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정일주 기자]겨울이 다가오면서 쌀쌀해진 날씨 탓인지 출퇴근 시간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에서 헤드폰을 착용해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여름철 습도와 더위로 귀를 덮는 헤드폰을 착용하기 꺼려했던 사람들이 겨울철이 되자 하나 둘씩 꺼내들고 나온 모양새다.

여러 사람들이 착용한 헤드폰 중에서도 특히 눈에 가장 많이 띄는 브랜드는 소니였다. 소니는 지난 10월 국내 헤드폰 시장 점유율 37%로 5년 연속 시장 1위를 차지할 만큼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다. 소니 MDR 헤드폰, 그 중에서도 멋스런 디자인의 MDR-1R시리즈를 착용한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런 인기 덕분인지 소니는 MDR-1R의 디자인을 계승한 MDR-1ADAC를 선보였다. 메탈 하우징 사용으로 사용자의 가치를 더 높이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일품인 제품이다. 게다가 블루투스나 노이즈캔슬링처럼 부가적인 기능을 탑재하는 수준을 넘어 자체 DAC(디지털 아날로그 컨버터)와 앰프를 탑재해 음질도 신경썼다. 이렇게 소리와 디자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소니의 MDR-1ADAC를 직접 사용해봤다.
 
고급스런 디자인과 뛰어난 착용감
 

1ADAC의 제품 박스를 받아들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개봉했다. 박스 자체도 굉장히 고급스러운데 겉면을 열어 내부를 확인하니 조개 속 진주처럼 1ADAC가 누워있었다.

▲ 박스를 개봉하자 1ADAC가 가지런히 놓여있다

제품을 꺼내 확인해보니 전작 1R보다 더 많아진 단자와 볼륨 다이얼이 눈에 들어왔다. 3.5파이 아날로그 오디오 단자는 물론 충전 및 PC용 입력 USB단자와 디지털 입력단자도 있었다.
 

▲ 1ADAC는 아날로그 단자와 디지털 단자, USB포트 등 다양한 확장성을 갖췄다

외관 중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은 메탈 하우징이다. 플라스틱이 아니라 매끈하게 다듬어진 메탈이 헤드폰을 더 튼튼하고 중후한 멋을 내준다. 세련된 헤드폰 디자인은 착용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타인에게 자랑하고 싶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헤드 부분에는 110도 가량 회전되는 스위블 시스템이 채택됐다. 헤드 밴드 길이도 조절 가능해 비교적 편안한 착용감을 준다. 귀를 감싸는 폐쇄형 헤드폰이기 때문에 착용시 약간의 압박감이 있지만 심하지 않아 아프진 않다. 이어쿠션도 부드럽게 귀와 얼굴을 보호해줬다.
 
 ▲ 1ADAC의 헤드밴드는 눌러보면 푹신푹신해 장시간 착용해도 문제없다

아쉽지만 무게는 DAC와 앰프의 내장으로 증가했다. 1RMK2에 비해서는 60g가량, 1A에 비해서는 80g가량 무거운 약 300g이다. 보통 무게가 많이 나가는 헤드폰들은 1시간만 착용해도 정수리 부분에 압박이 온다. 1ADAC는 2시간여를 사용해봤지만 그런 고통은 찾아오지 않았다. 푹신푹신한 헤드밴드 부분 덕분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다 잡은 성능
 

1ADAC는 40mm 구경의 큰 드라이버유닛을 탑재한 제품이다. 1ADAC는 최대 100kHz의 초고역대 까지 지원한다. 물론 가청 주파수 영역을 초과하기 때문에 사람이 귀로 들을 순 없지만 그만큼 표현하는 음역대가 넓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단 디지털 입력 시에는 40kHz까지만 지원된다.
 
드라이버 유닛은 CCAW(구리피복 알루미늄 선) 보이스 코일을 내장해 고음역대에 이점을 갖는다. 드라이버 재질은 소니가 새로 개발한 알루미늄 코팅 액정 폴리머가 사용됐다. 진동판 표면을 진공 증착 알루미늄 코팅으로 마감해 소리의 잔향을 줄인 것이다.
 
