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양태훈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오는 11일면 급성심근경색으로 입원한지 두 달째를 맞는다.

현재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축이 돼 삼성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을 이끌어나가고 있지만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둔화에 따른 실적악화로 인해 올 2분기 실적은 8분기 만에 영업익 7조원대라는 어닝쇼크를 맞았다.

서울 서초 삼성전자 본사 

지난 8일 삼성전자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이전 분기인 1분기 실적(매출 53조6800억원, 영업이익 8조4900억원) 대비 매출은 3.13%, 영업이익은 15.19% 감소했다. 전년동기(매출 57조4600억원, 영업이익 9조5300억원)와 비교해서는 매출은 9.50%, 영업이익은 24.45% 감소한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악화의 주원인으로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판매 감소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를 들었는데, 특히 올해 1분기 삼성전자가 출시한 전략 프리미엄폰 갤럭시S5의 시장평가가 좋지 않았다는 점을 실적하락의 주원인으로 꼽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실적전망에 대해 무선사업은 재고감축을 위한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발생이 적고, 신제품 출시에 따른 판매량의 증가로 실적 개선이 기대, 디스플레이 및 메모리 사업 역시 성수기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문제는 이건희 회장의 부재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삼성전자의 실적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부재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오너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에 시선이 쏠리고 있지만 애플이 하반기 아이폰6와 아이패드 에어2 등을 선보일 예정으로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오너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근 이재용 부회장을 내세워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펼치고, 그룹의 사업‧지배구조 재편 작업을 활발히 진행하는 등 경영권 승계를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관련 계열사 외에도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동업 등 비전자 계열사까지 포함한 업무보고서를 임직원들로부터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4일에는 호텔신라 영빈관에 마련된 삼성 전시관을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직접 안내하고, 오는 13일까지 미국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전자, 금융, 미디어 분야 최고경영자들의 모임인 선 밸리 미디어 컨퍼런스에 참석하는 등 경영보폭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사업구조 재편 작업 역시 지난 3일 삼성그룹이 지주회사격인 삼성에버랜드를 내년 1분기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 지난 1일에는 삼성SDI와 제일모직 소재 부문을 합병하는 등 연달아 진행 중이다.

한편, 이건희 회장은 지난 5월 10일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호흡곤란 증세로 쓰러진 뒤, 삼성서울병원에서 심장 스텐드 삽입 시술 및 저체온치료와 진정치료를 받은 뒤 일반병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손발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은 회복됐지만 의식은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9일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실장은 “이건희 회장은 안정된 상태에서 서서히 건강을 회복 중”이라며 “2주전(의식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이 회장의 건강상태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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