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사진: 삼성전기]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사진: 삼성전기]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전기가 미래 사업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삼성전기는 장덕현 사장이 CES 2024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삼성전기가 준비하는 미래′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신사업 추진 배경과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삼성전기가 주목한 성장 기회는 전장 · 로봇 · AI/서버 · 에너지 분야다.

장덕현 사장은 "전자산업은 모바일, 모빌리티 플랫폼을 지나, 인공지능을 접목한 휴머노이드가 일상 생활과 산업에 적용되는 시대가 빠르게 도래할 것"이라며 "미래 산업의 기술 실현은 반드시 부품·소재가 기반이 되어야 가능하며 이 분야 핵심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기에게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를 해당 계획을 'Mi – RAE (미-래) 프로젝트'라고 명명했다. 전장(Mobility industry)·로봇(Robot)·AI/서버(AI/Server)·에너지(Energy) 등 핵심 분야에서 영문 첫자를 따와 만든 프로젝트 네임으로, MLCC, 카메라모듈, 패키지기판 등 삼성전기가 보유한 핵심기술을 활용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장 사장은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미래는 핵심 기술 확보가 기업 생존 여부를 가를 것"이라며 "부품·소재 분야에 최고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기는 다가올 미래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고, 어떤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사업체질 구조로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각 분야에서 이미 성과를 보이고 있는 신사업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전했다. 장 사장은 △AI/서버 부문에서 글라스(Glass) 기판, 실리콘 캐패시터, △모빌리티 부문에서는 전장 카메라용 하이브리드 렌즈, △에너지 부문에서는 산화물계 전고체 전지, 고체산화물 수전해전지(SOEC)의 성과를 소개했다.

글라스 기판 [사진: 삼성전기]
글라스 기판 [사진: 삼성전기]

반도체 성능을 높이기 위해 패키지 기판 기술 고도화가 업계의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미세화 ·대면적화에 유리한 글라스 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향후 글라스 기판이 서버 CPU용, AI가속기 등 고성능 반도체가 탑재되는 하이엔드 제품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전기는 올해 글라스 기판 시제품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2025년 시제품 생산, 2026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세웠다.

더불어 차세대 캐패시터인 '실리콘 캐패시터'를 준비 중이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실리콘 웨이퍼를 활용해 만들어지는 캐패시터로, 크기가 마이크로 단위로 매우 작아 반도체 패키지의 면적과 두께를 슬림하게 설계할 수 있다. 또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에 가까이 위치할 수 있어 고속 데이터 전송에 유리하다.

장 사장은 "실리콘 캐패시터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AI 구현을 위한 첨단 반도체 패키지 기술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캐패시터"라며 "2025년 고성능 컴퓨팅 패키지기판에 양산 적용하고, 향후 서버·네트워크, 자동차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장용 하이브리드 렌즈 [사진: 삼성전기]
전장용 하이브리드 렌즈 [사진: 삼성전기]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기회를 모색한다. 삼성전기는 ADAS/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발달에 대응해 이를 위한 하이브리드 렌즈 제품을 준비 중이다.

하이브리드 렌즈는 플라스틱과 유리 렌즈의 장단점을 결합한 새로운 렌즈로 고온, 흠집 등에 의한 변형에 강하고, 생산 효율성이 높다. 이때문에 많은 수의 카메라와 센싱 기능이 필요한 미래 자율주행 차량에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2025년부터 차별화된 렌즈 설계 기술을 적용한 하이브리드 렌즈 양산을 계획 중이며 전장 카메라 시장에서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전고체 전지 [사진: 삼성전기]
전고체 전지 [사진: 삼성전기]

웨어러블 시장에 대비해 소형 전고체 전지 사업도 추진 중이다.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는 전고체 전지의 경우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형상 자유도가 높고 폭발위험이 적어 신체에 가까이 접촉하는 웨어러블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MLCC 사업에서 확보한 적층 기술과 글라스(Glass) 세라믹 재료기술을 기반으로 소형화 및 대량 생산에 유리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밀도와 용량 특성을 확보한 상태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장 사장은 "현재 신뢰성 조건을 보증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2026년 웨어러블 시장 진입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인간형 로봇인 휴머노이드 분야에도 삼성전기의 미래 프로젝트 중 하나다.

삼성전기는 광학설계, 정밀가공, 구동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시스템/AI 데이터 처리를 위한 패키지기판, MLCC와 센싱을 위한 카메라모듈, 전원공급 및 구동기술을 적용한 액츄에이터 등의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SOEC cell [사진: 삼성전기]
SOEC cell [사진: 삼성전기]

삼성전기는 수소 분야에도 진출 계획을 전했다.

회사는 미래형 그린 에너지 기술인 SOEC(Solid Oxide Electrolysis Cell, 고체산화물 수전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SOEC는 MLCC의 원재료인 세라믹 기반으로 700℃이상의 고온에서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SOEC와 함께 멤브레인이라는 고분자막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수전해 기술인 PEMEC(Polymer Electrolyte Membrane Electrolysis Cell, 고분자 전해질 기반 수전해)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장 사장은 "삼성전기는 MLCC사업에서 확보한 세라믹 재료 기술과 적층·소성 등 공정기술을 활용해 그린수소 생산 핵심 기술인 SOEC 셀(Cell)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라며 "SOEC의 가장 중요한 특성인 전류밀도를 상용품 시장 기준 최고 수준으로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기는 그린수소 분야에 진출함으로써 탄소중립 시대에 기여하고, 혁신적인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해 사회 및 환경적인 가치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오는 2025년 시제품 개발, 2027년 양산을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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