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부·행정안전부·국가보훈처·인사혁신처 업무보고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부·행정안전부·국가보훈처·인사혁신처 업무보고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챗GPT가 사람과 소통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며 인공지능(AI) 시대 패러다임을 확 바꾸고 있다.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는 챗GPT는 기존 출시된 챗봇 및 언어 처리 인공지능 한계를 뛰어넘으며 언제 어디서든 AI 적용이 가능한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챗GPT 열풍은 보수적인 공직사회에서도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챗GPT를 각종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 정부부처별 대응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월 27일 윤 대통령은 통일부·행정안전부·국가보훈처·인사혁신처 업무보고에서 행안부에 “(챗 GPT를) 잘 연구해서 우리 공무원들이 잘 활용할 수 있게, 그래서 불필요한 데 시간 안 쓰고 정말 국민을 위해서 필요한 서비스를 창출하는 데에만 에너지를 쓸 수 있도록 행안부에서 잘 주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종호 장관과 네이버, LG 등 AI 서비스 기업과 만남을 갖을 예정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AI 일상화 및 산업 고도화 계획’(AI 초일류 전략) 발표를 통해 올해 약 7129억원의 예산을 투입, AI 강국 도약을 위한 10대 핵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독거노인 AI 돌봄로봇, 소상공인 AI 로봇·콜센터, 공공병원 의료 AI 등 과제를 통한 ‘전 국민 AI 일상화’가 대표 과제다. 하지만 이는 AI 국민 체감 확대에 포커스를 맞췄을 뿐 챗GPT와 같은 생성 AI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및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AI 서비스 기업과 만남 등을 통해 생성 AI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 인공지능기반정책과 관계자는 “이종호 장관이 조만간 네이버·LG 등 기업을 만나 의견을 청취한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AI 산업 시장 판도 변화를 파악하고 관련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엑사원’을 개발 중인 LG그룹, ‘하이퍼클로바’의 네이버 등 자연어처리(NLP) 관련 기술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기업들과 대학교수 등 일부 AI 전문가들이 함께 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콘텐츠 저작권 논란 등 향후 AI와 연계해 제기될 문제나 활용 방안 등을 미리 대비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문체부 소속 국립국어원은 올해부터 AI기술을 활용한 글쓰기 자동 채점과 첨삭이 가능한 도구로 ‘K-로봇(가칭)’ 개발 사업을 시작해 2026년 이후 대규모 글쓰기 진단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다.

외교·국방 분야도 AI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이 크다. 다만 고도의 정무적 판단이 요구되는 외교안보 영역의 특성상 챗GPT를 포함한 AI가 어느 정도 효용성을 갖느냐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국방부는 ‘국방혁신 4.0’을 적극 추진 중이다. 4차 산업혁명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AI 과학기술 강군’을 육성하는 게 핵심이다. 세부적으로는 전투 능력을 극대화하고 인명 손실을 최소화하는 AI 유·무인 전투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한다는 계획 등을 담고 있다.

범정부는 AI를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로 선정해 다른 분야와 융합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정부 총 연구개발(R&D) 예산은 지난해 29조8000억원에서 9000억원 증액된 30조7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3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 R&D 예산은 AI를 비롯해 우주, 반도체, 이차전지 등 혁신을 선도하는 초격차 기술과 미래도전적 기술에 중점 투자할 예정이다. 정부는 관련 분야에 대한 법인세 인하, 투자 증액분에 대한 세액공제, 인센티브 등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AI 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인 미국(100점)과 비교해 약 80.9점으로 1.8년의 기술 격차를 보였다. 한국은 유럽(89.5점), 중국(85.8점), 일본(81.0점)에도 뒤처져있다. 초거대 AI 특허 출원도 10.6%로 미국(34.5%), 중국(33.3%), 일본(11.3%)에 못 미친다.

또 영국 기술정책 연구소 ‘옥스퍼드 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AI 준비지수는 76.76점으로 전 세계 6위다. 전년(10위) 대비 4단계 올랐지만, 미국(1위), 싱가포르(2위), 영국(3위), 핀란드(4위), 캐나다(5위) 등에는 여전히 밀리고 있다. 특히 기술 부문에서 한국은 상위 10위권 국가 중 가장 낮은 53.96점을 기록했다. 12위인 노르웨이(53.44)와 비슷한 수준이며, 미국(81.67)과는 30점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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