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AI리포터] 사상 초유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혼란에 빠진 남미 아르헨티나는 현재 상점 약탈 사건이 잇따르며 홍역을 앓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클라린, 텔람통신 등 언론은 지난 주말부터 간간히 보고되던 상점 강도·절도 사건이 지난 21~22일 들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정부는 남부 파타고니아 도시 발리로체와 서부 멘도사,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 등에서 100건이 넘는 상점 약탈이 이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아르헨티나의 혼란스러운 내부 상황은 SNS를 타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공유된 사진과 동영상 등에는 집단 괴한들이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 침입해 물건을 쓸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가게 주인은 약탈을 막기 위해 상점 앞에서 괴한들을 향해 총을 쏘기도 했다.

악셀키칠로프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상점 약탈 사건과 관련해 전국적으로 94명이 구금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약탈을 시도했다가 경찰에 저지된 사건도 150건을 훌쩍 넘겼다.

일간지 클라린은 가브리엘라 세루티 대통령실 대변인이 상점 약탈 사건 배후에 극우 계열 정당 '진보자유' 소속 하비에르 밀레이 하원 의원이 있다고 주장하며, "사회 불안정을 조장하는 것을 목표로 일련의 선동을 준비했다"고 확신했다고 보도했다. 아니발 페르난데스 보안장관도 "약탈이 목적이 아니라 갈등을 일으키기 위해 누군가 특정 그룹의 범법행위를 장려하고 있다"면서 의견에 힘을 실었다.

밀레이 의원은 오는 10월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난 14일 치른 예비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1위를 차지했다. 그는 현지에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린다. 현지 매체는 연간 110%대 인플레이션 속에서 생계비 위기가 극심한 가운데 밀레이 의원 측이 민심 불안을 가중해 집권당 반감 여론을 더 증폭시키려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내부의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 질서 유지를 위해 경찰력을 강화하는 한편 구금된 이들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