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정일주 기자]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자사의 웹소설 콘텐츠 서비스를 키우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 이유로 기존 웹소설 업체들은 모바일 흐름에 따른 웹소설 시장의 성장과 2차 창작물의 가능성을 꼽았다.

네이버는 작년 1월 웹소설 서비스를 출시한 후 공모전을 지속적으로 개최하며 신인 작가 발굴에 힘쓰고 있다. 지난달에는 SF와 판타지 장르소설 공모전을 개최해 이달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지도 출시 7개월 만에 서비스를 개편하고 웹소설 카테고리를 추가로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단편소설 공모전을 열고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서비스를 알림과 동시에 신규작가의 유입을 노렸다.

■ 모바일 흐름타고 커지는 웹소설 시장

포털 사업자들이 이렇게 자사 웹소설 서비스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이유는 모바일 시장의 확대와 연관돼 있다. 스마트폰 보급 후 콘텐츠 소비의 흐름은 데스크톱에서 모바일로 바뀌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동영상이나 만화 등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PC용 웹보다는 모바일 웹, 웹 보다는 모바일 앱 서비스가 부각됐다. 모바일 이용자를 잡기 위한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도 덩달아 포털 사업자들에게 중요해졌다.

▲ 카카오페이지는 다양한 모바일 콘텐츠를 제공하며 웹소설도 개편을 통해 추가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포털 사업자들이 찾던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 중 하나가 바로 웹소설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조아라 관계자는 “웹소설은 주로 흐름이 짧고 전개가 빨라 진득하게 콘텐츠를 즐길 시간이 없는 사람들도 읽기 편하다”라며 “웹소설 한 회당 읽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10분 이내여서 모바일 이용자들의 활용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북팔 측도 “모바일 이용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짬짬이 즐길만한 콘텐츠가 딱히 없었는데 웹소설은 한 회당 결제비용이 100원이고 만원만 결제해도 100회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닐슨코리아클릭이 발표한 지난 10월 트래픽자료에 따르면 조아라와 북팔의 모바일 앱 이용자 수는 각각 31만여 명, 10만여 명이었다. 이는 해당 업체의 PC 및 모바일 웹 이용자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웹소설 시장의 괄목할만한 성장세도 포털 사업자의 행보를 납득시켜준다. 조아라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한 4년 전부터 조아라 매출이 눈에 띄게 커졌다”며 “최근 3년간 매출액은 313%, 영업이익도 304% 성장을 기록했고 올해는 약 70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피아 측도 "모바일 시대가 열리고 나서 기존 이용자들이 문피아를 이용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며 "작년 한 해 동안 벌었던 매출을 올해는 월마다 기록해 올해 예상 매출은 80억 정도"라고 설명했다.

KT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올해 국내 온라인 연재 시장 규모는 총 200억 원이다. 내년 온라인 연재 시장의 전체 규모는 400억 원으로 두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KT경제연구소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가 내년엔 국내 온라인 연재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 관련 업계가 추정한 국내 연간 온라인 연재시장 규모 

김환철 문피아 대표는 “네이버나 다음카카오는 기존 업체들이 키워놓은 웹소설 시장을 확인한 뒤에 뛰어 든 것”이라고 표현했다.

게다가 웹소설의 수익성도 매력적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N스토어의 인기 유료판매 콘텐츠 순위 톱100에서 1위, 5위, 8위가 장르소설”이라며 “순위 안에 웹소설이 굉장히 많다”고 전했다. 김환철 문피아 대표도 “얼마 전 인기 작가의 한 달 수입이 4,000만원을 넘겼다”며 “내년엔 문피아 소속 작가들에게 월수입 1억 원을 안겨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초부터 모바일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북팔 측도 “대표작가인 OZ의 경우 대학생 신분임에도 월수입이 2,000만원을 넘는다”고 말했다.

■ 원소스멀티유즈, 웹소설의 2차 창작물

포털들이 웹소설을 주목하는 또 다른 부분은 바로 원소스멀티유즈에 용이하다는 점이다. 원소스멀티유즈란 소설 같은 하나의 콘텐츠를 활용해 드라마, 영화, 게임 등 2차 창작물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북팔은 자사 서비스에서 연재 중인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웹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북팔 관계자는 “싸이더스HQ와 함께 기획한 웹소설을 선보인 뒤 독자들의 반응을 보고 웹드라마 등으로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팔은 지난 5월엔 오디오 콘텐츠를 개발하는 스타트업과 제휴해 웹소설 원작의 오디오 드라마도 출시할 것이라 전했다.

웹소설을 기반으로한 웹드라마는 독자들에게 콘텐츠의 우수성을 검증받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호응을 기대할 수 있고 실패할 위험도 적다. 웹드라마는 재생시간이 10분정도로 모바일 이용자들은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도 웹소설을 기반으로한 웹드라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네이버는 자사 웹소설 서비스에서 연재된 복수의 탄생, 하품은 맛있다 등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웹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됐던 올드맨은 최근 MBC에서 미스터백이란 드라마로 재탄생했다. 다음 웹툰에서 연재됐던 미생도 웹드라마로 첫 선을 보인뒤 TVN에서 드라마로 방연되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웹드라마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유튜브와의 경쟁 시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중요한 영상 콘텐츠이기도하다.

▲ 네이버에서 연재됐던 웹소설 뱀파이어의 꽃이 웹드라마화 됐다

웹소설은 드라마뿐만 아니라 모바일 게임의 원작으로도 각광 받고 있다.  북팔 관계자는 “연재되고 있는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앱들을 기획 중”이라며 “자세하게 정해진 바는 없으나 비주얼노벨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주얼노벨은 이미지와 음향 등이 가미된 소설게임이다.

조아라는 지난달 6일 ‘다운–파리대왕’(다운)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선보였다. 해당 앱은 조아라에서 연재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비주얼노벨이다. 다운은 출시 후 구글 플레이 어드벤처 카테고리에서 유료 앱 순위 1위를 달성하고 전체 유료 앱 순위에서도 3위까지 오른바 있다.

조아라 관계자는 “향후 다운뿐 아니라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웹소설들을 엄선해 비주얼 노벨로 출시할 예정”이라며 웹소설을 기반으로한 2차 창작물 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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