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의 애리조나주 에너지저장시설 일러스트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의 애리조나주 에너지저장시설 일러스트 [사진:LG에너지솔루션]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배터리 업계가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이하 ESS)를 새로운 먹거리로 정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배터리 수요 시장인 전기차 산업이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는 캐즘(Chasm) 영역으로 진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배터리 업계가 ESS 사업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ESS는 저장이 어렵고 사용 후 없어져버리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저장 ·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신재생에너지 특징인 자연재해 등 외부 요인에 따른 변동성을 보완해주는 필수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게다가 발전소, 송배전시설, 공장 등에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선 기업의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한편, 백업 전력으로 사용 가능하다.

업계는 ESS 시장의 잠재력을 에너지 안보 문제에서 찾는다.

일례로 2022년 2월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연료비가 급상승한 바 있다. 이후 직접적 피해를 입은 EU 국가들은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와 에너지 저장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 간 갈등으로 에너지 안보가 대두된 상황에서 ESS를 주목해야 한다"며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인프라 등 모든 시스템은 ESS와 연계될 것"이라 말했다.

이어 "향후 일반 주택과 빌딩, 공장 등 산업 전반, 그리고 전력 인프라 등 전기가 있는 모든 곳에 ESS 가 설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SS 수요 전망 [사진: SK증권]
ESS 수요 전망 [사진: SK증권]

이미 테슬라에너지 등을 필두로 글로벌 에너지, 자동차, IT 기업들은 가정용/산업용 ESS 솔루션을 출시 중이다. 향후 자가 발전 시장의 성장과 함께 ESS 배터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전문 조사 업체 우드맥켄지에 따르면 북미 ESS 시장은 2022년 12GWh에서 2030년 103GWh로 약 10배 확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증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의 ESS출하량 합계는 약 15GWh다.

한국 배터리 3사 역시 ESS 성장성에 주목해 적극적인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영향으로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이 제한될 것이라 예상되는 가운데 배터리 3사 모두 미국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9월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사업 매출을 2028년까지 내 3배 이상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약 5조4000억원 규모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2022년 ESS 추정 매출액은 1조8790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77% 증가한 수치다.

매출 확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약 3조원을 투입해 16GWh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생산공장을 애리조나에 세우고 2026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ESS 종류 [사진: SK증권]
ESS 종류 [사진: SK증권]

2021년부터 ESS 사업을 추진해온 삼성SDI는 R&D 투자를 통해 기술 격차로 우위를 선점해가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인터배터리 유럽 2023에서는 '삼성배터리박스(SBB)'를 최초 공개했다. ESS에 들어가는 내부 배터리 셀과 모듈 등을 박스 형태로 담아둔 제품으로 전력망에 연결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또 전체 배터리 용량을 업계 최고 수준인 3.84㎿h로 높였다. 이는 약 400가구의 하루 전력 소비량을 충당할 수 있는 용량이다. 삼성SDI는 2022년에는 1조764억원을 R&D에 투자했다.

후발 주자인 SK온은 ESS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며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SK온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용 셀 생산 라인을 활용해 가동률 극대화 및 이에 따른 원가 경쟁력 제고를 기대하며 향후 ESS 전용 라인 확보를 통해 매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증대할 계획"이라고 적었다.

미국 시장 강화를 위해 ESS 배터리 전용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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