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백연식 기자]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 소송을 맞으면서 최근 국내 게임업계가 소송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리니지 모바일 게임을 준비하는 엔씨소프트는 넷마블의 자회사 이츠게임즈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고, 아이피플스는 넷마블의 모두의 마블에 대한 소송에 들어갔다.

국내 게임 업계에 이처럼 소송이 최근 진행되는 것은 인기 게임이 히트를 기록할 경우 업체들이 비슷한 게임을 계속 만들어 내는 문화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이피플스는 넷마블의 모두의 마블이 자사 모바일 게임 ‘부루마불’의 디자인 등을 도용했다면서 넷마블에 대해 저작권 위반·부정경쟁행위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아이피플스는 넷마블이 모두의 마블을 론칭할 때 부루마블 소재 온라인 게임을 출시한다고 홍보를 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 이미지=아이피플스

모두의 마블이 출시된 지, 3년이 지난 시점에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넷마블이 부루마블 소재라는 것을 이용했다는 점은 도덕적인 측면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모두의 마블을 론칭할 때 부루마블 소재라는 점을 보도자료를 통해 알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루마블 게임 자체가 모노폴리 게임을 응용했기 때문에 저작권을 주장하는 것이 애매한 측면이 있지만 부루마블 소재라는 것을 동의없이 언급했다는 점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우리는 언론을 통해 관련 사항을 언급하는 것이 아닌, 법정에서 명확히 가리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달 초, 넷마블 자회사인 이츠게임즈에 대해 소송에 들어갔다. 이츠게임즈의 ‘아덴’은 올해 7월 애플리케이션 마켓인 원스토어에 출시됐고,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4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타이틀이나 아이템 명칭 등이 리니지와 비슷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가상 세계 왕국인 ‘아덴’은 ‘리니지’의 배경인데가, 게임 프로모션의 문구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츠게임즈는 지난 10월 넷마블에 인수돼 자회사가 됐고, 현재 게임 운영도 이츠게임즈가 하고 있기 때문에 넷마블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최근 국내 게임 업계에 소송이 진행되는 이유는 국내의 경우 게임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모바일 게임의 경우 기존 PC 온라인 게임 IP(지적재산권)을 가지고 리메이크 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하나의 게임이 인기를 끌면 비슷한 게임을 계속 개발해 묻지마식 출시하는 게임 문화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최삼하 서강대 MTEC(구 게임교육원) 교수는 “아덴의 경우 리니지 표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모두의 마블 경우도 넷마블이 큰 회사이니만큼 게임을 출시할 때 아이피플스의 동의를 이끌어 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홍 숭실대 교수(게임학회 회장)는 “국내 게임 산업의 경우 IP가 외국처럼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국내 게임 산업에 지적재산권을 확실히 인정받는 계기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 이미지=구글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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