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호연 기자] 공격적으로 핀테크에 뛰어들고 있는 영국의 지난해 핀테크 매출 기여도는 200억달러(한화 약 22조 480억원)로 나타났다. 2020년까지 그 규모는 3000억 달러(한화 약 330조 7200억원) 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25일 여의도 사학연금회관 2층 대강당에서 열린 ‘핀테크인사이트2015 손에 잡히는 핀테크’ 세미나에서는 신재은 퓨처플레이 CFO가 영국 핀테크 산업의 동향 및 시사점을 발표했다.

영국과 아일랜드는 전세계 핀테크 산업을 이끌고 있다. 영국 핀테크 산업은 3분의2가 수도 런던에 몰려있으며, 지난해 핀테크 투자액만 5억3900만달러(한화 약5941억원)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 핀테크 산업 성장률 또한 미국 실리콘 밸리의 2배가 넘을 정도로 가속화되고 있다.

▲ 신재은 퓨처플레이 CFO

■ 영국 핀테크 “금융권 대체 서비스 각광”

신재은 대표에 따르면 영국 핀테크 스타트업 유형은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Alternative Lending ▲P2P Lending(Consumer) ▲P2P Lending(Business) ▲New high street Bank 등이다.

Alternative Lending은 기존 금융권 서비스를 대체하는 대출 서비스이다. 스타트업 ‘Wonga'는 소액의 돈을 3분 안에 고객에게 대출 여부를 판단한뒤 사용자의 계좌로 금액을 송금해준다. 100%가 넘는 고금리임에도 70만원 등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의 유명 VC들이 앞다퉈 투자하고 있으며, 해당 업체는 지난해 전체 배당액만 400억파운드(한화 약 65조 5676억원)를 기록했다.

개인이 개인 혹은 중소기업에게 대출해주는 P2P 서비스도 호황이다. ‘Zopa', ’rate% setter', 'Funding circle' 업체가 잘 알려져 있다. 해당 서비스는 투자손실률을 최대한 줄여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금융 서비스의 단점을 보완한 핀테크 스타트업도 눈에 띈다. ‘Metro Bank'는 New high street Bank 분류된다. 기존 은행과 달리 영업시간과 일수를 대폭 확대했다. 연중무휴이며,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운영한다. 계좌 개설 시간도 15분으로 일반 금융 업체보다 훨씬 적게 소요된다.

■ 영국, 핀테크 1억 파운드 직접 투자

핀테크 본고장 답게 영국 정부는 핀테크 업체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올해 핀테크 업계에 1억 파운드(한화 약 1639억원)직접 투자를 공표한 바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프로젝트 이노베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80여개 금융기관이 핀테크 업체에게 애로사항 등을 듣고 일일이 피드백을 해준 것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핀테크 지원 센터 ‘이노베이션 허브’도 만들어 스타트업의 육성을 돕고 있다.

특히, 영국은 핀테크 산업 규제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영국은 건전성규제기관(PRA)와 금융행위규제기관(FCA)가 핀테크 산업에 규제 혹은 적절한 지원을 하고 있다. 앞서, 영국은 4년만에 통합감독기관 FSA가 PRA와 FCA로 분리되었다. 매출이 작은 중소기업일수록 규제를 완화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해당 기업이 성장하면 전방위적으로 규제를 다시 시작한다.

업체의 고객 정보 수집이나 국가 정보 제공에도 호의적이다. 영국 주요 슈퍼마켓인 'Tesco', 'Sainbuy's Bamk' 는 고객이 지불하는 결제 정보를 모아 자체 은행을 운영할 정도이다. 또 ‘Money Dashboard'는 고객이 주로 사용하는 은행 정보를 한군데로 불러와 혜택이 가장 많은 곳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지만, 사용자 거래내역을 보여준다.

정부차원에서 불공정 영업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정보 채널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은 기존 금융권에서 갖고 있는 정보에 접근해 활용할 수 있다. P2P 서비스의 경우 절세 혜택도 있다.

■ 한국, 로컬 서비스 강화...올해 주목할 분야는?

신재은 대표는 “영국 핀테크 산업은 눈여겨볼만하지만, 한국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 성향과 금융권 서비스 등을 살펴보고 리치마켓이나 이를 보완한 로컬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영국 ‘Commuter Club'의 경우 교통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에 착안, 주요 기차 회사들과 제휴를 맺고 고객이 5.6%의 금리로 월별로 차표를 구입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5.6%의 이자는 기존 월별로 구매했을때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온라인 전당포 ’borro'는 고객이 물건을 맡기면 감정을 매겨 보관 및 판매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시장규모는 마세라티 등 고가의 물품이 거래되는 등 기존 전당포보다 훨씬 크다.

신 대표는 “한국은 ‘계’라는 품앗이 문화가 있고 금융권으로는 수산/농업/축산 등의 담보 대출이 있다”며 “이러한 자원을 좀 더 스마트하게 만드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신 대표는 올해 핀테크에서 ▲바이오매트릭스 ▲파이낸셜 웨어러블 ▲사이버 보안 ▲대안 화폐 ▲모바일 페이먼트 등을 주목할 만한 분야로 꼽았다. 그는 “핀테크는 기술개발이 되고 스타트업의 ‘급격한 성장(Growt hacking)’이 적용되며 파급력이 커지고 있다”며 “핀테크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금융시장 서비스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부터 접근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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