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이 디지털 금융의 전도사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금융연구원이 디지털 금융의 전도사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한국 금융의 씽크탱크인 금융연구원이 디지털 금융 전도사로 나섰다.

최근 금융연구원은 ‘디지털 전환, 선택 아닌 필수’라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제목 그대로 금융회사의 디지털 전환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경영진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영상을 통해 모든 금융회사가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융회사의 디지털 전환이 미래의 명운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국내 모든 금융회사들이 디지털화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많은 회사들이 투자액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미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회사가 디지털 관련 비전을 뚜렷하게 설정하지 않았거나 특정부서에만 의존한다면 투자효율성을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경영진이 디지털 전환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세우고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디지털 부서와 타 부서들 간 협업체계를 갖추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사태 후 큰 주목을 받았던 금융회사의 디지털 전환이 최근 경영환경 악화로 관심이 저하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ICT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전환이 지연되면 금융회사의 근본적인 경쟁력 하락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1991년 설립된 금융연구원은 한국 금융 분야의 씽크탱크 역할을 해왔다. 정통 금융 분야를 연구해온 조직인 만큼 그동안 금융연구원은 기존 금융을 중심으로 기술을 바라봤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디지털 금융의 관점에서 기존 금융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홈페이지 연구원 소개에서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사업과 금융전반에 걸친 '정보화 시대'를 선도하는 연구원으로 거듭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보화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

금융연구원은 디지털 금융 관련 분석, 연구 내용을 집중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디지털화폐와 은행의 역할 ▲국내 금융회사의 클라우드 현황 및 과제 ▲디지털 금융법제의 체계적인 구축 필요성과 과제 등의 보고서를 선보였다. 올해 2월에는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을 3월에는 ▲선구매 후지불(BNPL) 시장의 확대와 은행의 대응 ▲디지털뱅크의 성장과 향후 과제 ▲프로그램가능화폐(Programmable Money)의 이해를 공개했다.

5월에는 ▲디지털화에 따른 일본 은행들의 점포전략 변화 ▲금융보안 규제 선진화의 기대효과 및 과제 ▲민간 디지털화폐로서의 예금토큰를 6월에는 ▲금융의 디지털화와 금융포용 상의 과제 보고서를 내놨다. 8월에도 ▲국내 금융회사의 효율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한 과제를 분석했다.

8월 30일~9월 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에서 열리는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3에서도 금융연구원은 세미나를 마련했다. 9월 1일 ‘지속가능 혁신을 위한 핀테크 생태계 개선방안’을 주제로 전문가 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

금융권은 금융연구원의 이런 행보가 앞으로 디지털이 모든 금융에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금융을 선도하지 못하면 결국 도태될 것이라는 점을 금융연구원부터 인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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