▲ CCAW 보이스 코일과 비트 리스폰스 콘트롤 등을 적용한 40mm다이나믹 드라이버 유닛
  
최신 음악 트렌드에 맞춰 30~40Hz 주파수 대역의 표현도 개선했다. 비트 리스폰스 콘트롤 기술 개발을 통해 진동판의 반응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해 극 저역대의 잔향도 줄였다.
 
여기에 DAC와 앰프까지 내장됐다. 두 장치가 음질과 음원 출력에 미치는 영향력을 큰 만큼 기존 아날로그만 지원하는 헤드폰과는 차별화된 음질을 들려줄 수 있다는 것이 소니코리아 측 설명이다.
 
DAC는 우리가 흔히 컴퓨터에 쓰는 사운드카드에 내장된 장치다. 헤드폰, 스피커 등이 소리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음원을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주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DAC가 한다. DAC의 성능에 따라서 받아들일 수 있는 디지털 음원의 수준과 아날로그 출력 음질이 달라진다. 1ADAC의 DAC는 최대 PCM 192KHz/24bit 및 DSD2.8/5.6Mhz에 해당하는 스튜디오 레코딩 원음을 재생할 수 있다. DAC에서 넘어오는 소리 신호를 증폭시켜주는 앰프도 헤드폰에 맞춰 최적화됐다. 출력이 낮은 스마트폰에서 볼륨을 확보하는데 무척 유용하다.
 
무엇보다 1ADAC는 소니에서 HRA(고해상도 음원)로 정의한 고음질 음원을 재생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보통 MP3파일에 비해 28배가 넘는 용량을 지닌 이 HRA는 샘플링 주파수 192kHz, 24bit 음원을 뜻한다. 스튜디오에서 녹음 된 원음을 무손실에 가깝게 압축한 것이다.
 
하지만 고음질 음원의 필요성은 논란이 많은 부분이다. 실제 CD와 원음을 48%의 사람만 구분했다는 실험 결과도 2007년 오디오 엔지니어링 소사이어티 저널에 제시된 바 있다. 사람마다 가청 주파수영역에 차이가 있으므로 무조건 좋다거나 쓸모없다고 말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청아한 음색, 생동감 넘치는 악기들
 

명시된 스펙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사용자가 직접 청취해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당연히 개개인의 취향과 감상 포인트에 따라 헤드폰의 평가는 엇갈릴 수 있다.
 
음악 감상에 사용한 기기는 소니 워크맨 NWZ-A15, 갤럭시노트3, 한성노트북 A34X(윈도8.1) 등이다. 세 제품 모두 아날로그 및 디지털 케이블을 연결해 쓸 수 있었다. 워크맨에는 워크맨 전용 케이블을, 갤럭시노트3에는 안드로이드폰용 케이블(마이크로USB)을 쓰면 자동 인식됐다. 컴퓨터는 전원 충전시에 사용하는 USB케이블을 사용하면 된다. 맥OS는 따로 드라이버를 설치할 필요가 없지만 윈도PC는 소니에서 만든 전용 USB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인식한다. 음악 재생프로그램도 소니 하이 리솔루션 오디오 플레이어로 음악을 재생해야 1ADAC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 박스 내에 포함된 디지털 케이블들 좌측 부터 워크맨용, 안드로이드용, iOS용 순이다

사용된 음원은 우선 320kbps 비트 전송률에 44.1kHz 샘플 속도, 16bit의 MP3음원이다. 일반적으로 음원 사이트 멜론에서 구할 수 있는 MP3음원 파일이었다. 이어 FLAC, APE같은 CD음원의 무손실 압축 파일도 청음해봤다.
 
청취한 음악 제목은 토이의 ‘세 사람 (With 성시경)’ ‘너의 바다에 머무네 (With 김동률)’, 아이유 ‘한낮의 꿈 (Feat. 양희은)’ ‘아이야 나랑 걷자 (Feat. 최백호)’, 동경소녀 ‘Slowly Feel My Eyes’, 퀸 ‘I want it all’ ‘Save me’, 오아시스 ‘Don’t look back in anger’ ‘Stand by me’, 나카무라 유리코 ‘Remember’, 무라지 카오리 ‘Alone Again (Naturally)’, 윤병철 ‘Adelita – F.Tarrega’ 등이다.
 
