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스타파이브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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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AI 수요 확대 속에 x86(인텔)과 Arm(ARM) 기반 아키텍처에 이어 저전력 · 저비용으로 AI 맞춤 설계가 가능한 RISC-V(리스크파이브)가 반도체 업계에서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PC 산업을 포함해 향후 자동차, 데이터센터 등 모든 산업군에서 AI를 원활하게 구동 가능한 반도체가 필요해지면서 RISC-V의 활용성이 높아지고 있다. AI향 반도체 생산을 위한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생성형AI 구동 과정에 발생하는 전력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RISC-V는 Arm 기반 아키텍처와 같은 RISC(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ing) 명령어 세트를 활용한다. 명령어가 단순하고 일관성 있어 빠르게 연산 가능하고 하드웨어 리소스를 적게 사용한다. 

반면, x86 아키텍처는 CISC(Complex Instruction Set Computing) 명령어 세트를 사용하는데, 명령어의 길이와 복잡해 실행 속도가 느리고 보다 많은 하드웨어 리소스를 요구한다. 마더보드 기반의 모듈식 접근 방식이기 때문 교체 및 확장성이 높다.

비교하면 x86 기반 아키텍처는 성능 최적화에 맞춰 설계됐고 Arm 기반 아키텍처는 저전력·고효율에 초점이 맞춰 설계됐다. 이때문에 x86은 응용 프로그램 활용도가 높은 개인용 PC, 서버 등 쓰이고, Arm은 빠른 반응성과 디바이스 배터리를 오래 유지할 필요가 있는 스마트폰, IoT 디바이스, 스마트 홈 등에 활용된다.

하지만 AI의 등장으로 인해 두 장점을 동시에 필요하게 되면서 RISC-V 설계가 주목받게 됐다. 

RISC-V는 기존 Arm 기반 아키텍처의 장점인 낮은 전력 소모와 발열, 작은 크기로 고효율의 성능을 내면서, 동시에 오픈소스 기반이기 때문에 사업 분야에 맞춰 반도체 설계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Arm 기반 아키텍처로 알려진 애플의 m1 칩도 RISC-V 일부를 도입하고 있다.

명령어 세트 수에서도 x86은 1500여개, Arm은 200여개이지만, RISC-V는 47개 뿐이다. 그만큼 저전력화가 가능하다. AI 반도체 구현에 있어 연산 과정 중 전력 소모가 핵심이라는 점에서 RISC-V가 더욱 주목 받는 이유다.

게다가 RISC-V은 Arm 기반 아키텍처와 달리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기업 입장에서 AI반도체 단가가 올라가는 만큼 비용이 절감되어야만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고, 이어 온디바이스AI 기기 확산이 된다는 점에서 RISC-V는 필요한 선택지다. 칩 제작에 투입되는 비용 중 설계 IP 비용은 약 15%다.

RISC-V 기반 아키텍처는 특히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주목 받고 있다. 슈나이더일렉트릭에 따르면 오는 2028년까지 AI 서버를 적용한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는 연평균 26~36%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전까지 Arm 기반 아키텍처로 구축하고 싶어도 라이선스 비용 부담으로 인해 어려웠다면 에너지 효율성과 함께 비용 절감까지 가능한 RISC-V를 통해 가능해진 셈이다.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는 지난해 언론과 인터뷰에서 "향후 5~10년 내에 RISC-V가 모든 데이터 센터를 장악할 것"이라며 "컴퓨팅과 HPC 등 모두 해당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 LG전자]

실제로 이미 다양한 분야 다양한 기업들에서 RISC-V 기반 아키텍처가 활용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TPU(텐서프로세서유닛)를,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차세대 고성능 우주선 CPU 설계에 RISC-V 코어를 도입했다. 일본 반도체 업체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도 RISC-V 기반으로 설계된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 제품군을 출시했다.

인텔 역시 RISC-V 프로세서 개발에4억 유로(5760억원)를 투자하고 있고 중국은 RISC-V 관련 프로젝트 장산(Xianshan) 개발을 위한 연구소를 구축했다.

실제 제품으로도 점점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CES 2023에서 뉴모모자이크(NeuroMosaic) 2.5세대 IP 기반 DQ1 칩이 탑재된 AI 기반 동작 및 음성 인식 냉장고를 선보였다. 해당 냉장고의 신경망처리장(NPU) 코어에는 RISC-V 기반 프로세서가 포함됐다.

LG전자 북미연구소서 분사한 NPU IP 회사 에임퓨처의 김창수 CEO는 "고객이 오늘 우리 IP를 선택하면 1~2년 안에 칩이 제작될 수 있다"며 "RISC-V 코어를 통해 소프트웨어 접근 방식으로 실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와  미래 프리미엄 스마트TV 및 차량용 제품에 차세대 RISC-V 기반 기술을 제공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해당 기업에는 현대차그룹이 약 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또 퀄컴, 인피니온, NXP 등은 RISC-V 기반 반도체를 개발하는 합작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x86과 Arm 등 완성된 IP의 아키텍처가 주도적인 시장에서 빠른 시일 내에 RISC-V가 확산되기는 어렵다"면서 "그럼에도 애플의 프로세서처럼 하이브리드 형태로 활용되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면서 시장에 온디바이스AI 확산과 함께 시장에 안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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