 12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의 3G 사용자 비중은 77.7%이다. 1년 전인 2015년 12월은 알뜰폰 가입자 중 3G 사용자의 비중은 85.3%이다. 2014년 12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의 3G 사용자 비중은 85.5%다. 즉 2016년부터 알뜰폰 3G 가입자의 LTE 전환이 이뤄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알뜰폰의 공식 명칭은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이다. 2004년부터 에넥스텔레콤을 시작으로 MVNO 회사들이 2G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2012년부터 대기업 계열사인 CJ헬로비전이 MVNO에 뛰어들어 헬로 모바일을 런칭했고, SK텔링크나 KT M 모바일 등 이동통신3사 자회사들도 MVNO 사업을 시작했다. MVNO라는 단어가 소비자들에게 낯설다는 의견이 나오자 2012년 방송통신위원회가 명칭 공모를 시작했고 알뜰폰이란 이름이 선정돼, 2012년 6월부터 알뜰폰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사진=NH농협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3G서비스가 시작했을 때 알뜰폰 사업자들은 2G 중심으로 서비스했고 LTE가 도입됐을 때 3G 중심으로 서비스를 펼쳤다”며 “이통3사에 대등하게 경쟁할 수 없기 때문에 틈새 시장을 노린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통3사들도 처음에는 LTE보다 3G에 망임대료를 저렴하게 제공했기 때문에 알뜰폰 사업자들은 3G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가 등장하면서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해 알뜰폰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3G 망임대료와 LTE 임대료가 결국 같아지게 됐고, 미래부가 계속 망 임대료 인하와 전파 사용료 면제를 유예하면서 알뜰폰 살리기에 적극 나섰다.

종량제 기준 3G와 LTE의 망 임대료는 같지만, 알뜰폰 업체들이 이통3사에 지급하는 망 사용료 결제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3G의 경우 RM(종량형)방식으로 이용자가 사용한 만큼의 데이터 사용료를 알뜰폰 업체가 이통3사에게 지급하지만 LTE의 경우 RS(수익배분형)방식으로 요금제 사용에 대한 수익 배분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LTE를 RM 방식으로 결제할 경우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3G, LTE 각각 알뜰폰 업체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이통3사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알뜰폰 LTE 요금제의 경우 이통3사 데이터 요금제를 모방한 A 요금제가 있다면 그로 인한 수익을 6:4~5:5 정도로 알뜰폰 업체와 이통3사가 나눠 가지는 것이다.

3G와 LTE 망 임대료가 같은데도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통3사에게 망 임대료 지불하는 방식이 다른 이유는 LTE 사용자가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용자의 LTE 데이터 사용 만큼 지불하는 RM방식으로 결제할 경우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를 감당하지 못한다. 결국 미래부의 알뜰폰 활성화 노력으로 2016년부터 LTE 가입자가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CJ헬로비전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LTE 가입자의 비중이 52%를 차지하고 있다.

알뜰폰의 ARPU를 늘리기 위해서는 LTE 사용자가 많아져야 한다. ARPU가 늘어날 경우 알뜰폰의 매출이나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를 위해서는 전파사용료 면제 유예나, 망도매대가 인하, 데이터선구매제 등 다양한 혜택이 이뤄져야 한다고 알뜰폰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미래부 관계자는 “알뜰폰은 이통3사를 견제해 가계통신비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고 본다”며 “LTE 가입자가 늘어난 것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