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병희 객원기자]  “음식과 기술을 결합한 푸드테크 기업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중소형 식당의 경우 대부분은 배달이나 POS 등 판매단 중심으로 디지털전환이 진행되고 있을 뿐 생산단에서 혁신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박성진 푸드트레인 대표는 “원가인상, 고용문제 등 사회적인 변화로 기존 전통적인 외식산업은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문제만으로는 성장에 한계에 이르렀다”면서 “외식 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생산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진 대표는 푸드트레인을 창업한 첫 번 째 이유로 표준화가 돼 있지 않고 사람의 손에만 의존하던 한식당의 생산방식을 개선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5년간 한식당 사업을 하며 성공과 실패를 경험했던 그는 한식 매장의 일하는 구조가 100년 전과 크게 다를바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식당의 조리 형태를 바꾸는 생산방식 변화로 동일한 매장에서 수익이 달라짐을 확인하고 창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푸드트레인, 한식당 대용량 조리기구 개발 

푸드트레인이 개발한 것은 탄소저감을 위한 스마트 키친 시스템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지금까지 변화가 없었던 한식당의 주방시스템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즉 한식당에서 음식을 만드는 구조를 가스에서 전기로 전환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박성진 푸드트레인 대표는 "한식당 경영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스마트 키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박성진 푸드트레인 대표는 "한식당 경영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스마트 키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푸드트레인에 따르면 그동안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수십년간 한식당의 주방은 다 동일한 구조였다. 한식당의 주방시스템은 가스라는 열원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시스템이다. 푸드트레인은 가스에서 전기로 열원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시스템을 준비중이다. 

전기로 전환된 대용량 조리기구가 갖춰진 스마트 키친에는 전처리 조리패키지라는 대용량 식자재 세트 , 소스와 신선야채가 포함된 키트가 제공된다. 이것을 구매해서 사용하는 힌식당 고객은 손쉽게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밀키트가 유행하듯이 식당에서도 밀키트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전처리 조리 패키지로 누구나 쉽게 맛을 낼 수 있고 제일 중요한 대량 조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푸드트레인은 이것을 통해 초기 투자 비용도 낮추고, 운영비용도 낮춰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의 식사를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식용 전용 조리기구를 개발중에 있으며, 여름에 시제품 출시 후 검증이 끝나면 가을에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실제 기술이나 상품 출시 가능성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도 나쁘지 않다. 푸드트레인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고 한양대학교가 주관하는 ‘2023 창업중심대학(예비)’의 최우수 졸업 기업으로 선정됐다.   

박성진 대표는 가스를 사용하는 주방 구조에 대해 부정적이다. 그 이유로 첫 번째 고용의 어려움을 들었다. 가스를 사용하는 주방에서는 직원들이 오래 근무를 못하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가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거나 폭염 때 발생하는 직원들의 건강 문제는 직원의 연쇄적인 퇴사를 가져오는 원인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두 번째 이유는 한식당의 고정비를 높이는데 일조하는 것이 가스 조리라는 분석 때문이다. 박성진 대표는 “가스를 사용하게 되면 주방을 별도로 크게 만들어야 되고 , 영업 홀 공간까지도 침범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임대 평수의 약 30% 이상이 음식을 준비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비효율적인 공간 운영은 고용 인력을 1명~2명이 더 필요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림음식의 경우 1명의 고정 인력이 계속해서 음식앞에 서 있어야 하는 등 필수 고용 인력구조가 손익분기점(BEP)를 넘기기 힘들게 해 한식당의 폐업률도 높게 한다는 것이다. 

푸드트레인이 스마트 키친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기 위해 오픈한 매장 입구
푸드트레인이 스마트 키친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기 위해 오픈한 매장 입구

◆푸드트레인, 시스템 프랜차이즈로 승부

푸드트레인은 이런 한식당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 키친 시스템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성진 대표는 “스마트 키친 시스템은 시스템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한 수단”이라면서 “기존 프랜차이즈들은 브랜드 네이밍 중심으로 계약을 하고 모든 물품을 본사에서 공급받는 구조인데 비해 푸드트레인은 시스템만 판매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한식당은 스마트 키친 시스템을 도입하고, 원한다면 한식용 전처리 조리 패키지를 함께 구매할 수 있다. 전처리 조리 패키지는 밀키트와 비슷한 개념인데, 다른 점은 50인분~100인분 등을 한번에 조리해야 하는 식당에서 필요한 대용량 조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푸드트레인은 한식당에 스마트 키친시스템을 판매하고, 거기에 들어가는 한식용 전처리 조리패키지도 같이 판매를 하는 셈이다. 박성진 대표는 “매장을 시작할때도 비용이 적게 들고, 업종변경시에도 주방 구조를 바꾸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품목 변경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박성진 대표는 “최근 해외에서도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한식당이 노동집약적인데다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힘들어 크게 늘지는 않고 있다”면서 “스마트 키친시스템을 수출하게 되면 언제 어디서나 어느 곳에서든 한국과 동일한 음식을 판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중장기 비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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