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삼성전자]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영업이익 6조5670억원을 기록하며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 15년 만에 1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매출이 14.3% 감소하며 반도체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다만 4분기 메모리 업황 회복과 함께 전 분기 대비 그 적자폭 규모를 1조5000억원 가량 줄이고 D램은 1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뤄 실적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67조7800억원, 영업익 2조 82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3.81%와 34.4% 감소했다. 

연간으로는 매출 258조9400억원, 영업익 6조5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3%, 영업익은 85% 가량이 줄었다.

실적 악화의 원인은 반도체 사업 적자 때문이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 실적은 매출 21조6900억원, 영업손실 2조18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3분기 적자까지 더하면 연간 반도체 사업 적자 규모는 15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4분기에는 메모리 감산 효과와 가격 적자 폭을 전 분기 대비 약 1조5700억원 줄였다. 

메모리는 고객사 재고가 정상화되는 가운데 PC와 모바일 제품의 메모리 탑재량이 증가하는 한편, 생성형 AI 서버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수요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D램이 흑자전환하는 성과를 냈다.

메모리 감산 기조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 출하량 증가와 지금까지의 생산 하향 조정으로 재고 수준은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며 "특히 시황 개선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D램을 중심으로 재고 수준이 상당 부분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D램 재고는 1분기가 지나면 정상 범위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고 낸드도 수요나 시장 환경에 따라 시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늦어도 상반기 내에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업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인해 일부 변동폭이 있더라도 전반적인 회복세는 지속될 것이고 온디바이스 AI 확산으로 탑재량이 성장하리라는 판단이다.

김 부사장은 "생성형AI 관련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서버 SSD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메모리 사업은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1bnm 기반 DDR5 리더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HBM 사업을 확대해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HBM 판매량은 지난 4분기 전분기 대비 40% 증가, 전년 대비 3.5배 증가하는 등 매분기 경신 중이다.

다만 HBM 사업 집중에 따라 비HBM 부문 실적 변동 가능성도 있다. 김 부사장은 "상당한 비중으로 HBM에 집중될 것"이라며 "크기가 크고 기술적으로 어려운 HBM 특성상 비HBM은 제한적일 수 있고 공급이 수요를 하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태문 DX부문 MX사업부장 [사진: 삼성전자]
노태문 DX부문 MX사업부장 [사진: 삼성전자]

시스템LSI 부문 4분기 실적은 스마트폰 재고 조정에 따라 고객사 리스태킹(Re-stocking) 수요가 증가하면서 3분기 대비 매출과 손익이 모두 개선됐다. 또 '엑시노스 2400'이 주요 고객사 플래그십 모델에 적용도 기여했다.

파운드리는 지난해 연간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지만 고객사 재고 조정 및 경기 회복 지연에 시장 수요 악화에 따라 4분기에는 부진한 실적이 나왔다. 이에 올해 1분기에는 AI스마트폰 및 PC 출시로 수요 개선되겠으나 고객사 재고 감축 기조는 달라지지 않아 실적 개선세 다소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정기봉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는 첨단 공정을 중심으로 22년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3나노 제품 안정적 양산과 2나노 기술 개발을 목표로 AI가속기와 같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DX 부문은 4분기 매출 39조5천500억원, 영업이익 2조6천20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는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해 전분기 대비 매출 및 이익이 감소했다.

DX 부문 내 MX부문과 네트워크 사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5조400억원과 2조7300억원이다.

MX사업부 매출액은 24조300억원으로 전기 대비 18% 전년동기대비 5% 감소했다. 스마트폰은 약 5300만대, 태블릿은 700만대를 공급했지만 신모델 출시 효과가 둔화했다. 그럼에도 불구 두 자릿수 수익성을 확보했다. 올해는 팬데믹 시기 이후 디바이스 교체 수요에 맞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디스플레이는 4분기 매출 3조9200억원, 영업이익 3400억원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TV 시장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에 따른 제반 비용 증가로 전년 및 전분기 대비 수익성은 소폭 감소했다. 

허철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업계 우려처럼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기술 차별화와 원가 개선에 집중해 중장기적으로 경쟁 우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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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삼성전자는 생성형 AI를 위한 HBM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메모리 수익성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1분기 HBM 등 고부가 제품 확대로 수익성로 개선하겠다"며 "상저하고의 실적에 올해 예상한다"고 말했다. '상저하고(上低下高)'는  한 해 경기가 상반기에는 저조하지만, 하반기에는 고조되는 현상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그 선두에 HBM을 내세운다. 차세대 HBM3E 양산과 하반기 12단 전환 가속화 등을 통해 HBM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오는 2025년까지 HBM4의 샘플링을 완료하고 2026년에는 양산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로직 칩을 추가한 고객 맞춤형 커스텀 HBM 개발하고 있다"며 "AI 반도체에 적극 대응하고 AI 탑재 제품 시장 선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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