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일론 머스크가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오픈AI과 샘 알트먼 CEO가 공개적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일론 머스크와 오픈AI 그리고 샘 알트먼 사이가 다시 화제다.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먼은 뜻을 같이하는 동지였다가 지금은 틀어진 사이가 됐는데, 그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을 둘러싸고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월터 아이작슨이 쓴 '일론 머스크' 자서전을 보면 두 사람의 인연은 구글이 추진하는 AI 전략에 대한 일론 머스크의 위기감에서 시작된다. 위기감의 진원지는 구글이 딥마인드를 인수한 것이었다. 

그전까지 일론 머스크와 구글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막역한 사이였다고 하는데 딥마인드 인수 이후 멀어지는 코스를 밟는다.  그리고 일론 머스크가 샘 알트먼과 오픈AI를 설립하자 둘 사이는 완전히 틀어지게 된다.

자서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가 구글의 AI 전략을 위험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대목에선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로 지금은 구글 AI 전략을 이끌고 있는 데미스 하사비스도 비중 있는 인물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스페이스X에 투자한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 피터 틸은 매년 자신의 파운더스 펀드가 자금을 투자한 기업의 리더들과 함께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2012년 모임에서 신경과학자이자 비디오 게임 설계자, 인공지능 연구자인 데미스 하사비스를 만난 머스크는 경쟁심을 숨기고 정중한 태도를 보였다. 튜링의 주장에 영향을 받은 하사비스는 인공일반지능을 구현할 수 있는 컴퓨터 기반 신경망을 설계하는 딥마인드라는 회사를 공동 창업했다. "일론과 나는 만나자마자 죽이 잘 맞았고 얼마 후에 나는 그의 로켓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머스크는 로켓을 만드는 이유가 세계대전이나 소행성 충돌 등으로 문명의 위기가 닥치는 경우 인간의 의식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고 하사비스는 또 하나의 잠재적 위협으로 인공지능을 거론했다. "

"머스크는 AI에 대한 하사비스의 우려가 옳을지도 모른다고 판단했고 딥마인드가 하는 일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방편으로 거기에 500만달러를 투자했다. 하사비스와 대화를 나누고 몇주후 머스크는 구글의 래리 페이지에게 딥마인드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두 사람은 10년 이상 알고 지낸 사이였으며 머스크는 종종 페이지의 팰로앨토 저택에 머물곤 했다. 인공지능의 잠재적인 위험성은 둘이 밤 늦게까지 대화하는 날이면 머스크가 거의 강박적으로 제기하는 주제가 되었다. 페이지를 이를 무시했다. 언젠가 기계가 지능 수준, 심지어 의식 수준에서까지 인간을 능가하게 된들 그게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는 것이 그의 반론이었다. 진화의 다음 단계일 뿐이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이런 까닭에 머스크는 2013년말 페이지와 구글이 딥마인드를 인수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머스크와 그의 친구 루크 노섹은 그 거래를 맞기 위해 자금을 모아보기로 했다. 로스앤젤레스의 한 파티에서 그들은 위층 옷방으로 가서 하사비스와 1시간 동안 스카이프로 영상 통화를 했다. 그들의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고 2014년 1월 구글의 딥마인드가 인수가 발표되었다. 머스크는 그 위험성을 공개적으로 경고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머스크는 틸 및 호프먼을 비롯한 옛 페이팔 마피아들과 몇 차례 저녁 식사 모임을 하며 구글에 대응하고 AI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토론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머스크는 샘 올트먼과 만나게 된다.

"머스크는 이어서 소프트웨어 기업가이자 스포츠카 애호가이며 생존주의자인 샘 올트먼을 만났다. 세련된 겉모습 뒤에 머스크와 같은 강렬함을 보유한 인물이었다. 팰로앨토에서 가진 조촐한 저녁 식사 자리에서 올트먼과 머스크는 비영리 인공지능연구소를 공동 설립하기로 결정하고 이름을 오픈AI로 정했다. 이 연구소의 방침은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인공지능 분야에서 점점 확대되는 구글의 지배력에 대항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었다. 틸과 호프먼은 머스크의 기금 마련에 동참했다."

"그들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는 한가지 중요한 의문사항도 논의되었다. 대기업들이 통제하는 소수의 AI 시스템과 독립적인 다수의 시스템 중 어느 쪽이 더 안전할 것인가? 그들은 서로 견제하며 균형을 이루는 경쟁적인 다수의 시스템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머스크는 이것이 바로 많은 사람이 오픈AI의 소스코드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완전히 개방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했다."

"머스크가 올트먼과 가진 일련의 저녁 식사 자리에 함께한 인물 가운데는 구글의 연구 엔지니어인 일리야 수츠케버도 있었다. 그들은 190만달러의 연봉과 입사 보너스를 제시하며 그를 새 연구소의 수석과학자로 끌어들였다. 페이지는 격노했다. 자신의 집에서 묵어가고 하던 오랜 친구가 경쟁 연구소를 차린 것도 모자라 구글의 최고 과학자까지 빼돌린 것이었다. 2015ㅇ년말 오픈AI 출시 이후 두 사람은 다시는 말을 섞지 않았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먼의 의기 투합도 오래가지 않았다. 머스크는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명분으로 영리에만 집중하며 GPT-4를 오픈소스로 만들지 않은 것은 계약 위반이라는 점을 내걸었지만 책을 보면 사업적인 요인이 더 커보인다.

"인공지능에 대한 머스크의 관심은 다양한 관련 프로젝트의 출범으로 이어졌다. 인간의 뇌에 마이크로칩을 심는 것을 목표로하는 뉴럴링크, 인간을 닮은 로봇인 옵티머스, 수백만개의 영상으로 인공신경망을 훈련시켜 인간의 뇌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 '도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는 또한 테슬라 자동차의 자율주행 기능을 개발하는데 집착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러한 노력들이 디소 독립적으로 진행되었지만 결국 머스크는 인공일반지능이라는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엑스닷에이아이라는 새로운 챗봇 회사를 설립해 그 모든 것을 하나로 통합하기에 이른다. "

"자신의 회사에 인공지능 역량을 구축하겠다는 머스크의 결심은 2018년 오픈AI와 결별하는 원인이 되었다. 그는 구글에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에 오픈AI를 테슬라에 통합해야 한다고 올트먼을 설득하려 애썼지만 오픈AI 팀은 이를 거부했다. 올트먼은 연구소의 사장으로 취임하여 주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영리 부서를 설립했다. "

"그래서 머스크는 테슬라 오토파일럿을 개발할 라이벌 AI 팀을 구축해 독자적으로 치고 나가기로 결정했다. 네바다와 프리몬트의 생산량을 급증시켜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느나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그는 오픈AI에서 딥러닝 및 컴퓨터 비전 전문가 안드레이 카파시를 빼내와 테슬라의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이끌게 했다. 울트먼은 2023년 머스크 밑에서 일하다 지친 카파시를 다시 데려오면서 상황을 반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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