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노키아. 왕년에 전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핀란드의 국민 기업으로 불렸다. 하지만 모바일 시장의 패러다임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뀌며 공룡 노키아는 소프트웨어적인 변화에 뒤쳐져 경쟁사인 애플, 삼성전자에 밀리고 계속되는 실적 추락을 겪었다. 하지만 핀란드 역전의 용사 노키아는 휴대폰 사업부를 매각하는 등 군살을 줄이며 B2B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집중, 부활의 날개짓을 펼치고 있다.

1980년대 처음 휴대폰 시장에 진출한 노키아는 1990년대 후반 모토로라를 제치고 전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1%에 달하며 2000년대 핀란드 경제 성장의 25%를 책임졌다.

▲ 노키아는 왕년에 전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핀란드의 국민 기업으로 불렸다 (사진=플리커)

앞으로 계속 승승장구할 것처럼 보였던 노키아는 2000년대 후반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며 변곡점을 맞게 된다. 사실 애플보다 스마트폰을 처음 개발했던 노키아는 소프트웨어, 즉 앱 생태계에 초점을 두었기보다는 하드웨어의 우위성 만을 자신했다.

노키아는 자사가 개발한 스마트폰 OS(운영체제)가 실패하자 스마트폰 오픈소스 OS인 안드로이드를 채택하기 위해 구글에 타사보다 먼저 OS를 제공해달라는 등의 특권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고, 이 거대한 조직은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환경에서 느리고 권위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뿐이었다.

결국 노키아는 애플,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밀리며 지난 2012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휴대폰 사업부를 매각했다. 결국 노키아는 초심으로 돌아가 원래 강점이었던 통신장비를 발판으로 다시 핀란드 경제의 자존심으로 올라서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 라지브 수리 노키아 CEO (사진=블룸버그통신)

2014년 노키아 CEO(최고경영자)로 올라선 라지브 수리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동시에 통신 네트워크 장비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지멘스가 보유한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의 지분을 전부 사들였고, 프랑스 네트워크 장비 회사 알카텔-루슨트와 알카텔이 소휴한 벨 연구소를 인수했다.

최근 10년간 주력 사업이던 휴대폰 사업을 걷어내고 B2B 통신 네트워크 장비를 주력하는 회사로 체질을 개선에 성공한 노키아는 현재 통신 장비 시장에서 3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며 반토막이 났던 매출과 영업이익이 다시 상승 중이다.

지난 2월 발표된 2015년 매출은 125억 유로(한화 약 17조원), 영업이익은 20억 유로(약 2조6500억원)를 기록해 노키아 전성기 시절이었던 2007년 영업이익률(15.6%)을 회복했다.

현재 노키아는 ‘Something Big’이라는 키워드로 노키아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5G 기반 기술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시킨다는 계획이다.

노키아코리아 관계자는 “노키아는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국내 통신사 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의 통신사와도 5G를 공동 연구하고 있다”며 “5G를 위한 기술 연구 및 개발을 통해 사물 인터넷 생태계 조성과 확산에 기여한다는 것이 앞으로 노키아의 비전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