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사진: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사진: LG디스플레이]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삼았다. 애플 등 전략거래선의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패널 생산 확대 등 수주형 사업이 본격 확대되는 데 따른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26일 실적발표 설명회를 열고 매출 4조4111억원, 영업손실 1조984억원을 기록한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TV, IT 중심 수요 부진과 전방 산업 내 강도 높은 재고 조정에 따라 제품 출하와 매출이 감소했다. 특히 패널 출하량이 세트 실판매를 하회하는 상황이 1년 이상 지속되면서 실수요 회복 시점마저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1분기 제품별 판매 비중(매출 기준)을 보면 TV용 패널은 19%, IT용 패널은 38%, 모바일용 패널 및 기타 제품은 32%, 차량용 패널은 11%를 기록했다. OLED 침투율이 적은 IT용 패널 비중이 높은 가운데, 모바일용 패널 매출 비중도 함께 확대되는 추세다.

LG디스플레이는 전사적인 재무건전성 회복에 집중하는 한편, 변동성이 큰 수급형 사업을 줄이며 실거래 중심인 수주형 사업을 확대해 하반기 실적 반등을 준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애플을 비롯한 전략거래선용 스마트폰 OLED 패널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내년부터 시작되는 OLED 태블릿용 패널 생산라인을 통해 기존에 확보한 수주를 실현한다. 이를 통해 올해 40% 초반까지 확대한 수주형 사업 비중을 향후 2~3년 내 7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황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여전히 높고, 수요 부진과 전방산업 재고조정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반기에 재고 건전성이 회복되면 패널 구매량이 증가하고, 모바일에서 수주형 성과가 확대되면서 하반기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올해 가을께 이뤄지는 고객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에 맞춰 패널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15를 통해서다. 이를 위해 6세대 기준 스마트폰 OLED 패널 출하량을 기존 월 3만장에서 50% 확대한다.

김희연 최고전략책임자(CSO)는 "LG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 패널 생산량은 6세대 기준 월 3만장으로, 올해 1만5000장이 추가된다. 이에 따라 물자 증가량이 캐파 증설분과 비례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주형 사업은 고객과의 계약을 기초로 물자를 운영하고 있어 기존 수급형 사업 대비 가시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LG디스플레이 사업 중 수주형 사업 비중은 자동차(Auto)용 디스플레이가 11%, 스마트폰·워치·태블릿 등이 30%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애플이 예고한 아이패드 내 OLED 비중 확대를 위한 태블릿용 OLED 패널 확대도 실적 반등을 기대케 하는 요인이다.

김창환 중형마케팅실장은 "내년 상반기 올레드 태블릿 패널 진입을 통해 LG디스플레이의 전략 고객 전체 태블릿 제품 내 50% 이상 점유를 예상하고 있고, OLED 태블릿 제품 내에서는 60% 이상이 전망된다"며 "OLED 패널이 기존 LCD 대비 두 배 수준의 패널 가격 차이를 가지고 있고, 스마트폰 대비 균형 있는 연간 판매 경향으로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매출 변동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차량 전동화 추세로 디스플레이 패널 탑재가 늘어나는 전장사업에서도 기대감이 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에만 3조원에 달하는 차량용 패널 수주를 받아 총 수주잔고가 작년 말 대비 20% 성장했다. 이에 따른 올해 연간 오토사업부 매출은 약 2조원을 상회하는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손기환 오토마케팅담당은 "전장용 디스플레이는 현재 보유한 수주잔고와 잔고 수익성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보유한 잔고 수익성은 하이싱글 디짓(7~9%)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향후 매출 전환이 이뤄질 때까지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보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의 대표적 수급형 사업인 대형 OLED 부문 내 수익성이 회복될 지도 지켜볼만한 대목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구조상 대형 OLED 사업은 향후 수익성을 좌우할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TV 시장 수요 하락세로 하이엔드 제품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전체 실적을 압박하고 있는 실정이 됐다. 이에 따라 하반기 원가 경쟁력 회복, 재고 조정에 따른 패널 출하량 증가 등을 통한 수익성 반등이 가능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최근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화이트(W)OLED 패널 공급 협력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나온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부족한 QD-OLED 패널 수급량을 보완하고 OLED 시장 내 경쟁력 강화를 위해 LG디스플레이와 접촉했다. 하지만 OLED TV 시장 둔화 및 제품 브랜딩 과정에서의 의견 차이로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올해는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OLED TV를 출시한 상태인 만큼, 지난해보다 진전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잇따른다.

이원재 대형마케팅담당은 "우선 고객 관련 사항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이 어려운 점은 양해 부탁드린다"면서도 "LG디스플레이는 구조 개선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으며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올레드 가치를 인정하고 향후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 어떤 고객이라도 적극적으로 협업해나갈 것이고,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도 올레드 장점 이용한 사업 확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실적발표 설명회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8.6세대 OLED 패널 투자와 관련한 코멘트를 묻는 질의도 있었으나 LG디스플레이는 확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 김창환 중형마케팅실장은 "LG디스플레이는 현재 태블릿 올레드 전용 팹 투자로 양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기술 리더십을 이끌기 위한 계획이 있다"며 "또 글로벌 대상 WOLED 기반 모니터, 탠덤 올레드가 적용된 노트북을 통해 IT 올레드 제품의 시장성을 검증하고 제품별 경쟁력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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