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구글이 온라인 쇼핑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검색 공룡' 구글이 막대한 검색 영향력을 무기로 쇼핑에 입성할 경우 전자상거래 시장은 큰 파장이 예상된다. 구글로서는 '전자상거래 공룡'인 아마존을 의식한 고육지책이다. 그렇지만 구글이 직접 쇼핑에 진출한다는 것은, 소규모 전자상거래 업체들 위에 군림하면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국내에서도 검색 절대강자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정체돼 있는 사업구조와 포화된 시장상황을 타개하고, 해외 사업자의 공략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주요 외신들은 지난 15일 구글의 온라인 쇼핑 시장 직접 진출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구글이 모바일에서 검색한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구매버튼을 수주 내에 도입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현재는 쇼핑을 위한 검색을 하면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구글의 구매버튼을 클릭하면 구글 내에서 제품 구매를 할 수 있게 된다.

구글의 전자상거래 진출은 자사의 본원적 경쟁력을 방어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결정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공식석상에서 "구글의 최대 경쟁자는 야후나 빙 등 검색이 아닌, 아마존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검색 광고가 핵심 수익원인 구글이 그 중 가장 수익성이 높은 제품 검색에서는 아마존에게 속수무책 당하고 있다. 지난해말 미국 온라인 시장 기준으로 아마존에서의 제품 검색은 40%에 육박했지만, 구글은 겨우 10% 수준에 머물렀을 정도다.

구글의 온라인 쇼핑 시장 진출은 아마존과 이베이 등 공룡들끼리의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한 결정이다. 그렇지만 그동안 구글과 공생관계를 유지해 왔던 중소 판매사이트들은 최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자체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구글 입점에 모든 것을 걸고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 뻔하다. 더 큰 문제는 구글이 제품 판매에 관한 마케팅 정보를 독점하면서 중소 판매사이트들은 단순 유통업체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 네이버페이

국내의 경우,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 시장에 스며들 듯이 진출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말 모바일 O2O(온오프라인연계) 플랫폼 '샵윈도'를 오픈했다. 모바일에서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 주고, 네이버 체크아웃을 통해 바로 결제를 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다.

특히 네이버는 다음달 '네이버페이'를 출시하면서 이번 구글의 발표와 궤를 같이하는 온라인 쇼핑 시장 진출을 완성한다. 네이버페이는 검색부터 쇼핑, 결제, 구매내역 관리까지 가능한 쇼핑플랫폼이다. 앞으로 네이버페이를 이용한다면 네이버ID만으로 다른 사이트 가입이나,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렇지만 네이버 역시 중소 판매사이트들과의 '상생' 부분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검색의 지배력 전이 논란으로 홍역을 앓았던 네이버는 지난해 6월 자사의 오픈마켓 샵N 사업을 종료한 바 있다. 당시 삽N 철수 배경은 업계와 정부 등 외부의 불편한 시각을 해소하고, 판매수수료를 없앰으로서 중소상공인의 상생에 기여하겠다는 점이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시장 상황이 변했다. 이미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알리바바, 아마존, 이베이, 그리고 이번에 구글 마저 뛰어들면서 글로벌 공룡기업의 격전지로 변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삼성페이의 등장으로 인한 핀테크 시장도 활성화 기로에 있다. 네이버가 외부의 불편한 시각만을 의식해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알리바바와 아마존, 구글 등 해외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들어과 결제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상황에서)네이버의 온라인 쇼핑 시장 진출에 대한 불편한 시각은 잠잠해 졌다고 본다. 시장 수요에 맞는 소비자 친화적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며, 동시에 법적 책임과 의무를 다해 이용자 보호방안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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