발라드부터 재즈, 기타 연주곡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곡해 들어봤다. 듣다 보니 우선 음색이 청아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보컬 부분이 차갑게 들렸다. 이 차가움은 날카로움과도 이어져 가수의 목소리가 또렷하고 힘차게 재생됐다. 남성 보컬보다는 여성 보컬이 더 빛을 발했다. 음성이 낮게 깔리는 성시경, 김동률의 노래보다 아이유, 동경소녀의 노래에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1ADAC를 디지털 케이블로 연결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보컬의 카랑카랑한 소리는 단점으로 치찰음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치찰음은 ㅋ, ㅊ, ㅍ 등을 발음할 때 공기가 치아 사이 좁은 틈을 통과하면서 마찰에 나는 소리다. 심하면 날카로운 쇳소리처럼 불쾌한 소리를 발생시킨다. 1ADAC는 음악 감상에 방해 될 만큼 심하진 않았지만 민감한 사용자는 청음을 통해 구매를 고려해야 겠다.
 
날카로운 것은 보컬뿐만 아니라 기타도 마찬가지였다. 어쿠스틱, 일렉트릭 가릴 것 없이 기타 연주는 무척 또렷했다. 특히 일렉트릭 기타는 락, 브릿팝 같은 장르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나타냈다. 올드팝이나 재즈 곡에서는 색소폰 소리도 울림을 잘 잡아냈다.
 
드럼과 베이스는 잔향감이 적어 단단하고 찰진 저음을 들려줬다. 일렉기타와 베이스 등이 강한 음악을 들을 때는 보컬은 상대적으로 묻히는 감이 없잖아 있었다. 이는 악기가 전면에 배치되고 보컬이 후면에 배치된 공간감의 영향도 있다. 헤드폰을 착용한 사용자를 중심으로 보컬은 상대적으로 뒤쪽에서 대화하듯 들려왔다.
 
공간감의 넓이는 소규모 공연장 정도로 형성됐다. 악기들은 서로 멀리 떨어지지 않았지만 충분히 구분이 가능했다.
 

▲ 소니 워크맨 NWZ-A15와 1ADAC를 디지털 케이블로 연결했다

1ADAC를 통해 가장 듣기 좋았던 음악은 어쿠스틱 기타를 전면에 내세운 동경소녀의 Slowly Feel My Eyes와 무라지 카오리, 윤병철의 기타 연주곡 이었다. 기타 소리를 세밀하고 섬세하게 들을 수 있고 생동감이 넘쳤다. 

소니코리아 측은 1ADAC가 일본 경음악(클래식에 비해 가볍고 대중적인 음악)에 맞춰 세팅 됐다고 설명했다. 그 때문인지 재즈, 뉴에이지 장르에 무척 잘 어울렸다. 종합해보면 청아한 음색, 뒤에서 부르는 것 같은 보컬, 생생한 악기 재현이 1ADAC의 특징이었다.
 
MDR-1ADAC 하나면 아웃도어에서도 고음질 음원 즐길 준비 끝 
 

MDR-1ADAC는 DAC와 앰프를 통합한 S-Master HX를 내장해 내실을 키우고 기존 1R시리즈의 디자인을 이어 외관까지 매력적인 헤드폰이다. 밀폐형이기 때문에 밖에 나가 음악을 듣더라도 소리가 새지 않고 외부 잡음도 막아준다. 밖에서도 고음질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자신을 나타내는 패션 아이템으로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매력있는 제품이 아닐까 싶다.

▲ 1ADAC는 밖에서 착용해도 부담스럽지 않은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지녔다

특히 소니 워크맨 NWZ-A15와의 궁합은 PC, 스마트폰 보다 만족스러웠다. 안정적인 고음질의 음원을 재생하며 보통 MP3파일도 DSEE HX,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 효과, 클리어 오디오+ 등의 기능을 통해 더 선명하고 깨끗한 음악 감상을 즐길 수 있었다.
 
언제 어디서나 최상의 음질로 자신의 귀를 만족시키고 싶다면 1ADAC를 구매 목록에 올려놓길 추천한다. 크고 무거운 외장 DAC를 주렁주렁 달고 다니며 ‘오타쿠’소리 듣지 말고 스마트폰 혹은 워크맨과 1ADAC 조합으로 만인의 시선을 끌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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