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빌 게이츠,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은 빌 게이츠가 기후 재앙을 단기간에 해결해야 할 시급한 위기라는 인식 아래 전문가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책을 보고 직접 공부해 가면서 얻은 생각들을 정리한 책이다.

거시적으로 기후 재앙 담론을 살펴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어떤 접근이 필요한지를 쉽고 나름 깊이 있게 설명하는 것 같다.기후 변화 문제에 대응하는 관점에서 전기차를 바라보는 관점도 눈길을 끈다.

빌 게이츠는 전기차와 관련해 기후재앙 문제를 해결하는데 나름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잠재력이 있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인 걸림돌도 있다고 지적한다.

"오늘날 전기차를 생산하는 머릿글자를 따면 알파벳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전기차는 우리에게 친숙하다. 전기차를 판매하는 업체에는 아우디, BMW, 쉐보레, 시트로엥, 피아트, 포드, 혼다, 현대, 재규어, 메르세데스 벤츠, 닛산, 푸조, 포르쉐, 르노, 스마트, 테슬라, 폭스바겐 등이 있다. 이외에도 중국과 인도 업체까지 합하면 셀 수 없을 정도다. 나도 최근에 전치를 샀는데 아주 만족스럽다."

"예전에는 전기차가 휘발유차보다 훨씬 비쌌다. 그래도 최근 몇년 동안 그 차이는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가장 주된 이유는 배터리 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양한 세금 혜택과 더불어 많은 제로 탄소 자동차를 도로에 내놓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가격 하락을 거들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전기차에는 어느 정도의 그린 프리미엄이 붙는다. 그린 프리미엄이란 친환경 요소를 선택함으로써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비용이라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어 쉐보레가 생산한 두 차를 비교해보자. 하나는 휘발유차인 말리부이고 다른 하나는 전기차인 볼트EV다. 이 두 차는 매력과 내부 면적 면에서 비슷하다."

"볼트 EV는 1만 달러 정도 더 비싸지만(전기차에 주어지는 세금 혜택을 고려하지 않은 금액인데, 세금 혜택까지 고려하면 전기차가 더 싸질 수 있다.) 이 차의 가격만으로는 실제 그린 프리미엄을 계산할 수 없다. 그린 프리미엄을 계산하는데 중요한 것은 차의 구매가가 아니라 구매와 보유에 따른 전체적인 비용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기차는 유지비가 덜 들고 휘발유가 아니라 전기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전기차가 더 비싸기 때문에 보험료도 더 비싸다."

"이런 차이점을 모두 고려해 보유의 총 비용을 살펴보면 볼트EV는 말리부보다 주행거리 1마일 당 10센트 더 비싸다. 1마일(1.6킬로미터)에 10센트는 어떤 의미일까? 만약 당신이 매년 1만2000마일을 달린다면 당신이 지불하는 연간 그린 프리미엄은 1,200달러가 될 것이다. 무시할 만큼의 금액은 아니지만 많은 차 구매자 입장에서는 전기차를 실제로 고려할 수 있을 만큼 낮은 수준이다. 좋은 소식이다. 전기차가 저렴해질수록 우리는 더 많은 전기차가 실제로 도로 위를 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2030년이 되어도 전기차에는 휘발유차에 비해 몇 가지 단점이 있을 것이다."

"첫째 휘발유 값은 변동 폭이 크며 휘발유 값이 특정 수준 이상일 때만 전기차가 저렴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2020년 5월 미국에서 평균 휘발유 값이 갤런당 1.77달러로 떨어진 적이 있다. 휘발유가 이 정도로 싸면 전기차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너무 비싸지기 때문에 전기차는 경쟁력을 잃고 만다. 오늘날의 배터리 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전기차를 소유한 사람은 휘발유값이 갤런당 3달러 이상일 때만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둘째 전기차는 완충하는데 한 시간이나 그 이상이 걸리지만 휘발유차는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또한 탄소 배출을 피하기 위해 전기차를 타는 것은 우리가 제로 탄소 방식으로 깨끗한 전기차를 만들 수 있을 때에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4장에서 언급한 혁신이 중요한 이유다. 만약 우리가 석탄으로 전기를 만들어 전기차를 운전한다면 이는 단순히 화석 연료를 다른 화석 연료로 대체하는 것 밖에 안 된다."

"더욱이 휘발유차가 도로에서 완전하게 사라질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평균적으로 자동차가 공장에서 나와 폐차 될 때까지는 13년이 걸린다. 자동차의 수명이 이렇게 길기 때문에 2050년까지 모든 자동차를 전기차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15년 내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자동차는 전기차가 되어야 한다. 지금은 2퍼센트가 안 된다."

빌 게이츠는 쉽지는 않지만 대체 연료가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로 탄소 자동차를 달성하는 또 다른 방법은 대기 중의 탄소로 휘발유의 대체재로 쓸 수 있는 액체연료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다. 이런 연료를 사용한다고 해도 대기 중으로 탄소를 더 배출하는 것이 아니다. 대기 중의 탄소를 사용해 연료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탄소를 원래 있었던 자리에 되돌려 놓는 것에 불과하다. 대체 연료라는 말은 옥수수, 사탕수수 또는 사탕무 설탕으로 만든 바이오 연료인 에탄올을 떠올리게 한다. 나는 바이오 연료에 대해 낙관적이지만 바이오 연료가 다루기 어렵다는 점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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