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모바일 무선충전 시대가 올해 본격 개화한다. 다만, 여러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표준화 및 시장성이 핵심이다. 특히 사용자경험(UX)이 주요 화두다. 이를 위해 다양한 협력단체 및 업체들의 고군분투가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리서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무선충전 시장은 매출액만 4억8,000만 달러, 한화 약 5,1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정도 수준이면 지난해 1,500만 달러 매출액 대비 3,200배가 증가한 셈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무선 충전이 급물살을 타면서 향후 5년간 급속한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고 지목했다.

다만, 무선충전 기술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표준화와 시장성에 대한 문제다.

20일 삼성전기 관계자는 “무선충전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관점에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며, “시장에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가 선행되든지, 또는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업체의 공격적인 전력투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무선충전 단체의 합종연횡, 발 빠른 표준화 기대
표준화 문제에 난항을 겪고 있는 무선충전 기술은 올해 각 단체들의 합종연횡이 이뤄지면서 대중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까지 무선충전 규격의 주요 연합들은 대표적으로 자기유도방식을 통해 이미 제품을 상용화한 WPC와 ‘리젠스’라는 자기공명방식의 소비자 브랜드를 구축한 A4WP, 북미 지역에서 지지를 받고 있는 PMA 등을 들 수 있다.

WPC는 지난 2008년 12월 출범한 무선충전 단체로 전자유도방식인 ‘치(Qi)’ 표준 방식을 확립하고 브랜드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7월 기준 회원수는 190여 개에 달한다. 스마트폰 등을 통해 상용화된 제품만 540여개에 이른다.

WPC와 비슷한 자기유도방식을 앞세운 PMA는 2012년 3월 출범해 회원수 70여 개를 거느리고 북미 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P&G와 파워매트 테크놀로지스 등이 주도하고 있다.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등의 지지를 받으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자기유도방식과는 달리 자기공명방식을 전개하고 있는 A4WP는 2012년 5월 출범한 단체로 퀄컴과 삼성전자 등 100여개 회원수를 거느리고 있다. 아직까지는 상용화된 제품이 없으나 향후 무선충전 트렌드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중 A4WP와 PMA는 지난 5일 무선충전과 관련된 가용성과 기술 배포를 가속화할 목적으로 조직 설립의향서를 제출해, 올해 중반까지 합병 조건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두 단체는 지난해 2월 서로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협력한 바 있어 이번 합병이 무선충전의 표준화를 앞당길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자기유도 방식과 자기공명 방식은 상호 배타적이라기 보다는 서로가 비슷한 원리로 구동되는 기술이다. 모바일 디바이스 안에 코일이 충전기나 충전패드 내 위치한 전송코일로부터 나오는 전하를 받는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그간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연합은 WPC지만 자기유도와 자기공명을 모두 섭렵할 수 있는 A4WP-PMA 연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다수의 글로벌 공룡 등을 등에 업은 A4WP와 서드파티를 독려하면서 꾸준히 저변을 확대해온 PMA의 시너지에 전 세계인의 눈이 집중된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합종연횡 속에서도 표준화 확립이 지연된다면 그에 따른 관련 산업의 부정적인 영향을 막을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20일 업계 관계자는 “무선충전은 단순히 선 없이 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는 단순한 원리를 지니고 있지만 시장에 적용됐을 때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기술”이라며, “가정뿐만 아니라 차량과 카페, 호텔과 쇼핑몰, 극장이나 공항 등 어디서나 적용할 수 있지만 광범위한 분야를 커버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을 위한 표준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국내서는 삼성전기가 자기유도 및 자기공명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바일을 중심으로 생태계 확장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9일 폐막한 CES2015에서 관련 기술을 시연하기도 했다. LG이노텍은 차량 중심의 무선충전 기술에 집중하고 있으며, 삼성전기와 마찬가지로 두 방식 모두 기술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 자기유도방식의 제품군은 현재 상용화돼 여러 곳에 판매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전용 무선충전패드를 판매 중이다.

■ 글로벌 공룡들 움직일까? 아쉬운 애플의 반쪽짜리 무선충전
무선충전 표준화가 위로부터의 대중화라면, 아래로부터의 대중화는 글로벌 공룡들의 적극적인 무선충전 시장 공세라 표현할 수 있다.

표준화 정립 이후 각 업체들로부터 관련 무선충전 제품이 상용화되거나,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몇몇 업체에 공격적인 제품 출시로 표준화의 발판이 마련되는 두 가지 접근법이 지목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애플의 무선충전 도입은 웨어러블 시장을 통해 무선 충전 기술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견되는 희소식으로 분류됐다. 여타 모바일 기기에 비해 배터리 사용량이 부족한 스마트워치 등의 웨어러블 모델들은 무선충전과 높은 궁합을 보여준다.

다만, 업계에서는 애플이 자체적인 무선충전 방식을 선호함에 따라 당초 기대했던 표준화 작업과 대중화에는 크게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 풀이하고 있다.

애플은 ‘애플워치’ 충전방식에 대해 무선충전과 맥세이프를 결합시킨 혁신적인 솔루션이라 소개한 바 있다. 다만 애플워치의 충전방식은 자기유도방식과 비슷하지만, 자력을 갖춘 충전단자를 애플워치에 장착시켜야 한다는 점을 미뤄 ‘반쪽짜리 무선충전’이라 불리기도 한다. 충전 단자에 꼽는 유선방식은 아니더라도 맥북에 전원을 공급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무선충전 시장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업체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한편, 해외IT전문사이트들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차세대 스마트워치인 코드명 ‘오르비스’에 무선충전 기술을 도입한다. 정확한 무선충전 기술에 대한 설명은 없으나 웨어러블 모델의 레퍼런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 무선충전이 활성화되면 유선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얼마나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 접근성 높은 UX 핵심
무선충전의 기술 표준 및 대중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사용자들 관점에서 기존과 다르게 접근성이 높은 경험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대체적으로 업계에서는 자기유도방식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향후 자기공명방식이 더 각광받고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적인 차이도 있지만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20일 업계 관계자는 “결국 시장은 자기 유도에서 자기 공명으로 흘러갈 것”이라며, “언제 어디서나 공간의 제약없이 여러 기기를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곳에 확대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기유도방식은 무선충전패드에 모바일 기기를 올려두면 자기장을 이용해 충전을 진행할 수 있는 기술이다. 다만 모바일 기기와 패드의 위치가 맞아떨어져야 하며, 조금만 거리를 둬도 충전이 되지 않는다. 1:1 충전이기에 충전단자만 사용하지 않을뿐, 본래 충전방식인 콘센트에 전원을 연결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자기 유도방식이 충전단자를 찾는 대신 올려만 두는 쪽으로 접근성을 높였다면 자기공명방식은 어느 정도 거리가 이격돼도 충전이 가능하다. 또한 여러 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도 있다. 1대 이상의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에게는 패드곁에 여러 대의 기기를 놓고 동시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유도방식보다는 접근성이 더 높다.

다만 자기 공명방식은 유도방식에 비해 충전전력량이 낮고, 인체무해 여부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다.

▲ 삼성전기가 선보인 무선충전 테이블 (사진=삼성전기)

향후 무선충전 방식 구현과 관련해 지난 9일 폐막한 CES2015에서 삼성전기가 선보인 무선충전 테이블이 눈길을 끌었다.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주문까지도 가능하다. 인텔도 CES2015를 이용해 무선충전 기술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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