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중국 휴대폰 시장에 격변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 1분기, 화웨이가 정상을 차지했지만 샤오미의 추락은 많은 사람을 놀래켰고 OPPO와 VIVO의 상위권 등장은 또 한번 놀라움을 안겼다. 애플 실적의 하락과 함께 휴대폰 산업이 새로운 판세에 접어들고 있으며 새로운 휴대폰이 쏟아지는 가운데 구조적 변화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중국 베이징천바오(北京晨报)는 샤오미와 화웨이의 전쟁이 보여주는 중국 휴대폰 시장의 변화 양상을 분석했다. 돌풍을 일으킨 화웨이를 비롯해 삼성전자와 애플이 중국 하이엔드 휴대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중저가 브랜드가 치고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돌풍의 주역 샤오미는 애플과 함께 하락세로 고전하고 있다.

■ 샤오미를 넘어 트로피를 거머쥔 ‘화웨이’

샤오미와 화웨이는 지난해 1분기만해도 서로 높낮음을 구별하기 어려운 중국산 휴대폰 브랜드였지만 단 1년 만에 희비가 가려졌다. 중국 휴대폰 시장의 트로피는 화웨이가 거머쥐었으며 샤오미는 중국 시장에서 3위권 밖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베이징천바오가 인용한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어낼리틱스의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2016년 1분기,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은 1660만대로, 샤오미의 1280만대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글로벌 휴대폰 시장 경쟁에서 두 곳의 중국산 퓨대폰 브랜드 역시 다른 길을 걸었다.

베이징천바오에 따르면 화웨이 컨수머 비즈니스 위천둥 CEO는 “화웨이 컨수머 사업의 올해 1분기 글로벌 판매 매출이 전년대비 61% 올랐으며, 출하량은 전년대비 44% 증가했다”고 말한 바 있다. 스트래티지 어낼리틱스 데이터에 따르면 화웨이 휴대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48% 늘었으며 이중 화웨이의 하이엔드 제품 ‘메이트 8’이 가장 인기를 구가하며 지난 4개월간 이미 4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 샤오미 화웨이

이와 비교했을 때, 샤오미의 성적은 다소 초라하다. 베이징천바오는 “올해 1분기 샤오미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전년의 13%에서 12%로 감소했다”며 “비록 최근 3위에 오르긴 했지만 향후 전망이 밝지 않다”고 분석했다. 샤오미의 스마트폰은 올해 1분기 중국 출하량이 1280만대에 그쳤으며 전년 대비 9% 줄어든 것이다.

선두에 있는 화웨이, 삼성, 애플 등 3대 브랜드가 하이엔드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뒤를 따르는 OPPO, vivo, 진리(金立), 메이주(魅族), ZTE, 레노버 등 브랜드의 맹렬한 기세가 샤오미의 설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형세다.

IDC는 글로벌 휴대폰 시장 보고서에서 이같은 상황을 지작했다. 올해 1분기 글로벌 휴대폰 시장 순위 5위권 업체는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OPPO, vivo이며, 샤오미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중국 내 시장에서 샤오미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 중국 휴대폰 기업 5위권은 화웨이, OPPO, 샤오미, vivo, 애플이 차지했다.

■ 오프라인 매장 전쟁 확산 

올해 1분기 중국 휴대폰 시장의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OPPO와 vivo였다. OPPO 스마트폰은 올해 1분기 1320만대 출하량을 기록해 1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전년 같은 동기의 790만대와 비교해 67% 폭증한 것이다. vivo는 4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의 7%에서 올해 12%까지 늘었다.

중국휴대폰연맹의 왕옌휘 비서장은 “상승세에 있는 몇 개의 휴대폰 기업 중 OPPO와 vivo의 시장 점유율은 매우 눈에 띄고 있으며 이는 바로 오프라인 채널의 확장 덕이다”라고 말했다. 샤오미의 시장 점유율이 대폭 하락한 가장 원인이 바로 오프라인 시장을 등한시 한데 있다는 이야기다.

온라인 판매가 한계에 다다르자 대부분의 휴대폰 업체는 올해 오프라인 매장 확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4월 30일, 샤오미가 광저우에 첫 번째 직영점 ‘샤오미즈자(小米之家)’를 낸 것이 대표적 예다. 이와 동시에 화웨이의 ‘천현(千县) 계획’ 역시 전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 러스(乐视), 360도 각각 유통업체와 손잡고 유통망 확충에 한창이다. 레노버 산하의 ZUK 역시 올해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이다.

ZTE는 ‘2016년은 ZTE 유통의 해로 명명하며 ZTE 유통 채널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하면서 중국 휴대폰 기업 3위권을 목표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ZTE는 3000~4000개의 팝업스토어 매장을 만들 계획이며, 이중 1선 도시 한 곳마다 2곳의 플래그십 매장을 낸다. 팝업스토어 이외에도 ZTE는 40여 곳의 유통 전문가를 투입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다.

■ ‘가성비’ 저문 자리에 ‘신제품’ 전쟁

베이정천바오는 2분기에 들어 휴대폰 기업들의 신제품 출시 주기가 한층 빨라졌으며 ‘낮은 가격에 높은 성능’을 강조하던 방식이 이제 ‘옛날 방식’이 됐다고 지적했다.

최근 롱야오(荣耀)가 내놓은 플래그십 휴대폰 V8은 더블 렌즈, 2K 화면에, 장시간 배터리 등 V8의 간판 모델이 됐다. 화웨이는 4월 중 P9 휴대폰을 내놨으며 라이카와 공동으로 설계한 렌즈가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롱야오 총재 차오밍(赵明)은 “인터넷 브랜드 휴대폰의 발전 양상이 진화하고 있으며 높은 성능에 낮은 가격을 강조하던 시대는 더 이상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5월 10일부터 에약 구매에 돌입한 롱야오의 V8은 2299위안부터 시작한다. 같은 날 샤오미는 역사상 최대 크기 화면의 샤오미 맥스(Max)를 내놨다. 6.44인치는 휴대폰 업계에서 보기 힘든 사이즈로 그 가격이 1499위안부터 시작한다. 그 이전 360이 10코어의 1000위안 휴대폰 N4를 내놓은 바 있다. 360의 주팡하오(祝芳浩)는 이 제품이 1000위안 대 시장을 사로잡을 것으로 확신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한달 전 이 히사는 599위안 제품 F4를 출시하기도 했다.

메이주는 세 시리즈를 동시에 내놔 휴대폰 업계를 놀래켰다. 러스 역시 세 가지 신제품을 내놓는 등 휴대폰 업계의 신제품 출시 경쟁은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중국 휴대폰 업계는 ‘혁신’ 없이는 영속할 수 없다는 위기감 아래 새로운 시장 판도로 접어든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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