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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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게임 엔진 플랫폼 회사로 유명한 유니티가 최근 가격 정책을 바꾼다고 발표했다가 개발자 및 게임 스튜디오들로부터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유니티는 새 가격 정책에 대한 소통이 부족했다며 양보안을 내놨지만 개발자들 사이에선 여전히 유니티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보다 노력해야할 것이란 시선이 엿보인다.

지난 9월 12일(현지시간) 유니티는 자사 게임 엔진 플랫폼에 대해 연간 비용이 아니라 사용자가 게임을 설치할 때마다 요금을 부과하는 런타임 요금제(Runtime Fee policy)를 2024년 1월부터 적용한다고 예고했다.

다수 게임 개발자들 및 스튜디오들은 런타임 요금제를 게임이 인기를 얻을 수록 보다 많은 비용을 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고 거세게 반발했다. 뉴욕타임스, BBC 등 외신 보도를 보면 어몽 어스(Among Us)와 슬레이 더 스파이어( Slay the Spire) 같은 히트 게임을 개발한 곳들을 포함해 유니티를 쓰는 각국 개발자들은 자신들이 만든 게임이 크게 히트를 치면 유니티 새 가격 모델은 사실상 사업을 죽일 수 있다며 유니티 플랫폼을 쓰지 않겠다고 위협했다.

블룸버그 기자와 트리플 클릭(Triple Click ) 팟캐스트 진행자 제이슨 슈레이어에 따르면 유니티는 살해 협박을 받은 후 사무실 두 곳을 폐쇄해야했다. 일각에선 집단 소송 얘기도 나왔다. 일부는 유니티에게 연방 법 집행 기관 관리들 연락처를 알려주고 샌프란시스코 본사 및 오스틴, 텍사스 사무실에서 떠날 것을 요구했다고 뉴욕타임스에 상황에 정통한 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표출된 감정들을 보면 유니티 런타임 피 폴리이에 대해 상당수 개발자들은 배신감을 느낀 것 같다. 개발자들은 유니티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시샵(C#)을 배우고 이를 활용해 코딩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개발 플랫폼 속성상 한번 익숙해지면 다른 것을 쓰기가 어려모로 만만치 않다. 이에 런타임 요금제 발표가 나온 이후 개발자들 사이에선 유니티 경영지들이 이같은 상황을 악용해, 지대 추구 행위를 하려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유니티를 사용해 게임 팔코니어(The Falconeer)를 개발한 인디 개발자인 토마사 사라를 뉴욕타임스를 통해 "유니티는 현재 성공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던 창의적이고 펑크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자 커뮤니티를 완전히 버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비디오 게임 업체 일렉트로닉 아츠(EA) 창업자이자 유니티를 쓰는 일부 게임 개발자들에게 자문을 해주고 있는  트립 호킨스는 개발자들 분노는 그럴만 하다는 입장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런타임 요금제를 철물점에서 목수에게 망치와 못을 판매한 후 갑자기 목수가 벽에 못을 박을 때마다 요금을 부과하는 것에 비유했다. 유니티가 직면한 상황은 커뮤니티를 만족시키면서 동시에 수익을 강화할 수 있는 지점을 확보하기가 기업 입장에서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예상외로 반발이 커지자 유니티는 런타임 수수료 정책에서 일부 내용은 없던 일로 하겠다고 한발 물어섰다. 이미 나와 있는 게임들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을 하지 않고 런타임 수수료 정책이 적용되는 게임 매출 기준을 높여 개인과 중소 개발사가 아닌 대형 게임 업체들에만 해당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개발사는 또 수수료 또는 회사 월 매출 2.5% 중 낮은 것을 비용으로 지불할 수 있다. 하지만 유니티는 런타임 요금제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이에 따라 원신(Genshin Impact)이나 포켓몬 고 등 유니티를 쓰는 대형 타이틀 제작사들이 유니티 런타임 요금제에 어떤 태도로 나올지 주목된다. BBC에 따르면 포켓몬 고 제작사인 나이언틱은 현재 상황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게임 엔진 대부분들은 개발자들에게 연간 고정 요금을 부과히고 있지만 유니티 런타임 요금제에 대해 많은 개발자들은 히트작을 만들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유니티가 훨씬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고 여겼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유니티가 런타임 요금제를 내놓는 과정에서 여러 직원들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보였고, 이중 일부는 회사를 떠났거나 떠나는 과정을 밟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2020년 상장된 유니티는 2021년말 주가가 주당 200달러를 찍기도 했지만 지금은 30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최근 분기 유니티는 전년 대비 80% 늘어난 5억3300만달러 매출을 올렸지만 1억9300만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5월에는 직원 8%를 감원하는 등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니티는 자사 플랫폼을 쓰는 개발자들이 게임에 광고를 삽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광고 사업도 보유하고 있다.

광고는 유니티 매출에서 3분의 2 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모바일 게임 내 광고를 게재하기 위해 유니티를 쓰는 개발자들로부터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한하는 애플 정책으로 인해 압박을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하고 있다. 물론 유니티는 런타임 요금제는 광고 사업과는 무관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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