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 포스터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오펜하이머 포스터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디지털투데이 AI리포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펜하이머’(Oppenheimer)가 21일(현지시간) 미국 개봉을 시작한 가운데, 개봉 전 시사회 등을 통해 영화를 관람한 비평가와 업계 관계자의 감상평에 관심이 집중된다.

영화 오펜하이머는 동명의 이론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J. Robert Oppenheimer)의 시점으로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을 개발한 맨해튼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의 원작은 2006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오펜하이머의 전기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으로, 놀란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일인칭 시점의 서술 방식을 택했다.

실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사실적으로 그려낼 수 있게끔 오펜하이머는 배우 캐스팅에도 큰 공을 들인 모습이다. 특히 주인공 오펜하이머로 분한 할리우드 배우 킬리언 머피(Cillian Murphy)는 실제 오펜하이머와 흡사한 외모와 빼어난 연기력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뛰어난 연기, 비주얼 호평 '올해 최고의 영화'

미국의 영화 관계자들은 오펜하이머로 분한 킬리언 머피의 연기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킬리언의 '오피'(Oppie; 오펜하이머의 애칭)가 “뱀을 닮은 우아한 만다린 꽃과 같다”라며 그의 연기를 평했는데, 

이는 핵물리학자로서 종전과 평화를 위해 원자폭탄을 탄생시켰지만 역설적으로 자신의 창작물이 사상 최악의 살상 무기가 된 데서 오는 양가적이고 혼란스러운 오펜하이머의 내면을 킬리언 머피가 잘 표현했음을 칭찬한 것이다.

이어 버라이어티는 킬리언 머피의 오펜하이머를 “냉정한 신동이자 열렬한 인본주의자, 귀족이자 여성주의자, 누구보다 유능한 미국인인 유대인 아웃사이더, 핵무기 발명의 감시자이자 죄책감이란 방어막 뒤에서 자신이 만든 세상과 맞서는 인물"이라 수식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더했다.

또한 "크리스토퍼 놀란이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한 전기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시각적 만족을 선사한다”라며 놀란 감독의 각본과 연출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놀란 감독은 오펜하이머를 '영화적 분열'로 생각했는데, 이는 핵분열을 통해 에너지가 방출되는 과학적 현상을 놀란 감독이 이야기를 조각내고 분열시켜 역동적으로 재구성하는 영화적 작법에 빗대 설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킬리언 머피가 연기한 오펜하이머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킬리언 머피가 연기한 오펜하이머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비평가들을 중심으로 한 영화 평론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도 오펜하이머는 94%의 신선도를 기록하며 호평받고 있다.

로튼토마토는 오펜하이머의 주인공들을 인터뷰한 영상과 함께 영화에 관한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비평가들의 응답을 모아 리뷰를 올렸는데, 결론적으로 오펜하이머는 미국의 비평가들로부터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평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먼저 ‘올해 최고의 영화가 아닐까?’라는 질문에, 영화 비평 사이트 할리우드 리포터를 이끄는 수석 평론가 데이비드 루니(David Rooney)는 “오펜하이머는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사실상 멸종된 유형의 대담하고 진지한 거대 담론을 나누는 영화”라며 긍정했다. 

이외에도 닉 샤거(Nick Schager), 조던 호프만(Jordan Hoffman), 데이비드 곤잘레스(David Gonzalez) 등 다수의 비평가 역시 오펜하이머가 2023년 최고의 영화이며, 할리우드에 숨겨진 히트작이 없는 한 호적수가 될 만한 영화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놀라운 비주얼…인내와 집중에 충분한 보상

‘놀란의 팬이 이번 영화를 즐길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영화 전문매체 콜라이더의 로스 보네임(Ross Bonaime) 기자가 “이미 충분히 놀라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경력에서도 오펜하이머는 그가 지금까지 이룬 모든 일들의 정점처럼 느껴진다”라고 답했다. 데이비드 루니(David Rooney), 데이비드 에를리히(David Ehrlich) 등 주요 영화 관계자들 역시 비슷한 의견이었다.
 

오펜하이머 촬영 현장 [사진: 유니버설 픽처스]
오펜하이머 촬영 현장 [사진: 유니버설 픽처스]

‘놀란 감독의 기존 영화와 비교해도 오펜하이머가 인상적인가?’라는 질문에서 데일리 비스트의 닉 샤거(Nick Scharger)는 “끝없는 대조와 모순으로 가득한 오펜하이머는 작가 겸 감독인 놀란의 예술성을 가장 완벽히 표현한다. 그의 경력 중 가장 훌륭하고 영감을 제공하는 영화임이 분명하다”고 평했다.

‘시나리오가 어떤지’에 대한 질문과 ‘이를 이해하기 어려운가?’라는 질문에서는 “독특하게 독립된 구조로 짜여 현재까지 놀란의 각본 중 최고라 할 수 있다. 4막 구조가 영화 관객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만 그들의 인내와 집중은 충분한 보상을 받는다. 양자역학을 포함한 주제를 다룸에도 비전문가를 위한 과학적 개념을 합리적으로 설명한다” 등의 답변이 있었다.

또한, 영화의 비주얼에 관한 질문은 “하드코어 영화광들을 위한 가장 큰 매력은 영화의 비주얼일 것이다. 모든 프레임은 숨이 멎을 정도로 놀랍다” 등의 호평이 많았던 반면, 사운드와 전개 속도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운 평이 있었다. 몇몇 평론가들은 “루드비히 괴란손 음악 감독은 좋은 악보를 썼지만 이를 반복해 사용하는 것이 피로하다. 영화의 속도는 폭발보다는 천천히 타는 것에 가깝다” 등의 의견을 냈다.

이어 로튼토마토가 영화의 놀라운 점을 물었을 때, 데이비드 루니 평론가는 “아마도 이 대담한 서사시의 가장 놀라운 요소는 핵무장을 위한 쟁탈전이나 정치 게임에 대한 통렬한 묘사가 결국에는 부차적인 것으로 끝맺음 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오펜하이머는 광복절인 8월 15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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