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한민옥 기자] “직접 경험한 마케팅 관련 실제 상황들을 정리해 기록으로 남기고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이 어느 순간부터 들기 시작했다. 어떤 고민과 문제가 있었고, 그것을 어떤 식으로 풀어나갔으며, 성공 이후에 어떤 이유로 쇠락의 길을 걸었는가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이었다.

20 가까이 KT 마케팅을 진두지휘한 남규택  KT 부사장( KTCS 사장) 자신의 마케팅 분투기를 풀어놨다. 소위 마케팅 분야 대가들의 교과서적인 이론이 아니다. 실재하는 현실의 시장에서 벌어지는, 마케팅 실전 사례를 담았다

'가장 낮은 마케팅 이야기'. 책은 저자 남규택이 마케팅 세계에 적응하는 과정부터 시작한다. 저자에 따르면 대한민국 통신 시장의 본격적인 경쟁은 무선에서 시작됐다1990년대 초반 KT 한국이동통신이라는 자회사를 통해 이동통신 사업을 영위하다 1994 한국이동통신을 타사에 넘겨주게 되고 그때부터 KT 내부에서는 이동통신 사업의 재개를 외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저자도 1997 10 1 5개의 사업자가 이동통신 시장에서 혈투를 시작하면서 말리는 마케팅 현장에 뛰어들었다.

저자의 보다 생생한 마케팅 분투기는 3장에서 있다. 직접 경험한 마케팅 사례별로 무슨 고민을 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안을 마련해 어떻게 실행에 옮겼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어떤 시사점이나 교훈을 얻을 있었는가를 중점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신비주의에 가까운 CF 젊은층의 이목을 끌었던 KT 경쟁사의 위력적인 TTL 브랜드 마케팅에 맞서 2000 여성 전용 브랜드인 '드라마(Drama)' 출시한 이야기와 010 통합 번호와 번호이동 제도의 도입 요금제를 둘러싼 가성비 마케팅으로 경쟁사를 따돌린 사례는 상당히 흥미롭다.

'웰컴 동막골' '미녀와 야수'에 선보인 '굿 타임 시네마 파티' 마케팅으로 이동통신 시장의 핵심 고객층인 젊은 세대들과 새로운 관계 설정에 성공한 사례, 2002 월드컵 마케팅의 실패와 2006 월드컵 마케팅을 통한 6개월에 걸친 설욕 과정은 마케팅 현장의 생중계를 방불케 한다.

즐거움을 핵심 아이덴티티로 삼은 '쇼' 탄생은 영화관에서 막춤을 추는 광고로 유명세를 탔지만, '쇼''라는 브랜드의 탄생 과정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쇼' 준비하던 당시 경쟁사로의 내부 정보 유출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됐기 때문에 보안을 지키면서 관련 부서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했다. 그런가하면 저자는 '쿡' '올레'에 대해 "브랜드로서의 성공 여부를 떠나 두개의 브랜드를 3개월 간격으로 런칭했던 브랜딩 역사상 가장 무모한 시도였다 회고한다.

책에서는 디자인에 대한 저자의 철학도 엿볼 있다. 저자는 디자인은 마케팅을 뛰어넘는 기업문화나 경영철학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디자인 마케팅 아닌 디자인 경영이라는 . 저자의 디자인 경영 성과로 손꼽히는 사례가 바로 올레스퀘어, KT 다양한 제품에 일관된 개성과 고급스러움을 부여한 PI 디자인, 다이어리, 브렐라, 마우스 삼총사 등이다.

퇴직 분식집 운영...가장 낮은 마케팅실천

 

2018 저자가 대표로 재직할 무렵 KT 고객서비스 플랫폼 기업인 KTCS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생활밀착형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전국 가성비 맛집지도서비스를 내놨다. 당시 앱을 통해 사용자들은 맛과 가격, 양을 기준으로 맛있고 합리적인 가격의 음식을 제공하는 가성비 좋은 식당 정보를 활용할 있었다. 경험의 연장선이었을까. 퇴직 저자는 잠실새내역 근처에서 튀김이 맛있는 집으로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튀김 맛집 'S분식당 운영하면서 가장 낮은 마케팅 실천하고 있다

 

저자 남규택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카이스트에서 경영과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6 KT경영연구소 근무를 시작으로 무선사업추진본부 시장개발부장, KTF 마케팅기획실장, 경영기획담당, 비서실장, 브랜드전략실장, 시너지경영실장, 마케팅부문장, KTCS 사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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