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정일주 기자]“발표를 준비하면서 보니 세계적 핀테크 기업들은 대다수가 결제·송금과는 상관없는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국내 핀테크도 이런 기술적 핀테크에만 집착하지 말고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인적자원의 적절한 투입과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에 힘써야 한다.” 

25일 여의도 사학연금회관 2층 대강당에서 열린 ‘핀테크인사이트2015 손에 잡히는 핀테크’ 세미나서 박소영 한국핀테크포럼 의장은 이와같이 말했다
 
박소영 의장은 1998년부터 전자지급결제 회사 페이게이트 대표로 일을 시작했다. 결제 관련 분야는 물론이고 국내외 핀테크 서비스를 이해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박 대표가 손에 잡히는 핀테크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해외 100대 핀테크 기업등의 사례를 조사하다보니 자신이 핀테크라는 것의 일면만 봐왔던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 박소영 한국핀테크포럼 의장은 2015년 지금이 대한민국 핀테크 신 허브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빠른 규제완화가 있다면 국내 핀테크 한류가 전세계 판도를 바꿀 수 있게 될 것이라 말했다
 
보통 해외 유명 핀테크 사례로 제시되는 기업들은 온덱, 랜딩클럽, 심플과 같은 서비스다. 하지만 실제 글로벌 톱100 핀테크 기업에는 이들의 이름이 올라와 있지 않았다. 대신 FIS,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 피저브 아이엔씨, 다이홀드, 선가드, 노무라 리서치 연구소, 위코 닉스도프 등 생소한 회사들이 상위 핀테크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은 IT서비스 컨설팅 및 비즈니스 솔루션, 금융 서비스 기술, ATM제조, 금융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었다. 해당 기업들의 기업순익은 1/3이상이 핀테크쪽에서 나왔다.
 
이어 박소영 의장은 IT업체 중 핀테크 산업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 대기업들도 조명했다.
 
우선 IBM이 2만 4,000건의 특허를 내는 등 핀테크 시장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IBM은 핀테크 기술이 아닌 영업 방법 데이터 처리, 금융영업 관행, 관리 등의 특허를 많이 냈다. 이어 HP는 보안코딩에 노력 중이며 델은 비트코인을 가장먼저 공식화폐로 인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디지털콘테츠 구매에 비트코인을 허용한 상태다.
 
악센츄어는 핀테크 이노베이션 랩을 통해 핀테크에 기여한 업체들에게 12주 멘토링 프로그램을 뉴욕 런던 홍콩 등에서 제공하고 있다. 네트워크 기술로 유명한 시스코도 전 세계 4곳에 IoT센터 설립 계획 발표했다. 오라클은 소비자 친화력이 높은 뱅킹플랫폼 제공 중이며 그 밖에 레노보, EMC, 인텔, NTT데이터 등도 핀테크에 집중하고 있다.
 
박소영 의장은 “IT대기업들이 시도하고 있는 핀테크 영역도 마찬가지로 결제나 송금 부문을 부각한 기업은 없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의장은 핀테크 톱100 국가별 기업 분포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미국은 54개, 캐나다 4개로 북미만 총 58개의 상위 핀테크 기업이 자리잡고 있었다. 유럽은 22개, 인도는 11개 핀테크 기업이 순위권에 들었으나 국내는 한 곳도 없었다.
 
박 의장은 “핀테크 시장도 인문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모든 것이 기술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인적자원이 적절하게 투입돼 핀테크 서비스를 하는 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을 보면 비대면과 온라인 등 기술적인 핀테크만 생각하기 쉬운데 핀테크에서는 인적자원, 즉 사람의 투입에 대해서도 중요하다는 부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소영 의장은 글로벌 핀테크 산업 동향을 분석해 한국 핀테크 업계가 추구해야할 방향에 대해 입을 열었다. 세계적으로 결제 및 송금보다 증권, 보험, 자산 운용 플랫폼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고 보안 리스크 관리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다음으로 특화된 로컬 기술은 찾아보기 어렵고 모두 세계화가 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도 세계 흐름에 맞춰 글로벌 핀테크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박 의장은 글로벌 핀테크 플랫폼의 공통점을 이야기하며 빅데이터의 중요성도 지적했다. 사기금융을 방지하는 FDS를 적용해도 빅데이터 분석능력이 없는 업체는 이를 운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 의장은 “국내는 빅데이터 전문 분석가가 부족해 다함께 양성하는 마인드를 갖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소영 한국핀테크포럼 의장은 “2015년 지금이 대한민국 핀테크 신 허브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국내의 핀테크 재반을 볼 때 전세계 핀테크 경쟁에서 불리하지 않아 정부의 빠른 규제완화가 있다면 국내 핀테크 한류가 전세계 판도를 바꿀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