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성상훈 기자] 음악 시장 트렌드가 스트리밍 위주로 탈바꿈 중이다. 실제로 스트리밍 서비스 매출이 음원 다운로드를 앞지르는 등 시장 구조는 빠르게 급변하고 있다.

최근 워너뮤직 그룹은 지난 1분기(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디지털 음악 사업 관련 주요 음반사중에서 최초로 스트리밍 서비스 매출이 다운로드 매출을 웃돌았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워너뮤직 스트리밍 매출은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스티븐 쿠퍼 워너뮤직 최고경영자(CEO)는 "스트리밍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하게 된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며 향후 매출의 주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이제 '스트리밍'은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즐기는 주요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언급했다.

쿠퍼는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지난 2003년 아이튠즈와 아이팟에서 디지털 음원이 히트했을 때처럼 음악 시장도 당시의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곁들였다.

애플 비츠 뮤직 사이트. 애플은 비츠 뮤직 브랜드를 없애고 새로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많은 음반사들이 디지털 음원에 대한 대응이 늦어 쓰라린 경험을 맛보기도 했지만 두번의 실패를 겪지 않기 위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고 쿠퍼는 부연했다.

워너 뮤직의 경우 에드 쉬런, 위즈 칼리파 등 유명 아티스트들의 음원을 스트리밍을 통해 제공하면서 큰 재미를 봤다. 특히 워너 뮤직 역시 애플이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협의 중이라는 소식까지 알려지면서 업계 주목을 끌고 있는 중이다.

애플은 비츠 뮤직 기반의 새로운 유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달 초 열리는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포티파이 프리미엄, 구글플레이 뮤직과 같은 월 9.99달러 요금이다.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도 관련 시장의 급속한 성장세가 밑바탕이 됐다. 음악 시장 패러다임 변화가 예측된 것은 지난 2011년 국제음반산업협회(IFPI)가 디지털 음악 보고서에 관련 내용을 언급하면서부터다.

2011년 4억5,000만달러였던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이듬해 63.1% 성장했고, 2013년에는 51.4% 더 성장해 총 11억1,1000만달러 규모에 달했다. 지난해 역시 약 54% 성장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애플은 아이튠즈를 통해 음원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디지털 음원 시장 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멜론 웹 뮤직 서비스 화면

이미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된 국내 음원 시장도 큐레이션 서비스가 강화되는 등 시장 재편 움직임이 한창이다.

이달 초 NHN엔터테인먼트는 네오위즈홀딩스로부터 네오위즈인터넷 지분 40.7%를 1,059억원에 인수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네오위즈인터넷 음악포털 '벅스'가 FLAC 원음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지 3개월만이다.

CD수준의 FLAC 원음 음원은 벅스 뮤직이 국내 최대 수준인 80만곡을 보유하고 있다. 가입자 2,000만명에 달하는 벅스를 인수해 음원 스트리밍 시장의 향후 잠재적 수익을 노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K플래닛은 지난 2013년 멜론 뮤직을 서비스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를 매각했지만 불과 1년 반만에 '뮤직 메이트'를 선보이며 음원 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다.

네오위즈 벅스뮤직 실시간 차트

뮤직메이트는 쉽게 말하면 '노래만 나오는 라디오'다. 삼성전자의 밀크뮤직과 유사하지만 인터페이스는 많이 다르다. 다양한 테마별로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한 관계자는 "소비자가 노래를 직접 고르지 않고 테마별로 추천해주는 이같은 방식도 스트리밍 서비스의 또 다른 패턴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멜론 뮤직, 엠넷 등 기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도 큐레이션 방식의 서비스를 추가로 내놓으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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