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 광산 [사진: 어스오알지]
코발트 광산 [사진: 어스오알지]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중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이 빠르게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나서 외교적 차원에서 소재 공급 업스트림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산업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중국 CATL이 0.1%로 차이로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을 따라 붙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전년 대비 41.7% 성장하며 점유율 27.7%를 보이며 1위를 유지했지만, CATL은 그보다 2배 높은 86.5%의 성장세로 2위에 올랐다. SK온은 점유율 10.8%로 4위, 삼성SDI는 점유율 9.9%로 5위를 차지했다.

중국 CATL의 성장세는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보에서 기인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10% 수준이던 CATL 점유율은 지난해 30%를 상회했다. 반면, 2021년 유럽 시장 70%를 장악했던 한국 배터리 기업 3사의 점유율은 지난해 1~7월 기준 57%로 하락했다.

특히 LFP배터리 아니라 삼원계 배터리를 사용하는 유럽 시장을 공략한 전략이 주효했다. CATL 등 중국 배터리 기업은 다임러, 르노, BMW, 폭스바겐 등 주요 유럽 완성차 업체에 삼원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CATL의 업스트림 수직계열화 현황 [사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CATL의 업스트림 수직계열화 현황 [사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여기에 수직계열화에 성공해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적극적인 R&D 투자로 기술 격차까지 한국 기업과 벌리고 있다. 

CATL은 삼원계 배터리 양극재를 구성하는 수산화리튬 및 삼원계 전구체의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CATL은 삼원계 전구체 시장의 글로벌 점유율 10%를 점유한 브룬트(Brunp)를 자회사로 두고 있고, 글로벌 수산화리튬 생산량 3위 기업인 톈이리튬(天宜锂业) 지분 25%를 보유 중이다.

또 코발트는 중국 CMOC 그룹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CMOC는 중국, 아프리카, 남미, 호주 등에서 코발트, 인산염, 구리 등 광물을 생산 중이며, 콩고민주공화국 대규모 코발트 광산 2개를 운영하고 있다.

게다가 배터리 장비 분야에서도 CATL은 CNTE, 센다오 등 업체의 지분을 보유했다.

반면 한국은 수산화리튬, 삼원계 전구체 확보에서부터 각각 84.4%, 97%를 중국에 조달하고 있어 가격경쟁력을 챙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2022년 2조8000억원, 2023년 3조원 이상의 자금을 R&D에 투자하며 기술 경쟁력까지 보유 중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소재 광물 확보에서부터 민간 기업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배터리 소재 공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업스트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자원 보유국에 대한 외교적 노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CATL의 성장세에 대해 안자니 트리베디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CATL의 이와 같은 부상에 중국 정부의 지원이 도움이 되었으리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제품을 생산하는 거대한 합법적 하드 테크놀로지 기업을 보유하고 이를 미국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늘 바라던 바였다"며 정부 지원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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