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킨이 'IFA 2023'에서 공개한 Qi2 표준 무선 충전기 [사진: 벨킨]
벨킨이 'IFA 2023'에서 공개한 Qi2 표준 무선 충전기 [사진: 벨킨]

[디지털투데이 AI리포터] 최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가전·IT 전시회 'IFA 2023'에서 새로운 무선 충전 표준인 'Qi2'를 적용한 제품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다국적 모바일기기 액세서리 제조사 벨킨(Belkin), 엔커(Anker), 모피(Mophie) 등이 앞다퉈 신제품을 선보인 가운데, Qi2가 이전 세대와 무선 충전 규격과 비교해 어떤 특장점이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모바일 액세서리 시장의 최강자 벨킨은 IFA 2023에서 Qi2 규격을 적용한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 부스트차지 컨버터블(BoostCharge Convertible)과 부스트 차지 프로 3 in 1(BoostCharge Pro 3 in 1)이 주인공이다. 회사는 해당 제품에 애플의 무선 충전 규격인 맥세이프(MagSafe)와 유사한 기술을 적용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이폰 무선 충전은 맥세이프 충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한 충전 전력이 7.5와트(W)로 제한돼 있다. 앞으로 Qi2 표준 충전기를 사용하면 여타 안드로이드 무선 충전기처럼 15W의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게  벨킨 측 설명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의 세계...여기도 쓰였어?

Qi는 4cm 이내 근접한 거리에서 전기유도로 무선 충전이 가능한 충전 인터페이스의 표준(약속)이다. 2008년 결성된 무선 전력 컨소시엄(WPC)에서 개발을 추진, 현재는 애플과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모바일기기 제조사가 해당 규격을 채택하고 있다.

Qi 표준은 인간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100~200킬로헤르츠(kHz)의 고역에서 자기유도를 통해 에너지를 전달한다. WPC 등 각 산업을 대표하는 조직들은 주파수 대역에 따라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통신 규약(프로토콜)을 맺고, 제조사들은 여기에 따른다.

다른 예시로 근거리무선통신(NFC)이 있다. NFC는 Qi와 동일하게 4cm 이하의 거리에서 두 전자장치가 서로 통신하는 프로토콜이다. 다만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은 13.56메가헤르츠(MHz)로 Qi와 다르다. NFC는 해당 주파수 대역을 두 장치를 연결하는 데 사용한다. 가령, 애플페이를 쓸 때 사용자의 아이폰과 매장의 NFC 결제 단말기는 서로의 안테나가 되는데, 이를 통해 두 기기가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거나 한쪽이 다른 쪽으로 정보를 전달해 결제가 진행된다.
 

서울 지하철 우이신설선 삼양사거리역에 태그리스 게이트가 시범 도입됐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우이신설선 삼양사거리역에 태그리스 게이트가 시범 도입됐다 [사진: 연합뉴스]

수도권 일부 광역버스와 전철에서 시범 도입을 시작한 비접촉 결제 시스템 '태그리스' 역시 특정 주파수 대역을 통신에 활용한 예시다. 태그리스는 저전력 블루투스(BLE)를 통신 프로토콜로 이용한다. BLE의 주파수 도달 반경은 10미터(m)이고 2.4기가헤르츠(GHz) 대역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할 때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태그리스 시스템에 적당하다.

모든 폰을 맥세이프처럼...'자석'에서 해답 찾은 Qi2

Qi 규격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Qi 1세대는 2009년부터 활발히 쓰여왔다. 지금은 사라진 윈도폰 운영체제(OS)를 적용한 노키아의 루미아 920(Lumia 920), 삼성 갤럭시 S3 등이 Qi를 발 빠르게 적용한 제품이다. 이후 아이폰8을 통해 애플이 Qi 노선에 합류함으로써 Qi 프로토콜은 모바일 충전 시장의 새로운 대세가 됐다.

WPC는 공식 홈페이지에는 "현재 9000개 이상의 Qi 인증 제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2세대인 Qi2는 올 4분기 출시 예정"이라고 명시돼 있다. 또 Qi2는 향상된 전력 효율성을 자랑한다는 게 WPC 측 설명이다. 이는 전작 대비 충전 과정에서 손실되는 전력량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Qi는 무선 충전을 가능하게 했지만, 효율성과 안전성 면에서 한계가 명확했다. WPC는 이를 극복하고자 Qi2에 마그네틱 잠금장치(Magnetic Power Profile)을 도입했다. 자석으로 충전기와 모바일기기에 고정력을 더하는 것이다.

애플 맥세이프(MagSafe) 충전기 [사진: 애플]
애플 맥세이프(MagSafe) 충전기 [사진: 애플]

그간 기기와 충전장치의 위치를 정확하게 맞추고 고정하기 어렵다는 문제는 Qi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혀왔다. 하지만 충전기기와 모바일기기에 자석을 추가하는 것만으로 충전 위치를 손쉽게 고정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론 Qi2를 적용해 맥세이프와 원리는 같지만, 애플의 맥세이프는 아닌 수많은 제품이 시장에 등장할 수 있다.

이어 WPC는 Qi2의 마그네틱 잠금장치는 가상·증강현실(AR·VR) 헤드셋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기기에 무선 충전을 제공하고, 모바일기기 뒷면에 자석으로 부착하는 추가 배터리 등 새로운 유형의 액세서리의 보급을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애플, 삼성, 레노버, 퀄컴, 구글 및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 WPC에 참여하고 있는 344개 회사 중 하나이므로, Qi2의 시장 정착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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