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 연합뉴스]

글로벌 자산 시장을 한껏 들뜨게 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이슈가 이제 시장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됐다.

연준이 시장이 기대하는 만큼 과연 금리를 큰 폭으로 신속하게 인하할지를 놓고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16일(현지시간) 금리 인하에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을 펴면서 시장에 우려를 더 키웠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MSCI의 개발도상국 주식지수는 이날 1.7% 하락했다.

이날 하락은 지난해 8월 2일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올해 들어서만 4.4% 떨어질 정도로 하락 폭을 키웠다.

블룸버그통신은 신흥시장의 주식과 통화가 이날 급락해 2016년 이후 최악의 출발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신흥국 통화 약세 속에 달러화 가치는 이날 약 한 달 새 최고치로 상승했다.

월러의 발언은 연준이 올해 말까지 금리를 약 1.5% 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다는 점을 더욱 일깨운 셈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연준이 금리를 모두 6차례에 걸쳐 각각 0.25%포인트 낮추고, 나아가 7번째까지 인하할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점치고 있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필립 힐데브란트 부회장은 지난 15일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끈질긴 것으로 드러난다면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이 과도한 것으로 입증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해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감이 공급망 차질 우려를 악화시킨 데다, 중국의 부진한 경제 상황은 신흥국에는 여전히 큰 부담이다.

웰스파고의 신흥시장 전략가인 브렌던 맥키너는 "연준이 오는 3월에 금리를 인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생각을 시장이 점점 수용해 가면서, 오늘날 신흥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 금리에 대한 기대치의 재조정이 신흥국에 부담을 주고 있는 데다, 지정학적 긴장 관계가 이어지는 점도 수익률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사정으로 달러화 가치가 급등한 데 비해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이날 2% 급락했다.

페소화 가치 급락을 놓고는 미국 공화당의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진 점도 멕시코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풀이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투자은행 바클리(Barclays)의 전략가인 에릭 마르티네스는 "시장은 관세와 같은 파괴적인(disruptive)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평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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