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재구 기자] 검색 제왕 구글의 미국 내 웹검색 트래픽 지배력이 수년 만에 급속히 잠식됐다. 지난 해 11월 중순 모질라와 야후 간 파트너십이 체결된 이래 채 두달도 안돼 77.5%의 점유율이 75.3%로 하락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현지시간) 스탯카운터 보고서를 인용, 구글이 지난 2009년 이래 웹검색시장에서 이같은 최대의 트래픽 점유율 하락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애플까지도 아이폰, 아이패드용 웹브라우저 사파리의 디폴트(기본)검색엔진 공급사를 구글 대신 다른회사로 돌릴 것으로 알려져 구글 웹검색 시장 점유율의 추가 하락도 임박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모질라가 구글 대신 라이벌 야후와 제휴하면서 미국 내 구글검색 점유율이 수년만에 떨어졌다. 구글 매출의 90%가 웹검색 관련 사업에서 나온다.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의 미국 웹검색시장 트래픽 점유율은 지난 해 1월 79.3%, 11월 77.5%에서 12월에는 75.2%로 추락했다. 반면 야후의 웹검색 트래픽 점유율은 7.4%에서 10.4%로 더많이 비율로 상승했다. 

그동안 모질라는 파이어폭스 웹 브라우저에 구글엔진을 디폴트(기본)검색 엔진으로 번들링해 서비스해 왔다. 하지만 지난 해 11월 중순 야후와 5년간 제휴하기로 합의하면서 자동적으로 구글 라이벌인 야후 검색엔진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다. 

구글은 적어도 지난 2008년 이래 미국 웹검색 시장에서 가장 낮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또한 경쟁사 야후가 지난 2009년 이래 최고의 점유율을 기록하도록 허용했다.

미국인 웹브라우저 사용자의 37%는 구글의 크롬브라우저를, 34%는 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를, 12%는 파이어폭스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글은 웹검색 트래픽시장에서 불변의 시장 지배자로 군림해 왔다.

하지만 이같은 구글의 절대적 지배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월 이후 짧은 기간 동안 드러난 미국 웹검색 트래픽 점유율 변화는 수렁에 빠진 과거 인터넷 거인 회생에 애써 온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의 승리로 여겨진다. 

▲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5대 검색엔진의 미국내 웹검색 점유율을 보여주는 그래프. 붉은 색은 구글, 청색은 MS 빙, 연두색은 야후.(자료=스탯카운터)

■애플, 기본 검색엔진 구글 대체 방안 검토 중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에겐 이 상황이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보고 있다.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폰 진영과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자사 사파리 웹브라우저의 디폴트 검색 엔진인 구글엔진을 다른 제품으로 바꾸려는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애플이 검색엔진 공급사를 구글 대신 야후를 선택할지, 빙을 선택할지, 또는 자체 엔진을 사용할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누가 검색엔진을 제공하든 간에 구글의 웹검색트래픽을 빼앗아 간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애플이 구글을 떠나 다른 회사의 검색엔진을 디폴트엔진으로 선택하게 된다면 이는 구글에게 막대한 손실이 된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 미국 모바일 웹트래픽의 절반이상(54%)가 애플 사파리 웹브라우저 사용자들에게서 나왔다.

예전에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전개된 적이 있었다. 지난 2012년 애플은 구글맵을 사용하다가 이를 자체 애플맵 앱으로 대체했다. 당시 애플이 자체 개발한 지도앱인 애플맵앱 소프트웨어는 버그로 넘쳐나는 끔찍한 것이었다. 하지만 애플은 이 실수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도데이터 품질은 점진적으로 개선됐지만 팀쿡 애플 CEO는 결국 새 지도앱에 대해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팀 쿡 애플 CEO는 구글맵 논란으로 너무나 화가 난 나머지 담당 최고 임원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애플이 구글을 또다시 버린다면, 어떤 대체방안을 갖고 있든 간에 목적에 맞아떨어지는 대체물을 고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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