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양태훈 기자]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4.5%나 줄어들어 어닝쇼크(실적충격)를 맞았다.

삼성전자가 국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삼성 쇼크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에 노란불(경고등)이 켜졌다. 이는 과거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삼성전자의 실적호조로 각종 경제지표들이 개선되는 이른바 삼성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서울 서초 삼성전자 본사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24.5% 줄어든 7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8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실적악화의 원인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둔화에 따른 판매부진을 들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지난해 대비 약 10% 정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여기에 환율급락이 더해져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

8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012원까지 떨어진 상태로, 지난해 7월 원‧달러 환율 1151원과 무려 139원이나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국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약 12% 가량이다. 삼성전자와 관련된 협력사들까지 합하면 영향력은 그 이상으로, 삼성전자의 위기가 곧 제조업계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하는 주요 업종인 자동차, 철강, 조선업 역시 환율급락에 따른 2분기 실적악화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유진투자증권은 현대기아자동차의 올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1% 증가한 23조4000억원을 기록,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0.4% 감소한 2조1600억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자동차 산업 매출액은 4200억원 감소한다며, 현대기아차의 예상환율 1050원을 깨고 현재 1010원대까지 환율이 추락한 것을 볼 때 산술적으로 현대기아차는 약 1조6000억원의 매출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철강과 조선업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공급과잉에 따른 경기침체와 환율급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실적부진이라는 부정적인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SK증권은 포스코의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6조5000억원, 784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시장예상치보다 약 5% 정도 줄어든 것이라고 전했다. 조선업의 경우에는 현대 중공업의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7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1분기 어닝쇼크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3.9%에서 3.6%로 0.3%포인트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선진국 경제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수입을 늘리는 것보다 내수시장 활성화를 통한 경기회복으로, 우리나라 경제는 원화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수출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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